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이후 분양가 상승폭 더욱 커질 전망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사진=연합>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분양가 상한제 개편에 이어 건축 원자재값 인상에 따라 전국적으로 아파트 분양가 상승이 본격화되며, 알짜단지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분양가 상승이 본격화되기 전 내 집 마련에 나서려는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공동주택 분양가격의 산정 등에 관한 규칙’과 ‘정비사업 등 필수 발생 비용 산정기준’이 지난달부터 시행되면서 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 분양가에 그동안 반영되지 않았던 필수 비용이 추가된다. 최근 급등한 레미콘, 철근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기본형 건축비도 1.53% 인상된다.

분양가 상한제 개편과 건축 원자재값 인상 영향으로 분양가도 크게 오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말 기준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은 ㎡당 약 440만4000원으로 3년 전인 지난 2019년 7월 말 354만7000원 대비 무려 약 24.16% 올랐다.

전용면적 61~85㎡이하 기준으로는 동기간 85만6000원(357만원→442만6000원) 올랐는데 이를 환산하면 전용면적 84㎡ 기준 가구당 약 7190만원 이상 증가한 셈이다.

분양가 상승이 본격화 조짐을 보이자 주변 시세 대비 비교적 저렴한 분양가에 공급된 신규 단지들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올해 6월 경기 고양시에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로 공급된 ‘e편한세상 지축 센텀가든’은 1순위 평균 172.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올해 경기도 1순위 최다 청약자를 기록했다.

경남 창원시에 분양한 ‘창원자이 시그니처’는 전용면적 84㎡ 기준 인근 신축 단지보다 실거래가가 약 8000만원 이상 저렴하게 공급됐고 1순위 평균 27.3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부산 강서구에 분양한 ‘e편한세상 에코델타 센터포인트’ 역시 시세 대비 저렴한 공공분양주택으로 공급돼 1순위 평균 79.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9월 이후 분양가 상승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일시멘트와 삼표시멘트 등 시멘트 업계가 내달 1일부터 가격을 톤당 최대 15% 인상한다고 밝히면서 대부분 시멘트 가격이 톤당 10만원을 넘어서게 되기 때문이다. 레미콘 가격 상승은 건설 현장의 건축비 상승으로 이어져 분양가에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리 인상에 따라 전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분양가 인상이 본격화되며, 알짜 단지를 중심으로 한 내 집 마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계속되는 건축비 상승으로 건설사에서도 부담이 커지면서 연내 신규 공급 상황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라며 “따라서 올해 내 집 마련에 나서려는 수요자들은 이러한 영향이 비교적 덜한 이달 분양 단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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