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9년째 1위 수성, 현대건설 1위와 격차 줄여

2022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순위. <자료=국토교통부>
2022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순위. <자료=국토교통부>

[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2022년도 건설업계 시공능력평가가 발표됐다. 경영 이슈로 지난해 순위가 크게 하락했던 DL이앤씨가 상위권에 재진입했으며, 2위 현대건설은 9년째 1위를 수성 중인 삼성물산과 격차를 크게 줄였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올해 시공능력평가를 신청한 건설업체 총 7만5673개사를 대상으로 한 2022년도 시공능력평가를 진행한 결과, 삼성물산이 평가액 22조원에 육박하며 9년 연속 1위를 차치했다.

2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현대건설(12조6041억원)이 차지했고 3위는 작년에 8위였던 DL이앤씨(9조9588억원)가 5단계나 상승했다. 4위는 포스코건설(9조6123억원)로 작년과 변동이 없었고 5위는 GS건설(9조5642억원)로 작년보다 두 단계 하락했다.

6~8위 건설사는 DL이앤씨의 순위 상승 영향으로 작년보다 1단계씩 내려갔다.

6위는 대우건설(9조2305억원), 7위는 현대엔지니어링(9조1185억원), 8위는 롯데건설(7조2954억원)이다. 9위 SK에코플랜트(5조3560억원)와 10위 HDC현대산업개발(4조9160억원)이 이름을 올렸다.

작년 13위였던 호반건설은 올해 시평액 3조5626억원으로 11위를 차지했고 금호건설(2조5529억원)은 작년 22위에서 올해 15위로 7단계나 상승했다.

반도건설도 순위가 상승해 32위(1조4613억원)를 기록한 반면 중흥토건은 전년보다 한 단계 하락한 18위(2조2934억원)를, 중흥건설은 지난해보다 여덟 단계나 떨어진 48위(9151억원)를 차지했다.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건설공사실적과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 평가해 시공능력평가액(시평액)을 산출하는 제도다. 시평액은 매년 7월 말 공시되고 8월 1일부터 적용된다. 또한 시공능력평사 순위는 도급순위로도 불리며 순위가 높을수록 대형사업 진행에 유리하게 작용된다.

정부가 복잡한 절차를 통해 시공능력평가순위를 공시하는 이유는 발주자(공공 혹은 민간시행사, 건축주)가 적절한 업체를 선정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단순히 입찰가격과 유명세만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번 평가에서 회복에 성공한 DL이앤씨는 지난해 1월 대림산업의 건설사업 부문이 분할돼 설립된 신설법인으로 지난해 실질자본금이 직전년보다 3조원 이상 낮게 책정되는 등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평가를 받아 작년 8위로 하락했지만 시공능력평가액의 증가로 올해 톱3안에 안착하게 됐다.

광주 학동 참사와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등 악재를 겪은 HDC현대산업개발은 10위에 머무르며 한숨 돌리게 됐다.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와 관련한 손실 비용 1755억원을 반영해 재무구조에 영향을 주면서 경영평가액 감소가 순위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순위 상승폭이 제일 큰 금호건설의 경우 재무건전성 개선과 신규수주 증가로 확보된 수주잔고의 영향으로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분양시장에서도 큰 영향을 미친다. 10위권 이내를 부르는 1군 건설사 공급 아파트의 경우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데다 평면·특화설계 등의 우수한 상품성까지 갖추고 있어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비슷한 입지라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의 경쟁률이 높고 프리미엄이 더 높게 책정이 되는 경우가 많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도시정비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조합원들이 1군 건설사의 고급 브랜드를 지향하는 경우가 많아져 시공능력 평가순위의 중요도가 더 높아졌다”며 “평가금액의 합산이 시공능력의 본질평가에 적절하지 않을 수 있으나 유일한 평가지표로 활용되고 있어 시공능력순위가 실력에 반영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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