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 수주목표 조기 달성 기대
친환경 고부가가치 LNG 효자 등극

국내 조선업계 최대 효자상품으로 떠오른 LNG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국내 조선업계 최대 효자상품으로 떠오른 LNG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릴레이 수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조선 3사 모두 올해 목표치의 과반 이상 달성에 성공했다. 최소 100척으로 알려진 카타르발 대형 발주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2016년 불어닥친 수주 한파로 오랜 시간 힘든 시간을 보낸 국내 조선사들의 실적 반등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친환경·고부가가치선 중심 기술 개발 및 수주 노력이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2일 삼성중공업은 버뮤다 지역 선주로부터 17만4000㎥급 LNG운반선 12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수주 금액은 3조3310억원으로 발표됐다. 조선업 역사상 단일 계약으로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이날 삼성중공업은 아프리카 지역 선주로부터 LNG운반선 2척 추가 수주 소식도 함께 전했다. 하루 사이 3조 9000억원의 수주잔고를 채운 삼성중공업은 올해 누계 수주실적 또한 33척 63억 달러로 증가, 올해 수주 목표치(88억 달러)의 72%를 확보했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또한 6월이 채 가기 전 수주 목표치의 과반 이상 달성에 성공했다. 이날 기준 한국조선해양 목표 달성률은 77.6%, 대우조선해양 목표 달성률은 66.6%를 기록 중이다.

조선 3사의 누계 수주 또한 빠르게 쌓여가며 중국과 격차를 더욱 벌릴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5월 한국 조선은 전 세계 선박 발주물량 250만CGT(57척) 중 120만CGT(20척, 48%) 수주에 성공하며 84만CGT(22척, 34%)에 그친 중국을 여유롭게 따돌리며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조선의 수주 낭보와 관련 글로벌 해운 호황에 따른 조선업 경기 호조와 함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및 추진선 등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중심 수주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 조선업 연도별 수출 현황 <표=한국무역협회>
한국 조선업 연도별 수출 현황 <표=한국무역협회>

향후 전망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글로벌 물동량 대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소 100척 총 24조 규모로 알려진 카타르 프로젝트 물량까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리고 있기 때문으로, 전년에 이어 올해 역시 국내 조선업계가 목표치 초과 달성에 성공할 것이란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2016년 수주 한파 이후 실적 악화에 따른 인력 감축 등 힘든 시간을 보낸 조선3사의 실적 또한 올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다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이 지속되며 원자재가 상승이 이어지는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조선업계 실적 개선이 다소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들려온다. 이와 관련 조선3사는 수주 풍년에도 불구하고 후판가 인상에 따른 원가손실분을 실적에 선반영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 역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 조선의 대표 상품으로 떠오른 LNG선 시장 내 경쟁자 출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내수 시장에 기댄 중국업체들의 추격이 만만찮다는 의겨능로 실제 우리 조선업계는 중국업체들의 저가공세에 밀려 벌크선과 컨테이너선 등을 차례로 내어준 바 있다.

이와 관련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수주 행보나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수주잔량, 거기에 더해 암모니아 추진선 등 미래기술 개발까지 최근의 시장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면서도 “원자재가 부담과 숙력공 부족, 중국업체 추격 등 당면 과제도 적지 않은 상황에서 조선 시황이 결국 글로벌 경기를 쫓아간다는 점에서 경기 침체가 지속된다면 조선업 순항이 짧게 끝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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