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시작, 타협점 못 찾아

선박 건조에 사용되는 후판 <사진=현대제철>
선박 건조에 사용되는 후판 <사진=현대제철>

[현대경제신문 이소희 기자]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후판가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 통상 3월 말 내지 4월 초 협상이 마무리됐으나, 올해는 쉽사리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상반기 후판가 인상을 두고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째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철강업계는 고로 제강 원료인 철강석과 제철용 원료탄(석탄) 등 원자재 값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2월말 톤당 120.19달러 수준이던 국제 철광석 가격은 지난 8일 159.25달러까지 올랐다. 제철용 원료탄 가격도 같은 기간 톤당 355.89달러에서 410.5달러까지 치솟았다. 현재 유통 시장에서 비조선용 후판은 130만~140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철강업계에선 그동안 조선업계의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가격 인상을 자제해왔으나, 글로벌 철강 시황에 따른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할 경우 자사 수익률 역시 크게 악화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산업 특성 등을 고려할 때 지난해에 이어 3분기 연속 가격 인상은 힘들다고 밝히고 있다. 업황 회복이 기대되는 시점에서 후판 가격을 연속 인상할 경우 추가적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조선업계는 연간 수주목표를 초과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두 차례 후판가 인상으로 대규모 손실 충당금을 실적에 반영, 한국조선해양 1조 3848억원, 대우조선해양 1조 7547억원, 삼성중공업 1조 31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조선 3사가 상반기 후판 가격 인상분에 따라 책정한 충당금은 각각 8960억원, 8000억원, 3720억원 규모였다. 

또한 조선업계는 헤비테일 계약(선수금을 적게 받고 인도 대금을 많이 받는 형태의 계약) 특성상 수주가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1~2년이 소요된다는 점도 현 시점에서 인상 불가 사유로 밝히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는 당시 후판가를 기준으로 수주액을 책정하는데 선박 건조 시 후판가가 오르면 가격이 오른 만큼 고스란히 손해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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