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전환에도 백신·치료제 개발은 진행형
오미크론 변이 임상하고 허가 전 설비 발주
사용허가 보류에도 계획 바꿔가며 임상 강행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들이 백신을 연구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들이 백신을 연구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엔데믹으로 접어들었지만 국내 제약사들이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여전히 몰두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일본 보건당국의 승인 보류 결정에 대응해 임상시험 계획을 바꿨으며 신풍제약은 델타 변이에 이어 오미크론 변이를 치료할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또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생산설비를 미리 구축하고 있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청소년용 코로나19 백신을 허가받았다. [편집자주]

오미크론 변이 연구..긴급사용승인도 준비

신풍제약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임상2상 대상자를 모두 모집했다.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신풍제약은 피라맥스정(성분명 피로나리딘인산염·알테수네이트)을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치료제로 출시하기 위한 국내 임상2상 대상자를 지난 10일 모두 모집했다.

지난달 25일 첫 임상 대상자를 모집한지 보름만이다. 임상 대상자는 20명이다.

신풍제약은 앞선 지난 6월 13일 식약처 승인을 받아 이번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임상은 경증 또는 중등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피라맥스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탐색하기 위해 설계됐다. 내년 6월 종료될 예정이다.

식약처 승인 당시 신풍제약 관계자는 “이번 국내 임상2상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피라맥스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델타 변이에 맞춰 진행되는 국내외 임상3상과 다른 별도의 임상”이라고 설명했다.

신풍제약은 한국과 영국, 칠레, 콜롬비아 등 6개국에서 총 1420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3상을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7월 임상3상을 신청해 8월 말 승인을 받았고 영국에서는 올해 1월 임상3상을 신청해 3월에 승인받았다.

또 칠레와 아르헨티나에서 3월과 4월에 임상시험 허가를 받았고 지난달 초에는 콜롬비아 보건부로부터 피라맥스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3상을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신풍제약은 폴란드 보건당국의 승인만 받으면 글로벌 임상3상에 돌입하기 위한 모든 허들을 넘게 된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범용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인 CP-COV03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는 작업에 나섰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CP-COV03를 코로나19 치료제(제프티)로 월간 20만명분을 생산하기 위한 전용 제조설비 15대를 발주하고 일부 설비는 납품받아 조립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이들 생산설비를 CP-COV03 위수탁생산 제약사에 10월 말까지 모두 구축 완료할 계획이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CP-COV03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대량생산체제가 미리 구축돼 있어야 한다”며 “전 세계를 대상으로 CP-COV03를 공급할 수 있도록 1차로 월 20만명분 생산설비를 발주했는데 상황을 봐 가며 생산설비는 더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바이오는 CP-COV03의 코로나19 임상 진행 속도를 높이기 위해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협력기관으로 등록돼 있는 경북대의대 본원과 칠곡병원, 고려대 안암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등 전국 주요 대학병원에서도 순차적으로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임상2상은 순조로이 진행돼 21일까지 임상에 참여한 누적 환자 수가 112명을 기록, 전체 목표 인원(300명)의 절반에 다가서고 있다.

정부 전임상시험 지원 사업에 뽑혀

퓨쳐메디신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은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

퓨쳐메디신은 현재 개발 중인 광범위 바이러스 치료제(항바이러스제) FM203이 국가전임상시험지원센터의 2022년 제1차 감염병 전임상시험 지원 사업으로 선정됐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정부 과제에 선정됨에 따라 퓨쳐메디신은 ‘뉴클레오사이드 유도체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전임상 연구’를 수행한다. 코로나19 감염 모델에서 FM203의 항바이러스 효능을 평가하는 전임상을 지원 받게 됐다.

퓨쳐메디신 관계자는 “바이러스를 근원적으로 제거하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는 뉴클레오사이드 구조가 효능 면에서 가장 유력하다”며 “이 점이 이번 정부 과제에 선정될 수 있었던 중요한 근거가 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일동제약은 지난 11일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계획 변경을 신청했다. 일본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긴급승인이 보류된지 20여일 만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시오노기제약의 코로나19 치료제인 조코바에 대한 긴급승인 결정을 보류하고 심의를 지속하기로 지난달 20일 결정했다.

조코바는 일동제약이 시오노기제약과 함께 개발하는 코로나19 치료제다.

일동제약은 앞선 지난해 11월 시오노기제약과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공동 개발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올해 초 첫 환자 등록과 투약을 시작했다.

일동제약은 지난 11일 공시에서 임상시험 대상자 수와 기간을 바꿨다.

당초 일동제약의 임상시험 계획 상 경증·중등증 대상자는 임상2b상이 435명, 임상3상이 1785명이었고 무증상·경증 대상자는 임상2b/3상이 660명이었다.

또 임상2a상 대상자는 총 69명이었다.

임상시험 기간은 2021년 11월부터 2022년 7월까지였다.

하지만 일동제약은 이날 정정공시에서 경증·중등증 임상3상 대상자를 1590명으로, 무증상·경증 임상2b/3상 대상자는 600명으로 줄였다.

임상시험 종료 기한 올해 9월로 2개월 늦췄다.

일동제약은 “일본 시오노기의 임상시험계획 변경에 따라 국내 임상시험계획 변경을 신청하는 건”이라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멀티주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멀티주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 청소년용 백신 허가 획득

SK바이오사이언스는 청소년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허가를 얻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식약처로부터 코로나19 백신인 뉴백소비드프리필드시린지(이하 뉴백소비드)의 만 12~17세 청소년 접종을 승인받았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뉴백소비드는 미국 바이오기업 노바백스가 개발하고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기술이전(라이선스인) 계약으로 국내 및 글로벌에 생산·공급하는 코로나19 백신이다.

현재 유럽의약품청, 세계보건기구(WHO), 한국, 호주 등 전 세계 41개국 이상에서 성인용 백신으로 승인받았다.

유럽 및 인도에서는 이미 청소년 접종에 활용되고 있다. 노바백스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 사용 승인(EUA)을 획득, 이 백신이 만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용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승인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바백스가 지난해 미국내 73개 의료기관에서 만 12~17세 청소년 1799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임상 3상 결과 뉴백소비드의 청소년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약 79.5%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예방 효과와 유사했다.

오미크론을 포함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도 성인의 약 2~3배로 높았다. 접종 관련 중증 부작용은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글로벌 코로나19 백신 라이선스인과 위탁개발생산(CDMO), 자체 개발 백신 스카이코비원, 새롭게 개발 중인 범용 백신 등을 통해 인류의 건강을 수호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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