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대비 10조원 이상 감소
보증준비금 부담에 생보 실적↓

지난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니터에 이날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마감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
지난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니터에 이날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마감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증시 하락으로 생명보험사의 주력 상품인 변액보험 시장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현재와 같은 자금 이탈이 지속된다면 순자산이 100조원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2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종가 기준 변액보험의 순자산은 102조 7,24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112조 3,438억원) 대비 10조원 이상 감소한 수치다.

변액보험은 소비자가 낸 보험료의 일부를 채권이나 펀드 등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해지환급금이나 보험금에 더해주는 투자형 상품이다. 증시 변동에 수익률이 달라지는 만큼 연관성이 깊다.

실제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6월 말 3300선을 돌파하면서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점진적 하락세를 보이며 올해 들어 3000선이 무너졌다. 최근에는 26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른 실적 감소도 불가피했다. 보험사들은 투자 실적이 악화해도 계약자에게 보증한 최저 보험금 수준을 맞추기 위해 별도의 준비금을 마련해야 한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의 1분기 순익은 2,6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2% 줄었다. 삼성전자로부터 받았던 6,470억원(세후) 특별배당 역기저효과와 변액보험손실에 따라 1분기에 쌓은 보증 준비금은 1,770억원이 영향을 줬다. 지난해 1분기에는 증시 활황으로 360억원의 준비금이 환입돼 순익 증가에 보탬이 됐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은 5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1년 전보다 74% 급감했다. 교보생명 역시 2,797억원의 순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0% 줄어들었다.

한편, 금리인상, 러-우 사태 등이 올해 증시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변액보험 시장 역시 지난해만큼 폭발적인 성장은 어려울 전망이다.

당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26일 개최하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 4월 한은이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1.5%로 0.25%p 인상한 이후 금통위원 5명 전원이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거론한 바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국도 물가 우려가 높아 이번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75%로 0.25%p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의 관심은 5월 금리인상 보다는 추가 금리 인상 횟수와 시기인데 추가 금리 인상 시기는 8월과 11월 말로 연말 2.25%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까지 주식시장에 주는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증시와 연관성이 깊은 변액보험 시장 역시 성장성이 둔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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