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전용 콜센터·고객패널 제도 등 도입
“보험사 성장 위해 고령층 수요 흡수해야”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보험사들이 시니어케어를 위한 상품 출시, 업무협약 등 고령층 특화 서비스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시니어가 보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편집자주]

지난 9일 오후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에서 열린 교보생명과 케어링, 유니메오의 업무협약식에서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이사 사장(가운데)과 김태성 케어링 대표(왼쪽), 장승익 유니메오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교보생명>
지난 9일 오후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에서 열린 교보생명과 케어링, 유니메오의 업무협약식에서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이사 사장(가운데)과 김태성 케어링 대표(왼쪽), 장승익 유니메오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교보생명>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방문요양 서비스 스타트업 '케어링'·간병인 매칭 서비스 스타트업 '유니메오'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번 업무협약은 보험사의 핵심 고객인 50대 이상 시니어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보생명의 보유 고객 니즈 분석 결과 50대 이상 시니어들은 '간병'과 '요양'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생명은 이번 협약을 통해 자사 앱에서 고객들이 방문 요양 서비스와 간병인 매칭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향후 단계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시니어 고객들이 치매 예방, 맞춤 여행 등 종합 케어를 제공할 계획이다.

DB생명은 지난 5일 65세 이상 금융소비자를 위한 ‘시니어 고객 전용 콜센터’를 오픈했다.

시니어 고객 전용 콜센터는 ARS 메뉴 선택 없이 5년 이상 경력의 상담원과 바로 연결돼 상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시니어 고객 전용 콜센터 전화번호는 고객에게 제공되는 모든 안내장 및 알림톡 등을 통해 안내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DB생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고령 금융소비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보험 가입자 대상으로 발송하는 종합 안내장에 65세 이상 금융소비자를 위해 글씨 크기를 키워 가독성을 높이고 상품설명서 내에 고령 금융소비자보호에 대한 안내사항을 별도로 제공하고 있다.

금융소비자가 보험금을 직접 청구할 수 없는 사정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보험금 대리청구인을 지정할 수 있는 ‘지정대리청구인 제도’ 서비스도 적극 안내하고 있다.

모바일 및 홈페이지에서 지정이 가능하며 콜센터를 통할 경우 업계 최초로 65세 이상 가입자는 별도의 서류없이 지정이 가능하다. 콜센터를 통한 지정대리청구 서비스 시행 이후 8개월 간 약 4,300명의 고령 금융소비자가 대리청구인을 지정했다.

이외에도 삼성화재는 시니어 고객패널 제도를 신설해 고령층 고객의 의견을 직접 듣고 상품에 반영하고 있다. 시니어 고객패널은 자사 장기보험에 가입 중인 만 60세 이상 고객으로 구성됐으며 보험금 청구, 보험료 납입, 다이렉트 보험 가입 등 다양한 업무를 체험해보고 회사에 개선 의견을 전달한다.

흥국생명은 디지털 치료제 개발기업인 로완과 치매 예방 프로그램 활용에 대한 업무 제휴 협약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로완의 자체 개발 인지훈련 프로그램인 슈퍼브레인은 앱을 통해 다양한 과제를 수행해 치매환자의 뇌를 자극하는 훈련과 AI를 활용해 환자의 상태를 분석한 맞춤형 훈련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를 통해 경도치매 환자가 중증으로 가는 시간을 늦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로완 측은 설명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흥국생명은 로완의 치매 예방 프로그램인 슈퍼브레인을 치매보험 상품에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흥국생명이 최근 출시한 ‘(무)흥국생명 치매담은다사랑보장보험’의 가입자는 경도치매 진단 시 1년간 인지훈련, 뇌건강 운동, 식단 관리 등과 함께 방문 케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은 보험사 최초이다.

