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엔데믹을 맞아 영화관이 활기를 띠고 있다. 관객 수도 두 달 연속 1000만명을 넘어섰다. 극장을 찾은 사람들은 5월 1455만명에 이어 이번달도 1149만명에 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됐던 영화관의 분위기가 모처럼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편집자주]

6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영화관에 영화 '범죄도시2' 포스터가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영화관에 영화 '범죄도시2' 포스터가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극장 관객 수, 두 달 연속 1000만 돌파

2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6월 극장 관객 수는 1149만명이었다.

이는 지난 5월 한 달 관객 수였던 1455만명의 78.96%에 달한다. 이대로라면 지난달 관객 수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관객 10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5월 가정의 달과 ‘황금연휴’를 맞아 소비 심리가 폭발하고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영화관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해외 대작 ‘닥터 스트레인지2’, 한국영화 ‘범죄도시 2’가 개봉하면서 각각 580만명, 71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특히 범죄도시2는 1000만 관객을 넘어서면서 코로나19 시대 첫 1000만 영화가 됐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부산행’을 뛰어넘고 역대 한국영화 흥행 15위에 올랐다.

이번달도 극장가는 많은 영화가 개봉하면서 긍정적인 기류를 보이고 있다. 송강호·강동원·아이유·이주영 배우가 출연하는 ‘브로커’, 박훈정 감독의 신작 ‘마녀(魔女) Part2. The Other One’, 톰 크루즈 주연 영화 ‘탑건: 매버릭’, 디즈니 신작 ‘버즈 라이트이어’ 등이다.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도 이번달 29일 개봉을 앞뒀다.

이대로라면 지난달 영화관 관객 수·매출을 뛰어넘는 것은 물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실적을 회복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다.

2022년 1~6월 극장 관객 수. 6월은 21일까지의 관객 수. <자료=영화진흥위원회>
2022년 1~6월 극장 관객 수. 6월은 21일까지의 관객 수. <자료=영화진흥위원회>

‘엔데믹’에 기지개 켜는 멀티플렉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멀티플렉스 3사도 고객 맞이에 분주하다.

CJ CGV는 지난 1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스크린엑스(ScreenX) Premium Large Format’(이하 스크린엑스PLF)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CGV영등포 스크린엑스PLF는 CGV가 전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특별관이다. 고객에게 한 단계 높은 몰입감을 선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공연 특화 시스템과 프라이빗 박스를 접목해 고객에게 특별한 관람 경험을 선사한다.

스크린엑스PLF는 세계 최대 서라운드 스크린이 특징이며 왼쪽과 오른쪽의 실버스크린과 10개의 프로젝터가 광활한 뷰를 완성한다.

기존 스크린엑스관이 좌·우 벽면체를 그대로 활용했다면 스크린엑스PLF관은 실버스크린을 설치해 더 또렷하고 선명해진 화면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프라이빗 박스는 가족·연인 등 소중한 사람들과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만든 독립된 소규모 상영관이다. 안락한 리클라이닝 소파 좌석과 쾌적한 관람을 가능하게 하는 공기청정기·화려한 샹들리에 조명·개별 사운드 시스템으로 오페라 극장 같은 분위기를 조성한다.

롯데시네마도 지난 1월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 4~6인 전용의 프라이빗 관람 부스 ‘씨네패밀리’를 6년 만에 리뉴얼 오픈했다.

씨네패밀리는 독립 음향 서비스와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등을 포함한 LG 오브제 컬렉션이 설치돼 편안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또 롯데시네마는 연내에 월드타워점의 초대형 상영관 ‘슈퍼플렉스G’을 리뉴얼해 MZ세대의 흥미를 끌만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메가박스도 지난 4월 반려견 컨처브랜드 스타트업 어나더베이비와 반려견 영화관 ‘퍼피 시네마’를 열었다.

퍼피 시네마는 반려인이 반려견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영화 관람뿐 아니라 반려견 미용·스파·플레이그라운드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메가박스는 코로나19로 중단했던 ‘시네 도슨트’ 프로그램을 이번달부터 재개했다.

시네 도슨트는 큐레이션 브랜드 ‘클래식 소사이어티’가 전 세계 유명 미술관의 작품·예술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2019년부터 2020년까지 2년간 전체 회차가 매진됐던 인기 강연이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2020년 8월 프로그램이 중단된 후 시네 도슨트 관련 문의를 주는 고객들이 많았다”며 “시네 도슨트는 전문가의 해설과 함께 유명 작품과 예술사를 현장감 있게 경험하고자 하는 미술 애호가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까지 기대작 연이어 개봉

영화관의 이같은 긍정적인 분위기는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고객들이 극장을 찾지 않는 동안 밀린 신작 영화가 개봉일을 연이어 확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다음달부터 8월까지의 주요 기대작만 해도 5편이다.

마블 신작 ‘토르: 러브 앤 썬더’부터 김태리·류준열·김우빈 주연의 ‘외계인 1’, 2014년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명량’의 후속작 ‘한산: 용의 출현’, 송강호·이병헌·전도연·김남길·임시완이 출연하는 ‘비상선언’, 이정재·정우성이 23년 만에 한 작품에 출연하는 ‘헌트’ 등이다.

하반기에도 박보검·수지 주연의 ‘원더랜드’, 또 다른 마블 신작 ‘블랙팬서 2’, ‘외계인 2’, 2009년에 개봉해 외국영화 최초로 1000만관객을 넘긴 ‘아바타’의 후속작 ‘아바타 2’ 등이 스크린에 걸릴 예정이다.

영화업계 관계자는 “다음달 20일 개봉하는 외계인을 시작으로 한국영화 기대작이 매주 한 편씩 개봉할 예정”이라며 “특히 한국영화 4편이 연이어 개봉하는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는 한국영화 시장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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