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패키지 기판 사업 1조원 대 투자
LG이노텍, FC-BGA 임원급 조직 신설

삼성전기의 중앙처리장치(CPU)용 반도체 패키지기판 <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의 중앙처리장치(CPU)용 반도체 패키지기판 <사진=삼성전기>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반도체 패키지 기판 사업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며 반도체 제작을 위한 필수 요소인 패키지 기판 사업에 투자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2023년까지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기판인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 생산시설에 총 1조 60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베트남 생산법인과 부산사업장에 각 1조 3000억원과 3000억원을 투입한다. LG이노텍도 올해 FC-BGA 기판 시설 및 설비에 4130억원을 투자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라인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패키지 기판은 칩과 기판을 물리적,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반도체의 성능이 고도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기적 신호를 정확하게 메인 보드에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반도체 기판은 핵심 부품으로 부상 중이다.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연구개발(R&D)비로 역대 최대 금액을 투입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1분기 R&D에 지출한 비용은 각각 1343억원, 15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20.9% 증가했다.

역대 최대 규모 연구개발비를 지출한 것은 두 기업 모두 매출 상승에 따른 투자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삼성전기의 1분기 영업이익은 41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매출은 2조 6168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4% 늘었다. LG이노텍도 1분기 영업익과 매출이 각각 3671억원, 3조 9517억원으로 5.8%, 28.7%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R&D 지출 확대를 통해 반도체 패키지 기판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FC-BGA 투자에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기는 애플이 자체 개발한 PC용 프로세서 `M2`에 들어갈 반도체 패키지 기판 공급처로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M2 프로세서를 사용한 맥 시리즈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삼성전기가 프로세서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LG이노텍도 지난 2월 FC-BGA 시설 투자에 나서며 본격적인 시장 진입을 알렸다. 지난해 12월 FC-BGA 임원급 조직도 신설했다. LG이노텍은 FC-BGA와 공정 유사성이 높은 시스템패키지(SiP) 기판, 안테나패키지(AiP) 기판 등에서 시장 1위 사업자다. 제조 공정이 유사한 만큼 업계에서는 LG 이노텍이 해당 기술을 활용해 FC-BGA 시장에서도 영역을 확장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FC-BGA는 반도체 패키징 작업에 필요한 인쇄회로기판(PCB)의 일종으로 AI와 자율주행처럼 고성능을 요구하는 분야에서 수요가 높다”며 “여기에 전장을 비롯한 새로운 분야에서도 부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투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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