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까지 단계적 본계약 체결 예정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현대경제신문 이소희 기자] 국내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가 100척 규모의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를 위한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선가 책정에 있어 난항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조선 3사의 ‘카타르 LNG 프로젝트’를 위한 본격적인 선박 수주가 예상, 본계약 체결 역시 다가온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 LNG 프로젝트는 세계 1위 LNG 생산·수출국인 카타르가 액화천연가스 생산능력을 현재 7700만톤에서 2027년까지 1억 2600만 톤으로 늘리기 위해 추진 중인 가스전 증설 사업이다. 카타르 측은 천연가스 운반을 위한 LNG운반선도 74척에서 190척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조선 3사는 지난 2020년 6월 카타르 국영석유회사 카타르에너지와 700억리얄(24조 6000억원) 규모의 LNG운반선 건조를 위한 슬롯 예약 약정서(DOA)를 맺었다.

DOA는 정식 건조 계약이 아닌 배를 만들기 위한 슬롯(도크)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절차다. 조선사별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양측은 본계약 체결 전 발주가를 두고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 측은 DOA 약정 당시 가격으로 발주를 원하고 있으며, 조선 3사는 원자잿값 상승 등 현시점의 상황을 고려해 선가를 책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카타르 측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저가 수주 부담이 확대, 조선사의 수익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후판 가격은 2020년 톤당 60만원대에서 올해 상반기 120만원대로 두 배 이상 상승해 원자잿값 부담이 커졌으며, 같은 기간 LNG운반선의 가격도 척당 1억 8000만 달러 수준에서 현재 2억 2000만 달러를 상회하는 실정이다.

다만 업계에선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상황에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사업 계획이 있는 만큼 협상도 길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장기간으로 이뤄지는 프로젝트인 만큼 단기적인 원자재 가격 추이에 따라서 손실이 즉각 반영되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여러 척을 건조하기에 한 척을 설계하면 추후 추가 설계가 필요하지 않아 비용도 감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카타르 LNG 프로젝트는 카타르발 LNG 수급 현안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도 지원에 나섰으며, 산업은행도 협상에 개입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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