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선택의 폭 ‘중수익’ 한정적…금리 상승시 투자성향 분산 가능성도

[현대경제신문 장우진 기자] 최근 금융권에서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보험업계에서도 이를 콘셉트로 한 변액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저금리로 인해 기대할 수 있는 투자수익이 낮은 상황에서 일정 수준의 수익성을 얻을 수 있는 만큼 안정적인 노후대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 저금리에 투자선택의 폭은 중위험에 한정적이지만, 향후 금리가 올라가게 되면 투자성향이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변액보험은 고객들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수정할 수 있고, 펀드 수익성에 따라 기대수익이 달라지는 만큼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특별계정(변액보험) 수입보험료는 22조5천166억원이다. 이는 전년 같은기간(4~12월) 21조1천516억원 대비 6.45% 증가한 수치다.

특히 변액보험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1천183억원으로 전년(527억원)보다 124.5%, PCA생명은 9천769억원으로 81.2% 크게 증가했다. 신한생명과 미래에셋생명도 각각 18.8%, 16.6% 늘어 평균치를 상회했다.

현재 다수 생명보험사들은 ‘중위험ㆍ중수익’을 콘셉트로 한 변액보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중위험ㆍ중수익’ 변액보험은 저금리로 인해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고객이 주식과 채권 비중을 적절히 조정해 ‘적당한 위험을 감수하고, 적당한 수익을 얻기 위한’ 상품이다.

변액보험은 저금리 기조에 대응하기 위한 대표적인 상품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출시되기 시작했다. 일반 개인연금이나 종신보험은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해 노후대책이 충분하지 못한 만큼, 엑스트라(추가) 수익의 필요성 제고 때문이다. 특히 현재와 같이 시장금리가 낮은 상황에서는 은행적금이나 채권만으로는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투자 여력이 있는 고액자산가들은 공시이율 적용 상품에만 투자해도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 대다수 금융소비자들은 그렇지 못하다”라며 “상대적으로 적은 월 투자금액으로도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펀드 투자를 겸할 수 있는 변액 상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이 장기적으로 인기를 끌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사 한 전문가는 “현재 시중에 떠도는 투자자산은 약 7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라며 “현 시장에서 채권에 투자하기는 수익성이 너무 낮고, 펀드에 투자하기는 리스크가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위험ㆍ중수익’이라는 포트폴리오는 채권에서 펀드로 넘어가는 중간단계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금리가 워낙 낮다보니 투자할 수 있는 방향이 ‘중위험ㆍ중수익’으로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 고객 선택의 폭이 좁아진 셈”이라며 “현재 중위험 상품의 수익성은 과거 고금리 시대의 정기예금 수준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리가 올라가게 되면 안정적 투자ㆍ고수익ㆍ중위험중수익 등 고객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어 투자성향이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다수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보험업의 특성상 변액보험에 대한 필요성은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후 대비를 위해서는 변액상품을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형생보사 한 관계자는 “초기에 떼는 사업비를 제외하고 투자해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아보이지만, 7~8년 지나면 사업비를 떼지 않아 수익성이 제대로 잡히게 된다”며 “장기상품임을 감안하면 결코 수익성이 낮은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생보사 및 상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주식비중은 높아야 50% 정도 된다”며 “무리한 투자구성을 하지 않아도 일반 상품에 비해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데다, 리스크 헷지도 기대할 수 있어 변액보험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소형사 관계자는 “금리가 상승할 경우 주식 비중에 낮아지고 예금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당분간은 저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금리상승으로 수익성이 올라갈 경우 절세에 초점이 맞춰질 수도 있어 추이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의 저금리 추세가 최소한 올해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보험사들이 공시이율을 높게 잡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중위험ㆍ중수익’ 상품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주가연계상품(ELS)와 결합한 변액보험 상품이 출시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ELS는 일반 펀드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데다가 보험상품 결합을 통해 수수료 부담도 덜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ELS투자 변액보험을 출시 중인 곳은 BNP파리바카디프생명(ELS마스터ㆍELS프로)과 KB생명(골든라이프ELS) 등 2곳이다. 특히 고객들은 투자로 얻은 수익을 안정적 채권에 투자하거나 다시 펀드에 재투자하는 방식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일반 ELS의 경우 중도 상환시 15.4%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며,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 상품이다. 그러나 ELS변액보험은 만기와 동시에 재투자가 가능해 수수료 부담이 없다. 또한 10년 이상 유지시 비과세 혜택도 기대할 수 있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ELS는 제한된 위험 내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대표적인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입하더라도 펀드 수익률에 따라 장기적이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며 “연 12회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설정 할 수 있어 유행이 중요하지 않은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변액보험은 최저보증 사망ㆍ연금 등이 보장되는 만큼 일반 펀드와는 차별화 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