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면세점 매출 1조6629억
코로나19 발생 이후 세 번째로 높아
구매한도 폐지에 입국자 격리면제 덕

국내 면세점 월매출 현황 <자료=한국면세점협회>
국내 면세점 월매출 현황 <자료=한국면세점협회>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지난달 국내 면세점 매출이 1조6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2월과 비교해 15% 넘게 증가한 실적이다. 면세점 구매한도 폐지와 입국자 격리 면제 효과로 풀이된다.

28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6629억원이다. 전월 대비 16.4% 증가한 수치이자 지난해 3월에 비해 15.9% 늘어난 숫자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세 번째로 높은 월매출이다. 코로나19 이후 최고 월매출은 지난해 9월의 1조7657억원이며 2위는 지난해 11월의 1조7629억원이다.

이 같은 실적은 지난달 18일부터 국내 면세점 구매 한도가 폐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면세점 구매 한도가 사라지는 것은 1979년 제도 신설 이후 43년 만에 처음이다.

정부는 코로나19를 겪으며 위축된 면세업계를 지원하고 해외 소비를 국내 소비로 전환하기 위해 관세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내국인 면세점 구매 한도를 폐지했다.

다만 600달러인 휴대품 면세 한도는 유지했다.

또 지난달 21일부터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접종 이력을 등록한 해외 입국자는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바뀌었다.

이에 면세업계도 이벤트를 열며 고객 유치에 공을 들였다.

특히 롯데면세점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증정·할인 행사를 열었다.

롯데면세점은 18일 이후 시내면세점에서 5000달러 이상 구매하는 내국인 고객에게 결제 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결제 포인트(LDF 페이)를 최대 96만원까지 증정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대규모 할인행사도 진행했다. 마크 제이콥스, 토리버치, 발리, 베르사체 등 해외 유명 브랜드의 상품을 최대 80%까지 할인판매했다. 발몽, 샬롯 틸버리 등에서는 구매 금액에 따라 사은품을 증정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또 신세계면세점은 본점에 국내 패션 브랜드 라이프워크, 빅웨이브 컬렉티브, 올댓케잌을 입점시키며 패션 라인업을 강화한다.

신라면세점도 지난달 18일부터 신라호텔 S멤버십과 신라호텔 파크뷰 2인 식사권 등을 증정하는 프로모션과 최대 195만 S리워즈를 증정하는 서울점 포인트 증정행사를 시작했다.

행사 시작 당시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해외여행 수요가 확대되면 면세점을 찾는 고객도 많아질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과 정부 방침에 맞춰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규제 완화와 이벤트의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번달 4일까지 2주간 롯데면세점 매출은 직전 2주 대비 50% 늘었다. 현대백화점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도 2주 전에 비해 매출이 각각 49%, 36% 뛰었다.

이 같은 흐름은 이번달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이달 1일부터 해외 입국자 격리를 완전 면제해줬고 18일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도 전면 해제되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더욱 수월해진 영향이다.

이에 이번달 1일부터 8일까지 인천공항을 이용한 인원도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났다.

해외 단체여행객의 방문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 14일 신세계면세점 본점에 태국 단체관광객 20여명이 방문했다. 태국 단체관광객이 신세계면세점을 방문한 것은 2년만이었다.

고개 맞이를 위해 대대적인 매장 리뉴얼을 단행하는 곳도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매장 환경을 재정비하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입점 브랜드를 전략적으로 재구성한다고 27일 밝혔다.

또 코로나19 여파로 휴점에 들어갔던 매장을 다시 오픈하는 등 본격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채비에 나선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해외입국자의 격리가 해제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해제 수순을 밟고 있는 만큼 다시 여행을 떠나며 면세점을 찾을 고객들을 위해 리뉴얼을 단행하게 됐다”며 “하반기에도 고객 수요에 맞춰 상품 카테고리를 개편하고 매장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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