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매각익 감소·변액보증 손실 확대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왼쪽부터) 본사 사옥<사진=각 사>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왼쪽부터) 본사 사옥<사진=각 사>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생명보험사의 상반기 실적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해 곤두박질쳤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2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5% 감소했다.

이는 주가 하락과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평가손실로 변액보증손실이 예상보다 컸던 영향이다. 삼성생명의 변액보증손실은 1분기 1,770억원, 2분기 3,230억원 등 상반기에만 5,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 특별배당(6,475억원, 세후 기준)에 의한 역기저효과도 있다.

생보사의 주력 상품인 변액보험은 납입 보험료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그 성과를 계약자에게 배분한다. 보험사들은 투자 실적이 악화해도 계약자에게 보증한 최저 보험금 수준을 맞추기 위해 별도의 준비금을 마련해야 한다.

한화생명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9.71% 줄어든 3,314억원으로 집계됐다. 교보생명도 상반기 순익이 전년 대비 47.5% 감소한 3,203억원에 그쳤다.

빅3 생보사뿐만 아니라 다른 생보사들도 사정은 비슷한 편이다. 동양생명의 상반기 순익은 9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19% 줄었다. 신한라이프의 경우 지난해보다 10.2% 감소한 2,775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KB생명은 올해 상반기 34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 110억원 대비 적자 폭이 늘어났다. 푸르덴셜생명은 올해 상반기 1,57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18% 감소했다.

금리 상승과 이에 따른 자산 가치의 하락도 생보사 실적 부진의 원인 중 하나다. 생보사는 주로 안전자산인 채권에 투자하는데 이 중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된 채권에서는 금리 인상 시 평가 손실이 발생한다.

한편, 업계에서는 하반기 금리 인상에 따른 자산 가치 하락 영향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내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적용에 따른 실적 안정세도 눈여겨볼 점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보증준비금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상반기 저조했던 신계약 역시 하반기에는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영 한신평 선임연구원은 “IFRS17 도입 시점에 금리차역마진이 해소되고 사업비 지출액이 보험계약 만기에 걸쳐 비용으로 인식되는 등 손익 개선 요인이 존재한다”며 “보유계약에서 매년 보험계약마진(CSM) 상각을 통해 보험이익이 실현되는 점을 고려할 때 보유계약의 퀄리티에 따라 보험영업 수익성 우열이 보다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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