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단가·분양가 줄인상 불가피

서울 시내 한 레미콘 공장. <사진=연합>
서울 시내 한 레미콘 공장.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국내 시멘트업계가 내달 중 시멘트값 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다. 최근 유가 및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부담이 증가한 건설업계의 수익성 또한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표시멘트와 한일시멘트에 이어 성신양회까지 국내 주요 시멘트사들이 레미콘사에 시멘트 가격을 내달 1일부터 인상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해 2월 15∼18% 가량 올랐던 시멘트 가격이 7개월 만에 또다시 인상을 앞두게 됐다. 

올 초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삼표시멘트는 다음달 1일자로 포틀랜드 시멘트 기준 단가를 톤(t)당 9만4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11.7% 인상한다.

한일시멘트는 벌크시멘트 가격을 톤당 9만2200원에서 10만6000원으로 15% 올린다. 성신양회 역시 톤당 9만25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13.5% 인상할 예정이다. 쌍용C&E·아세아시멘트 등 나머지 업체들도 가격을 올리기로 하고 인상 시기 및 폭을 검토 중이다.

시멘트사들이 시멘트 가격을 추가로 인상하려는 이유는 시멘트 제조비용의 30~40%를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 상승이 원인으로 꼽힌다.

호주 뉴캐슬탄(6천㎉ 기준)은 지난해 말 165달러 선이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올해 3월 말 2배가 넘는 272달러까지 올랐고 이후 글로벌 공급망 위축과 하절기 전력 수요 증가 등이 겹치면서 최근 들어서는 400달러대가 고착화된 상태다.

시멘트업계의 갑작스런 인상 통보에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오는 25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시멘트 단가 인상에 대한 규탄대회 및 기자회견을 통해 반발에 나선다.

레미콘업계는 단가 인상 철회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음달부터 건설현장에 레미콘 공급을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화물연대와 레미콘 운송 노조의 파업으로 한차례 공사에 차질을 빚었던 대형 건설사들 역시 시멘트 가격 상승까지 연이어 발생하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멘트에 이어 레미콘 가격이 오르면 당장 건설현장의 건축비와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등 업계 전반에 걸쳐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값 인상 소식이 당장은 큰 영향이 없지만 대내·외 요소로 공사 연기가 지속된다면 수요 대비 공급 역시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철·콘업계뿐 아니라 화물연대와 레미콘 운송 거부 등으로 이미 공사가 지연 돼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과 더불어 시공사들의 피해는 물론 수익성 악화를 걱정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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