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U 증가율 더뎌, 이용자·가맹점 확보 쉽지 않은 상황

 
 

[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신한은행에서 금융권 최초로 선보인 상생 배달앱(APP) ‘땡겨요’가 출시 5개월을 맞았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사진)이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으로 업계 관심을 받았으나, 현재까지 성적은 시장 기대에는 미치고 있다.

28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5월 안드로이드 OS 기준 땡겨요의 월간활성사용자(MAU‧Monthly Active Users) 수는 7만 1367명으로 집계됐다.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1월 MAU가 1만 3166명이었고 이후 2월 1만 4659명, 3월 4만4519명, 4월 6만 5310명으로 매월 소폭 증가했으나 신한은행이 첫해 목표치로 내건 200만명에는 모자란 수치다.

앱 신규 설치 건수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땡겨요 신규 설치 건수는 1월 1만 1,260건, 2월 9,289건, 3월 3만 9,343건, 4월 5만 9,819건, 5월 4만 2,604건이었다.

땡겨요는 진옥동 은행장이 기획부터 출시까지 관심을 가지고 직접 챙긴 사업으로, 앱 구축에만 약 140억원이 투입됐다.

기존의 배달 앱들과 달리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우리동네 배달앱’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이용자인 고객과 가맹점인 소상공인, 배달라이더 등 참여자 모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상생 플랫폼을 추구하는 점이 특징이다.

낮은 중개수수료로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결제·배달 정보 등을 기반으로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배달라이더 전용 대출 상품을 출시해 포용적 금융을 실천하겠다는 취지다.

땡겨요가 야심찬 출발과 달리 다소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선 배달앱 시장 파악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달시장의 경우 기존 고객의 충성도가 높은 데다가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핑이츠 등 기존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 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은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접근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여러 지자체에서도 소상공인들의 배달 중개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공공배달 플랫폼을 출시·운영했으나 대부분 시장 점유율 1%대에 그치며 유의미한 성과는 보이지 못했다.

타사 대비 부족한 가맹점 수도 땡겨요의 약점으로 꼽힌다.

땡겨요는 지난 1월 강남·서초·송파 등 서울 6개구 1만 5000여개 가맹점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4월부터는 서울 전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내년 말까지 서울 전역과 경기 등에서 약 8만개 가맹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1위인 배달의 민족의 등록 업체 수가 24만개에서 30만개 사이인 것과 비교하면 경쟁 자체가 되기 힘든 규모 차이다.

부족한 가맹점 수는 소비자 평가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모바일 마켓에 올라온 땡겨요 앱 평가를 살펴보면 네티즌 A씨는 “앱 자체는 크게 불편하지 않지만 입점 가게가 다른 앱과 비교해 너무 적다”고 지적했고, B씨 역시 “사용할 매장이 없다”고 토로했다.

땡겨요의 향후 시장 안착에 대해서도 쉽진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 출시 자체는 그렇게 힘들지 않다. 이런저런 배달앱이 우후죽순 생겨난 이유다”며 “시장에서 성공하긴 위해선 소비자 확보에 앞서 가맹점을 충분히 늘려야 하고 땡겨요만의 강점이 소비자에게 각인돼야 ‘상생 플랫폼’이란 구호가 효과적으로 작용할지는 사실 미지수”라고 언급했다.

이어 “2019년부터 은행을 책임져온 진옥동 행장으로서는 다음 행보를 위해 괄목할 만한 업적이 필요한 시점이라 배달앱 사업까지 손을 댄 것 같다”며 “산업간 융합이 대세라고 해도 우선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중심이 돼야 할 것”이라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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