금융위 증권형 토큰 가이드라인 마련 예정
키움·SK증권, 조각투자 스타트업과 협업
신탁시장선 이미 관련 상품 출시 후 완판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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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최윤석 기자] 금융위원회가 연말까지 증권형 토큰 투자에 대한 제도적 근거 마련하겠다고 공표함에 따라 증권업계의 증권형 조각투자 사업에 한층 더 큰 탄력을 얻을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6일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자본시장연구원과 함께 ‘증권형 토큰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향’ 에 대한 전문가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선 새 정부의 자본시장 분야 국정과제 중 ‘증권형 토큰의 발행과 유통 규율체계 정비’와 관련하여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정책 방향을 공개적으로 논의했다.

금융위원회는 세미나 의견수렴 결과 등을 바탕으로 오는 4분기 중 ‘증권형 토큰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여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를 통해 증권형 토큰에 대한 규율 방향과 발행 및 사업화에 필요한 고려사항을 안내하고 내년부터 자본시장법령 개정 등을 통해 ‘증권형 토큰 규율체계’를 확립해 정식 제도화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증권형 자산과 조각투자 제도 도입에 발맞춰 증권업계는 관련한 협업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증권형 조각투자에 가장 발 빠르게 나서고 있는 증권사는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7일 이랜드 그룹의 신사업 테크법인 이랜드넥스트와 IT 계열사 이랜드이노플과 미술품 조각투자 서비스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업무협약에 따라 3사는 미술품 분할 소유권 사업에 관련해 전략적 협력을 이어가고 금융과 블록체인을 결합한 협업 과제를 발굴하기로 했다. 또 신규 플랫폼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고 미술품 조각투자 서비스 시장을 개척하는데 협력하기로 했다.

앞서 키움증권이 전략적 투자를 결정한 음원 저작권 조각투자 서비스 업체 뮤직카우의 음악 저작권료 참여청구권 거래서비스는 7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13건의 혁신금융서비스 중 하나로 신규 지정돼 자본시장법상 규제 특례를 부여받게 됐다.

혁신금융서비스는 기존 금융서비스와 차별성이 인정되는 금융서비스에 대해 규제 적용 특례를 인정하는 제도다. 이날까지 지정된 혁신금융서비스는 총 224건이다.

앞서 지난 4월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음악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이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된다'는 판단을 받은 바 있다. 이로 인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뮤직카우는 제재 대상이 됐지만,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사업 개편을 조건으로 제재를 유예했다.

블록체인 스타트업 투자 활성화 업무협약식에서 SK증권 이두연 본부장과 KISA 권현오 본부장(사진 왼쪽부터)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SK증권>
블록체인 스타트업 투자 활성화 업무협약식에서 SK증권 이두연 본부장과 KISA 권현오 본부장(사진 왼쪽부터)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SK증권>

SK증권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업무협약을 맺고, 블록체인·핀테크 분야 우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유치 컨설팅, M&A 진단 등 성장 지원을 위해 상호 협력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협약을 통해 SK증권은 블록체인·핀테크 분야 스타트업 투자 활성화 지원과 블록체인 스타트업 지원 공동 프로그램 운영 및 투자, 디지털 신기술 교류 및 유관 연구조사 등의 업무를 추진할 예정이다.

앞서 SK증권은 중소기업 특화 금융투자회사로 신기술투자본부를 신설하고 부동산 조각투자 기업 ‘펀블’, 미술품 공동구매 업계 1위 ‘열매컴퍼니’ 등 한국형 STO(증권형토큰발행, Security Token Offering) 관련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두연 SK증권 본부장은 “블록체인·핀테크 분야 스타트업의 지속성장 지원을 위해 KISA와 업무 협약을 추진하게 되었으며, 향후에도 스타트업 투자 뿐만 아니라 사업 제휴 등 다양한 형태의 협업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라고 밝혔다.

신탁시장에선 이미 발 빠르게 관련한 상품이 출시되고 시장의 호응을 얻어 주목된다.

우리자산신탁은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펀블의 1호 상품인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1호’ 청약이 조기 마감했고 9월 5일 펀블 플랫폼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시된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1호’는 롯데월드타워 내 업무시설을 기초자산으로 하여 펀블 플랫폼을 통해 지난 8월 16일 공모 청약을 시작했다. 청약 개시 이틀 만에 129만 6천 DAS(디지털자산증서, Digital Asset Securities) 공모총액 64억8000만 원의 물량이 조기 완판되며 흥행에 성공했고 발행된 DAS는 상장일인 9월 5일부터 펀블 플랫폼에서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증권투자업계의 잇따른 조각투자 사업진출은 이제 시작을 넘어 누가 먼저 시장을 선점하고 대응하느냐에 달렸다고 전망된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조각투자나 가상자산 사업은 증권사 사업 모델과 디지털 채널 이점을 활용할 수 있어 신사업으로서 매력적"이라며 "시장 성장과 함께 치열한 경쟁이 예상돼 빠르게 준비하는 증권사가 선점 효과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센터장은 “기존의 자본시장에서 증권을 토큰화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유통시키면서 가상자산과 증권형 토큰이 하나의 네트워크에서 교환(swap)되고 공존하게 됐다”며 “가상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의 출연은 가상자산시장과 자본시장의 상호수렴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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