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3일 유안타증권 0.25%p 올려
내달 신한·DB금융투자 금리인상 나서
연준 빅스텝 이어 한은도 가능성 제기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주샛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빅스텝을 뒤따라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올릴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자 증권사들이 ‘빚투’(빚내서 투자) 이자율을 줄인상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들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증권사는 개인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다.

16일 금융투자협회 및 각사 홈페이지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와 DB금융투자는 다음달 2일부터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각각 0.25%, 0.20% 포인트(p)씩 인상한다.

신한금융투자는 기존 4.5%에서 4.75%(7일 기준)로 0.25%포인트 올린다. 이번 이자율 인상 대상은 대출 기한을 300일 이내로 한정한다. 대출 기간이 15일의 경우 7.25%로, 30일의 경우 7.65%로, 60일의 경우 8.70%로 각각 인상된다.

DB금융투자는 90일 넘게 신용거래융자를 이용하면 최대 연 9.71% 이율이 적용된다.

유안타증권은 이달 23일부터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구간별로 0.25%p씩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마이론 골드 등급 고객이 90일 넘게 신용거래융자를 이용하면 기존 9.45%의 이율만 적용됐으나 앞으로는 9.70%가 부과된다. 같은기간 마이론 실버·그린 등급 고객은 기존 9.75% 그대로 유지된다.

이미 금리를 올린 증권사들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4월 금리 산정방식을 체차법(사용 기간별로 이자율을 달리 적용해 합산하는 방식)에서 소급법(전체 대출 기간에 동일 이자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융자기간이 7일 이내(6.0%→4.8%)인 경우를 제외하고 0.9~1.7%포인트씩 신용융자 금리를 올렸다.

교보증권은 융자기간 61~90일의 이자율을 연 8.4%에서 8.6%로 0.2%포인트 인상했다. 융자기간이 91∼180일인 경우와 180일 초과일 때 금리도 각각 8.6%에서 8.8%로 0.2%포인트씩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기존에는 융자기간이 60일 초과인 경우 9.9%금리가 적용됐으나, 30일 초과 시에도 9.9%의 금리를 적용하도록 했다.

증권사들은 지난해만 해도 고객 불편과 타 증권사와의 경쟁 등을 고려해 '빚투' 금리를 올리는 것을 머뭇댔으나 더는 인상을 미루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미 연준의 금리 추가 인상 압력 등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증권사들의 금리 인상도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수신 상품도 없는 만큼 고객들에게 빌려주는 자금의 조달 금리가 올라가면 융자 금리를 따라서 올리지 않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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