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역대 최대 2.9조원 조달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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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올해 들어 금리상승 기조가 이어지며 보험사들의 건전성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이에 자본확충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 중이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보험사들은 대부분 지급여력(RBC) 비율이 하락했다.

RBC 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일시에 보험금 지급 요청이 들어왔을 때 보험계약자에게 지급할 수 있느냐를 보여준다. 보험업법상 100%를 넘어야 하며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의 경우 올해 1분기 RBC비율이 280.7%로 전분기 대비 61.7%포인트(p) 떨어졌다. 신한라이프와 하나생명은 각각 255%, 171.1%로 전분기보다 30%p 가까이 줄어들었다. 한화생명과 KB생명은 각각 23.6%p, 25.5%p 낮아진 161%를 기록했다. KB손해보험도 전분기보다 17.1%p 하락한 162.3%로 집계됐다.

실적 발표 당시 RBC비율을 공개하지 않았던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은 오는 16일 해당 수치를 공개할 예정으로 업계는 해당 수치가 크게 낮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들의 RBC 하락은 기준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시장금리가 뛰면서 보험사들이 보유한 채권의 평가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가입자에게서 받은 보험료를 비교적 안전한 채권에 주로 투자해 이를 통해 거둔 이익으로 보험금을 지급한다.

특히 최근 채권 평가이익을 높이기 위해 만기보유증권 비중을 줄이고 매도가능증권 비중을 늘려온 보험사의 경우 타격이 더 큰 상황이다.

이에 보험사들은 서둘러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올 상반기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금액은 2조 9,000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유상증자 6,000억원, 자본성증권 2조 3,000억원으로 2017년 상반기(2조 1,990억원)를 넘어 최대 수치다.

NH농협생명의 경우 올해 들어 8,3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으며 이달에도 총 6,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한화손해보험도 2,500억원의 후순위채 발행한 바 있다. 이외에도 메리츠화재, DGB생명, 한화생명, 흥국생명 등이 신종자본증권 또는 후순위채를 발행했거나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KB손보는 최근 보유 건물 5개를 매각해 5,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뿐만 아니라 내년부터 새 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해서라도 보험사들의 자본확충은 불가피하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재무건전성 문제는 올해 내내 대두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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