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상도 구현 '마이크로 OLED' 집중

소니가 공개한 VR 기기 '플레이스테이션 VR2' <사진=소니>
소니가 공개한 VR 기기 '플레이스테이션 VR2' <사진=소니>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업계가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에 적용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AR·VR 기기 시장은 현재 시작 단계라 디스플레이 탑재량이 많은 수준은 아니지만 애플 AR 헤드셋 출시를 기점으로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2분기 출시를 목표로 'AR 헤드셋'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 준비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AR·VR를 비롯한 메타버스 기기용 마이크로 OLED를 개발을 위해 생산라인 구축하고 있다. 마이크로 OLED는 화면 크기가 1인치 이하(대각선 길이) 크기로, AR·VR 글라스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차세대 OLED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다.

AR·VR 글라스는 화면과 눈 사이의 거리가 짧아 고해상도를 작은 화면에서 구현해야 한다. 마이크로 OLED는 기존 유리 기판 대신 반도체 재료인 실리콘 웨이퍼에 OLED 소자를 증착한다. 두께가 유리 기판보다 얇아 패널의 자체의 무게와 부피를 줄일 수 있고 응답속도가 빨라 고사양 게임 화면을 구현하는 데 적합하다.

마이크로OLED의 경우 화소 크기를 4~20마이크로미터(㎛)로 줄일 수 있는데 동일 면적에 OLED 소자를 더 많이 입힐 수 있다. 이를 통해 고해상도 구현이 가능한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를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메타버스 시장 선도를 위해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기술을 체계적으로 개발 중에 있다"고 전했다. 지난 달 삼성리서치 VR랩 책임자로 메타 자회사 오큘러스VR 출신인 윤가람 상무를 영입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 달 장비업체 선익시스템에서 마이크로 OLED용 증착기를 발주하는 등 양산 준비에 돌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에서 AR 글라스용 0.42인치 마이크로 OLED를 공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AR, VR 기기 등에 채택되는 디스플레이는 아직 LCD(액정표시장치) 비중이 높지만 마이크로 OLED의 지배력 확대가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며 “사람 눈으로 직접 보는 것 처럼 구현하기 위해선 응답속도가 빠르고 해상도가 높은 화면이 필요한 만큼 앞으로 OLED 탑재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DSCC는 AR·VR 기기 디스플레이 연간 매출이 올해 7억 7800만달러(약 1조 137억원)에서 2027년 93억달러(12조 1179억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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