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6월 이후 3개월 째 감소세
中 코로나에 폭염 겹쳐 부진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한국 화장품 수출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8월 수출입동향’ 자료에서 지난달 화장품 수출실적은 8509억원(6억2500만달러)으로 전년동기 대비 8.7% 감소했다.

화장품 수출실적은 앞선 지난 6월과 7월에도 각각 8931억원(6억5600만달러), 8359억원(6억1400만달러)으로 각각 전년 대비 9.1%, 6.0% 줄어든 바 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수출실적도 7조2145억원(52억9900만달러)로 전년 8조968억원(59억4700만달러)보다 10.89% 줄었다.

이 같은 실적은 중국 수출 실적이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자 주요 도시를 봉쇄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시안은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약 한 달간 도시가 전면 봉쇄됐고 ‘기술 허브’로 불리는 선전도 지난 3월 14일부터 일주일간 도시 봉쇄 조처가 내려졌다.

‘경제 수도’ 상하이는 3월 28일부터 두 달여간 전면 봉쇄됐다. 이로 인해 중국의 2분기 경제 성장률이 우한 사태 이후 최저인 0.4%까지 추락하고 글로벌 공급망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수도인 베이징은 전면 봉쇄는 없었지만 지난 4월 22일부터 70여일 간 감염자 발생 구역과 중심 업무지구가 일시적으로 봉쇄되고 한때 시 전역에 재택근무 조처가 내려지기도 했다.

이에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모두 부진한 실적을 냈다.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에 영업적자 195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으며 LG생활건강은 영업이익이 35.5% 쪼그라들었다.

특히 6월에는 광군제에 이어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전자상거래 행사인 618 쇼핑 행사에서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부진한 성과를 냈다.

중국 디지털 소매 데이터 업체 닌트(Nint)에 따르면 사전 판매 첫날 4시간 동안 온라인 쇼핑몰 티몰에선 가전, 미용 스킨케어 등의 카테고리가 높은 실적을 거뒀다.

스킨케어(기초 화장품)의 경우 에스티로더, 로레알, 랑콤 순으로 판매가 좋았고 중국 브랜드 2개가 10위권에 들었다. 반면 한국 브랜드는 순위에서 빠졌다.

작년 618 쇼핑 축제 기간에는 티몰에서 LG생활건강의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히스테리 오브 후(이하 후)가 6위를 차지했으나 올해 사전 판매 행사에서는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이는 중국 대도시 봉쇄로 인한 소비 부진과 공급망 중단으로 현지 유통업체들이 라이브 판매 방송(라방) 등 판촉 행사를 자제한 데다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떨어진 탓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또 7월 이후에는 코로나19 재확산에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한 가뭄과 전력난에 경제가 마미 상태에 빠졌다.

인구 2100만명의 중국 서부 청두시도 지난 1일부터 모든 주민의 외출을 금지됐고 수력 발전량이 전체 전력 공급의 80%를 차지하는 쓰촨성에선 가뭄으로 전기 공급이 절반 이하로 떨어져 지난달 15일부터 25일까지 지역 내 산업시설 가동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애플 공급사인 폭스콘과 글로벌 배터리 1위 기업인 중국 CATL(닝더스다이), 도요타자동차 등의 공장 조업까지 중단됐다.

이에 중국의 7월 공업이익은 6227억위안(약 121조원)으로 6월과 비교해 25%나 감소했고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3%에서 3%로 낮췄다. 노무라도 3.3%에서 2.8%로 전망치를 내렸다.

또 화장품 산업 전체의 흐름도 변하고 있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산업은 중국, 럭셔리, 대기업에서 비중국, 중저가, 벤처로 주도권이 이동하고 있다”며 “한국 화장품의 지역 기반이 중국에서 비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주로 중저가·벤처 브랜드들이 이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수진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2분기 중 중국 일부 지역의 봉쇄 및 원재료가격 상승 등 화장품부문의 비우호적 영업환경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