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신반포15차 등 대어급 단지 분양 일정 불투명

공사가 중단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에 설치된 유치권 행사 현수막. <사진=둔촌주공시공사업단>
공사가 중단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에 설치된 유치권 행사 현수막. <사진=둔촌주공시공사업단>

[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서울 주요 재건축단지들의 사업 지연이 장기화 양상을 띄며 서울시 주택공급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연내 예상했던 재건축단지 분양물량에 비해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며 인근 지역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청약 열기가 과열되는 등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과 신반포15차, 이문3구역, 송파구 잠실진주 아파트 등 대어급 재건축단지들의 일반분양 일정이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서울 분양물량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 재건축단지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은 시공사업단과 조합 간의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 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다. 조합이 총회에서 전(前) 조합장과 시공사업단이 계약한 공사계약 변경에 대한 과거 총회 의결을 무효화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일반분양 일정 역시 무기한 연기될 전망이다.

다음 달로 예정됐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 재건축단지인 '래미안 원페스타'의 일반분양도 밀린 상황이다. 해당 단지는 시공계약을 체결했던 대우건설과 조합이 공사비 증액 문제로 갈등을 빚다 조합의 계약해지로 인해 시공사 지위를 찾기 위한 대우건설이 법적 분쟁을 진행했던 곳이다.

그러나 지난 2월 대우건설이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 중지 가처분’이 기각되 교체된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공사를 재개하게 되면서 강남권 분양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지만 조합이 높은 분양가를 받기 위해 택지비 감정평가를 늦추면서 분양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HDC현대산업개발·GS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선정된 이문3구역은 지난 1월 발생한 HDC현대산업개발 광주 아이파크 붕괴사고 이후 조합의 시공사 교체 요구가 커지면서 위기를 맞게 됐다. 조합은 오는 30일 총회를 열고 HDC현대산업개발 시공권 배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송파구 신천동 잠실진주아파트는 지난 2월 공사현장에서 삼국시대 유물이 대거 발견되면서 공사 일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송파구 전체 부지의 절반이 문화재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이라는 결과에 따라 현재 문화재 발굴 정밀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사업 지연은 물론 올해 하반기로 계획했던 분양 일정이 불확실해졌다.

업계에서는 서울시 주요 정비사업 분양물량의 일정 지연으로 서울 공급 물량이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고 실수요자들의 청약 통장이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와 인천시에 집중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다음달 새 정부 출범으로 부동산 시장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을 부추기고 있어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합리적 분양가가 예상되고 선호도 높은 인기 브랜드가 포함된 경기와 인천 주요 물량에 수요자들과 투자자들이 몰릴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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