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리지 수수료·채권수익률↓
"올해 증권사 실적 눈높이 낮춰야"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54포인트(0.21%) 오른 2,625.98에 마감했다. <사진=연합>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54포인트(0.21%) 오른 2,625.98에 마감했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주샛별 기자] 올해 1분기 증시 부진 등 대내외 악재 속에서 대부분의 대형 증권사들의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주식 거래대금의 감소로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수수료가 줄어들었고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가격이 떨어져 채권 수익률도 악화됐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규모가 5조원 이상인 증권사(미래에셋증권·NH·한국투자·메리츠·하나금투·삼성·KB)들의 1분기 실적이 일제히 하락했다. 다만 메리츠증권은 다른 증권사에 비해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이 적고, 채권운용 부문에서 흑자를 거둬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84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1%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5조2,57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0.4% 늘었으나 순이익은 1,971억원으로 33.6% 감소했다.

삼성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2,12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순이익도 1,518억원으로 48% 감소했다.

키움증권도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2,132억원으로 38.6% 감소했다. 순이익은 47.11% 줄어든 1,411억원으로 시장 전망치 1,635억원을 14%가량 밑돌았다.

가장 큰 폭으로 실적이 감소한 곳은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의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61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6.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조9,607억원으로 0.5% 증가에 그쳤고, 순이익은 1,023억원으로 60.3% 줄었다. 수수료 수익이 작년보다 31.8% 줄었고, 금리 상승 영향에 운용 수익 및 관련 이자수지가 73.6% 감소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지정학 이슈와 금리 인상 등에 따른 국내외 투자환경 악화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의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1,159억원, 1,511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47.9%. 47.8% 급감했다.

하나금융투자의 1분기 순이익은 1,19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2.75%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23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71% 증가했다.

다만 주요 증권사 중에서 메리츠증권은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32.4% 증가한 3,769억원으로 처음으로 3,000억원을 돌파했다. 같은기간 매출은 123.7% 증가한 10조8,235억원, 당기순이익은 33.4% 증가한 2,82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리테일 비중이 타사 대비 적어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며 “금융시장 불확실성에도 기업금융(IB)·금융수지 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 저하는 증권업계의 공통적 사안”이라면서 “증권사의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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