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생명, RBC비율 84.5% 기록
업계 “금융당국 규제 완화 필요”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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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최근 금리 인상 여파로 보험사들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DGB생명의 1분기말 RBC 비율은 84.5%로 전분기(223.6%) 대비 139.1%p급락했다.

DGB생명 측은 “지난 4월 중 유상증자 300억원을 실시했으며 이를 올해 1분기 말 지급여력비율 산정에 포함 시 108.5% 수준”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NH농협생명 역시 지급여력(RBC) 비율이 131.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210.5%)과 비교했을 때 79%p 하락한 수치다. 이외에도 한화손해보험(122.8%), DB생명(139.1%), 흥국화재(146.7%) 등이 금융감독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밑돌았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을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으로 나눠 산출하며 수치가 높을수록 건전성이 좋다는 의미다. 보험업법은 최소 RBC비율을 100% 이상으로 요구하는데 금감원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보험사들의 RBC 비율이 급격히 하락한 것은 금리 인상에 따라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된 채권의 평가이익이 감소한 탓이다. 실제 지난해 말 2.26%였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3월 말 2.97%로 0.73%p 상승했다.

문제는 올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 현재 당국 권고치인 150%를 넘긴 곳들도 안심하긴 어렵다는 점이다. 대형사인 한화생명의 경우도 1분기 RBC비율이 161.0%, KB손해보험은 162.3%로 당국의 권고치인 150%을 겨우 넘겼다.

업계는 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른 당국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보험 건전성 제도(K-ICS)가 도입되면 보험부채도 시가로 평가돼 당장의 금리가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든다.

지난달 보험사 최고경영자들도 정은보 금융감독원장과 가진 긴급회동에서 재무건전성 제도의 보완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리 변동에 대비해 충분히 자본을 확충하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경영진의 책임"이라며 "다만 금리가 오르는 시장 상황에 대해선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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