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전까지 가격 하락 지속 우려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매물 정보. <사진=연합>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매물 정보.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집값 고점 인식까지 확산되면서 부동산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거래가 줄고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하자 ‘깡통전세’가 속출하면서 임대시장까지 위협하는 모양새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29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5% 하락하며 17주째 내림세를 보였다. 지난주까지 상승세를 보였던 전북(-0.01%)과 강원(-0.02%)까지 꺾이면서 17개 지역 아파트값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전주(-0.11%)보다 낙폭이 커진 -0.13%로 집계됐다. 하락폭으로는 2019년 1월28일(-0.14%) 조사 이후 약 3년7개월 만에 가장 크다.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내린 지역은 세종(-0.41%)으로 알려졌으며 경기 양주·광주(-0.38%), 인천 연수구(-0.37%), 대구 달서구(-0.35%), 화성(-0.34%), 광명(-0.33%), 대구 수성구·의왕·수원 영통구(-0.32%) 등이 뒤를 이었다.

주택 매매량도 하락세를 보이며 냉랭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부동산 동향 자료에 따르면 2분기 전국 주택매매가격지수는 1분기(0.14%) 보다 낮은 0.07% 상승률을 나타냈다. 수도권은 1분기(-0.01%) 대비 0.05% 떨어져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4~5월 전국 주택 거래량도 전년 동기(19만1천호) 대비 36.2% 대폭 감소한 12만2000호에 그쳤다.

전국 주택 매매량도 총 31만 260건으로 작년 동기(55만 9323건)에 비해 44.5% 감소했다. 수도권이 12만 3831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5.5%나 급감했다. 서울 역시 52%나 줄었고 지방은 18만 6429건으로 33.7%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하락세의 원인으로 한국은행의 사상 첫 기준금리 4회 연속 인상에 더해 추가 인상 움직임으로 집값이 더 내릴 수 있는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고 이자 부담이 커져 상대적으로 집값 상승 동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10월과 11월 2차례 예고되 있는 가운데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데다 정부의 규제 완화와 공급 정책이 효과를 기대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기에 부동산 수요는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거래 심리가 위축되면서 급매물 위주로 발생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아직 자금 여력이 부족하거나 낮은 청약 가점 등으로 내 집 마련 경쟁에서 밀려나는 2030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는 모양새"라며 "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날 때까지 집값 하락세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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