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건자재값 전년비 28.5% 상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해 시멘트 등 건설자재 수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내 한 시멘트공장에 시멘트 수송을 위한 화물트럭과 열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연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해 시멘트 등 건설자재 수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내 한 시멘트공장에 시멘트 수송을 위한 화물트럭과 열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건자재값 폭등에 따른 분양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분양가 상승 전 내집 마련을 위한 청약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한국은행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건설 중간재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8.5% 급상승했다. 전체 건자재 중 가격 급등 품목 수의 비중은 2020년 말 8.9%에서 63.4%로 크게 확대됐다. 철 스크랩, 철광석, 유연탄 등 원자잿값도 2020년 4분기 이후 빠르게 상승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2022년 건설경기전망’ 세미나 자료에서도 2021년 하반기 건자재 비용이 전반적으로 10% 이상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근값은 전년 50~60만원에서 하반기 100만원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시멘트와 레미콘 가격 모두 올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비용 증가 상황은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며 불안한 해외 원자재 가격 등으로 변동성 또한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건축비 또한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전국 1㎡당 민간분양가는 전년 동월 대비 22만9000원 오른 평균 433만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국토교통부는 기본형 건축비 상한액을 1㎡당 182만9000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2.64% 올리기도 했다.

공급자 부담이 확대되며 착공실적도 급감했다. 이달 초 국토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국 누적 착공실적은 총 4만4352호로 전년 7만288호 대비 36.9% 줄었다.

또한 전국 각지에서 기존 계약 건에 대한 건축비 상승 반영 요구가 늘며, 둔촌주공처럼 시공사와 조합간 협상 결렬로 인한 파업 현장도 증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가 상승 기조 속 아파트 매수 심리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4.4p로 지난달 7일 대비 1.7p 올라 6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가 기대되는 가운데 실수요자 중심으로 분양가 상승 전 내집 마련에 나선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에 따라 다세권 입지 물량에 대한 청약 경쟁률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대내·외 다양한 요소로 건자잿값 폭등세가 지속된다면 수요 대비 공급 역시 위축될 수 있다”며 “여기에 폭등한 시공비까지 겹친다면, 결국 공급 주체들이 이를 분양가에 전가 시키게 돼 결과적으로 수요자들이 부담할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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