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 하락, CXL·DDR5 등으로 승부

삼성전자 CXL기반 D램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CXL기반 D램 <사진=삼성전자>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가 차세대 메모리 제품 도입 확대에 나섰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위축되는 조짐을 보이자 저가 공급 경쟁보다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앞세워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2일 시장조사 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램의 거래 가격은 지난달 14%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2분기 대비 각각 5~10%, 8~13%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PC D램 구매자들의 재고가 충분하기 때문이란 판단에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불황을 중앙처리장치와 저장장치를 직접 연결하는 차세대 인터페이스(매개체) CXL(Compute Express Link) 메모리를 앞세워 이겨내겠다는 각오다. CXL메모리 개발을 완료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르면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CXL메모리는 서버 성능 확장에 유리해 DDR5 수요를 늘릴 수 있다는 기대를 받는다.

SK하이닉스는 DDR5 D램 기반의 자사 첫 CXL 메모리 샘플을 개발했다. DDR5 D램은 기존 DDR4보다 속도는 2배 넘게 빠르고 전력을 10% 이상 적게 소모하는 특징을 지녀 차세대 D램으로 꼽힌다. 전력 사용량에 민감한 데이터센터부터 본격적으로 대량 구매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버 확장성을 대폭 키우는 솔루션 샘플을 처음으로 만든 것으로, 내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방침이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CXL 메모리는 최신 기술 노드인 1anm DDR5 24Gb을 사용한 96GB 제품이다. 제품을 탑재하면 메모리 반도체 대역폭과 용량을 경제적인 방식으로 늘릴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D램 단일 칩으로는 업계 최대 용량인 24Gb(기가비트) DDR5 제품의 샘플을 출하하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전 버전의 DDR5 칩보다 용량이 16Gb에서 24Gb로 확대됐고, 속도는 최대 33% 빨라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5월 업계 최초로 고용량 512GB CXL D램을 개발했다. CXL은 현재 메모리 반도체인 D램에서 범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DDR' 인터페이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고성능 컴퓨팅 시장에서 CPU와 함께 사용되는 가속기, 메모리, 저장장치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고안된 인터페이스다.

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CXL 기반 D램 기술을 개발한지 불과 1년 만에 기존 대비 메모리 용량을 4배 향상시킨 512GB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주문형반도체(ASIC) 기반의 컨트롤러를 탑재해 데이터 지연 시간을 기존 제품 대비 5분의 1로 줄였다.

3분기부터 주요 고객과 파트너들에게 512GB CXL D램 샘플을 제공한다. TB급 이상의 차세대 메모리 인터페이스 제품을 지속 개발하며 대용량 메모리가 요구되는 컴퓨팅 시장에 맞춰 적기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CXL메모리는 차세대 D램 DDR5을 바탕으로 하는데 추가적으로 D램을 손쉽게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며 “인공지능 등에 필요한 서버 성능을 유연하게 높일 수 있어 글로벌 주요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업체를 중심으로 DDR5 수요를 늘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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