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제공 QR코드 통해 개통
개인·업무 회선 분리 설정 가능

KT 모델들이 e심 기능을 지원하는 삼성 ‘갤럭시 Z 폴드4’와 ‘갤럭시 Z 플립4'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KT 모델들이 e심 기능을 지원하는 삼성 ‘갤럭시 Z 폴드4’와 ‘갤럭시 Z 플립4'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스마트폰 한 대로 전화번호 두 개를 사용할 수 있는 e심(eSIM)이 내달 본격 상용화된다. 도입에 발맞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들은 단말기 고유 식별번호(IMEI) 통합관리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등 전산 개발 막바지 단계를 밟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내달 1일 e심 상용화를 목표로 e심 전용 요금제를 준비하는 등 내부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하나의 단말기에 '단말기고유식별번호(IMEI)' 2개가 부여되면서 기존 전산시스템의 고도화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e심은 유심(USIM)을 소프트웨어 형태로 구현해낸 것이다. 기존 유심(USIM)과 달리 실물 형태의 칩이 없다. 이동통신사의 프로파일(통신사 네트워크 접속 정보)을 내려받아 사용하는 형태다.

스마트폰 e심은 세계이동통신사연합회(GSMA) 주도로 2016년부터 표준화가 진행됐다. 재작년 기준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69개 국가 175개 통신사가 e심 서비스를 도입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12월 이용자의 편익성을 높이기 위해 e심을 도입하기로 하고 이통3사, 제조사 등과 e심 협의체를 구성했다. 추가 개통 회선에도 선택 약정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도적, 기술적 기반을 조성했다.

e심을 이용하기 위해선 스마트폰에서 통신사가 제공하는 QR코드를 촬영해 해당 통신사의 프로파일을 내려받기만 하면 된다. 대리점에서나 택배로 유심카드를 받지 않아도 온라인상에서 서비스를 개통할 수 있다.

이용자는 유심(USIM) 외 e심을 추가로 내려받음으로써 두 개의 번호를 사용할 수 있다. e심은 하나의 단말기에서 일상용 및 업무용 혹은 국내용, 해외용으로 구분해 메인회선과 보조회선을 각각 설정할 수 있다.

무엇보다 e심 서비스는 각 심에서 서로 다른 통신사 요금제를 이용할 수도 있다. 기존 통신사 요금제와 알뜰폰 요금제를 조합해 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단, e심 상용화 추진에 따라 이통3사의 마케팅 비용 지출은 늘어날 전망이다. 두 개의 전화번호를 사용하는 경우 이용자는 유심과 e심에서 각각 서로 이동통신사에 가입할 수 있어 가입자 유치를 위해 마케팅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e심을 지원하는 단말기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활용 시점은 다소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심은 해당 기능이 내장된 일부 스마트폰에서만 작동하는데 애플의 경우 아이폰XS시리즈, 아이폰11시리즈, 아이폰12시리즈, 아이폰13시리즈,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Z플립4·Z폴드4에서만 이용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업무용, 개인용 번호를 분리하는 것은 물론 해외로 여행을 갈 때 현지 데이터 요금제를 추가로 쓰는 것도 가능하다"며 "통신사 요금제와 알뜰폰 요금제를 자유롭게 조합해 이용자 편익이 증대되면서 알뜰폰 가입자 역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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