흥국생명은 앞으로 개발하는 치매보험 상품에도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보장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하여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춤과 동시에 상품의 소구력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사진=DB손해보험>
<사진=DB손해보험>

시니어 맞춤 상품 출시 '활발' 

시니어 맞춤 상품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지난 6월 ‘참좋은 시니어 헬스케어보장보험’의 신제도(생활질환 보장에 헬스케어서비스 제공) 및 신보장(돌봄케어콜 당뇨약물치료비)에 대해 각각 6개월, 3개월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참좋은 시니어 헬스케어보장보험은 어르신들께 필요한 돌봄케어콜, 병원에스코트, 가사도우미, 건강관리물품 지원 서비스등을 다양한 생활질환 및 치료에 결합해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생활질환 등의 보장과 그 치료에 필요한 헬스케어서비스를 결합해 기존 중대질병진단에 한정해 운영하던 서비스와 차별화를 뒀고 제공조건 및 횟수가 제한돼 이용률이 미미했던 타부가서비스와 달리 보험기간 전기간동안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DB손보는 업계 최초로 대표 만성질환인 당뇨병의 실제 치료행태를 반영한 담보도 개발했다.

기존 당뇨 진단보장은 특정시점 당뇨수치 기준의 진단 및 1회성 보장으로 지속적인 치료를 보장하지 못한 반면, ‘돌봄케어콜 당뇨약물치료비'는 가입자가 매년 12만원 한도의 약물치료비 또는 돌봄케어콜 서비스를 선택해 치료받는 동안 지속적인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삼성화재는 간병인 매칭 플랫폼 케어네이션과 협업해 플랫폼 전용 간병인 배상책임보험을 내놨다.

고령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면서 고객의 질병 및 간병에 대한 니즈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간병 서비스 중 일어나는 사고로 인해 간병인에게 발생할 수 있는 배상 책임을 담보한다.

평균 연령대가 높은 간병인들을 위한 보험 혜택을 확대했으며 보험 가입 과정이 완전 자동화되어 케어네이션 앱 내에서 모든 보험 가입 과정을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한화생명은 물가상승을 고려한 상속세 재원 마련을 할 수 있는 '한화생명 The특별한 변액유니버셜 종신보험 2202'을 판매 중이다.

한화생명은 이 상품의 펀드 라인업을 모든 시장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글로벌 자산배분형, 국내외 주식, 채권 및 대체자산, TDF 등 다양하게 구성했다.

특히 글로벌 우량 기업에 투자해 꾸준한 배당 및 이자수익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추구하며 전문가가 시장상황에 맞는 최적의 포트폴리오로 조정해주는 '한화 인컴 플러스(HIP) 자산배분형 펀드'가 대표적이다.

주식 및 대체자산 편입한도에 따라 30%, 50%, 70% 세가지 펀드 라인업으로 구성돼 있어 고객의 위험성향에 따른 펀드선택이 가능하다.

<사진=보험연구원>
<사진=보험연구원>

시니어 신규가입 10년 새 20% 급증

이처럼 보험사들이 시니어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는 데는 시니어의 보험가입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보험연구원이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60세 이상 생명보험 신계약 체결 건수를 분석한 결과 연평균 19.8% 증가했다.

반면, 30대의 신계약은 연평균 7.2%씩 줄었고 30세 미만과 40대에서도 각각 연평균 5.5%와 3.3% 감소했다. 이에 따라 개인형 생명보험 신계약 중 30대의 비중은 2010년 28.5%에서 2015년 15.9%로 축소됐고 60대 이상은 3.3%에서 18.5%로 확대됐다.

보험가입자의 평균연령 역시 생명보험은 2010년 38.3세에서 2019년 46.0세로 높아졌다. 40대 이하의 보험 유입 감소 추이는 종신보험, 연금보험, 저축성보험, 변액보험, 정기보험 등 노후 소득이나 사망 보험금을 보장하는 상품에서 더 두드러졌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망률 감소와 비혼, 저출산 등은 3040세대의 사망보장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전 연령대에서 사망률이 낮아지면서 사망보장에 대한 필요성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반면, 건강한 노후생활에 대한 관심 증가와 가구구조 변화로 질병보험과 간병보험에 대한 수요는 증가했다"며 "보험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확대되는 고령층의 보험수요를 흡수함과 동시에 3040세대와 그 이하 연령층의 니즈를 파악하고 보험가입에 대한 필요성 인식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인구 감소에 따라 보험사의 신계약 창출 여력이 약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김 연구위원은 "신계약 창출을 통한 회사의 성장이나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속적인 고객관리를 통해 고객 이탈을 최소화하는 전략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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