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사 절반 데이터 등록 ‘0건’

<사진=금융데이터거래소 홈페이지 캡처>
<사진=금융데이터거래소 홈페이지 캡처>

[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금융데이터거래소가 출범 2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회원사의 참여는 아직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데이터거래소의 회원사는 106곳으로 집계됐다. 은행(13곳)·카드(8곳)·증권사(9곳)·보험사(7곳) 등 금융사가 52곳, 핀테크(12곳)·빅데이터(12곳)·컨설팅(11곳) 등 비금융사가 54곳이다.

회원사는 100곳이 넘는데 회원사 중 절반 이상인 54곳이 아직 한 건의 데이터도 등록하지 않았다. 참여기업에만 이름을 올려놓고 실질적인 거래 활동은 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금융데이터거래소 회원사의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문제 제기는 출범 1주년인 지난해에도 있었으나 출범 2주년째인 올해까지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20년 5월 출범 당시 30곳이던 회원사 수는 지난해 5월 기준 104곳으로 늘었지만 이 중 56곳은 데이터 등록 건수가 ‘0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업계를 제외한 다른 업권의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기준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등록된 데이터 상품 수는 1,212개인데 이 가운데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가 693개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은행권의 누적 데이터 상품 수는 148개에 그쳤다. 보험사와 증권사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양 업권이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등록한 데이터는 수는 각각 8개, 16개로 집계됐다.

업권 내에서도 일부 회사의 데이터가 편중되는 현상을 보였다. 카드업계의 경우 삼성카드(227개), 신한카드(212개), KB국민카드(122개), 비씨카드(81개)의 데이터 등록은 많았지만 롯데카드(16개), 하나카드(15개), 우리카드(12개), 현대카드(8개)는 다소 적었다. 거래도 일부 회사에 집중돼 현대·우리·하나·비씨카드에서는 거래가 한 건도 진행되지 않았다.

은행 역시 참여기업 수는 13곳으로 업권 중 가장 많지만 실질적으로 데이터를 등록한 곳은 KB국민·신한·우리·NH농협·IBK기업·대구은 6곳에 불과했다. 보험사와 증권사도 회원사 7곳, 9곳 중 유일하게 KB손해보험과 한국투자증권만이 데이터를 등록한 상황이다.

금융데이터거래소가 출범한 지 올해로 어느덧 2주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출범 초기 제기됐던 일부 금융회사 중심의 데이터 거래 편중 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금융데이터 유통 활성화’를 통한 데이터 생태계 구축이라는 금융데이터거래소의 설립 의미가 다소 후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데이터거래소 운영을 맡고있는 금융보안원 관계자는 “사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데이터 산업 플레이어들이 참여하는 ‘데이터 혁신 얼라이언스(가칭)’ 구성, 금융데이터 엑스포 개최하는 방안 등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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