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OTT 가입자 수 급감, 국내 OTT 매출-MAU 급증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국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 내 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국내 OTT 시장 성장을 견인했던 넷플릭스의 가입자수가 급감하고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손꼽히던 디즈니플러스, 애플TV 등 해외 OTT의 성장세가 주춤한 사이 웨이브, 티빙, 왓챠 등 토종 OTT들의 매출이 크게 증가하며 선두업체를 맹추격하는 모습이다. 

21일 앱 데이터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7대 OTT(넷플릭스·웨이브·티빙·쿠팡플레이·디즈니+·시즌·왓챠)의 월 실사용자(MAU·안드로이드 기준)는 총 1986만 명이었다. 

지난해 12월과 비교 넷플릭스 MAU가 30만명 가까이 줄었고 디즈니+ 역시 202만명에서 173만명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OTT인 쿠팡플레이의 MAU가 26% 증가했고 이어 웨이브·티빙 또한 각각 6%, 2% 가량 늘었다. 국내 OTT 중 왓챠 사용자만 소폭 감소했으며, 최근 오리지널 콘텐츠 '파친코'를 선보인 애플TV+는 이렇다 할 상승세를 아직까지 보이지 못하고 있다.   

토종 OTT들은 전년도 매출에서도 상대적으로 나은 성적표를 거뒀다. 

지난해 웨이브는 약 230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약 27.7% 증가했고, 티빙 매출도 직전년도 대비 750% 늘어난 1315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가입자 수가 소폭 줄어든 왓챠 또한 지난해 매출 708억원을 기록하며 직전년도 대비 86.2% 증가했다.

국내 OTT 선전 비결로는 국내 소비자 맞춤형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우선 거론된다. 이와 관련 올해도 국내 OTT는 드라마, 예능, 영화 가리지 않고 소비자 맞춤형 오리지널 작품을 웨이브 30여편, 티빙 30여편, 왓챠 20여편, 쿠팡플레이 최소 3편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국내 OTT들은 콘텐츠 발굴을 위한 대규모 투자 및 해외 진출도 적극 모색 중이다.
웨이브는 오는 2025년까지 자체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에 1조원을, 티빙은 내년까지 4000억원을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티빙의 최대주주 CJ ENM은 지난달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하며 콘텐츠 협력을 강화한다고 알린 바 있다.

다만, 여전히 국내 OTT의 MAU를 모두 합쳐야 넷플릭스 실이용자 수를 뛰어넘는 수준인데다 이들 OTT가 매출 증대와 별개로 매년 수백억원의 영업손실을 쌓아가고 있다는 점은 지속 성장의 부담이 될 것이란 의견들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업이 공략하기 힘든, 한국 정서에 먹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점하면서 국내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면서도 "자칫 투자를 중단할 경우 격차가 벌어지고 낙오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고 지출 지속에 따른 출혈경쟁 부담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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