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中 매장 30% 영업 축소
“LG생건, 中 락다운에 불확실성 증폭”
화장품 수출 17% 감소…“5월에 회복”

[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화장품업체들이 수출 부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중국 봉쇄까지 겹쳐 울상을 짓고 있다.

8일 정혜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발(發) 불확실성으로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며 아모레퍼시픽 목표주가를 17만5000원으로 5.4% 하향했다.

중국은 베이징올림픽 기간에 이어 최근 상하이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자 도시 봉쇄 조치를 내렸다.

정 연구원은 “중국 오프라인 매장 중 약 30% 수준이 3월부터 일부 영업을 축소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1선 도시 위주로 방역이 강화돼 유통 트래픽 제한 영향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증권은 도시 봉쇄가 계속되고 있는 상하이 공장도 지난 1일부터는 가동이 중지된 것으로 파악했다.

정 연구원은 “이 시설은 이니스프리, 마몽드, 에뛰드를 주로 생산해 주력 브랜드인 설화수 생산에는 영향이 없겠으나 매장 영업 축소로 판매 실적 영향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내다봣다.

박은정 연구원은 지난달 말 발표한 리포트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이니스프리를 중심으로 부진할 것”이라며 “1분기 해외부문 매출은 4200억원(7% 감소), 영업이익이 164억원(69% 감소)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1분기 중국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4%, 영업이익률이 10%p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생활건강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5일 리포트에서 “중국 정부의 락다운 조치 이후 단기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로 인해 최근 주가가 다소 과도하게 하락한 상황”이라며 “락다운 조치가 어떤 강도로,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상하기 어려워 매출 불확실성이 증폭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가 반등을 방해하고 있는 보다 중요한 요인은 매출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라고 판단된다”며 “후 브랜드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후 매출이 지난 7년간 연평균 34% 고성장한 까닭에 향후 성장률이 점진적으로 둔화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의 면세 매출은 지난해 1조8000억원으로 화장품 매출의 41%를 차지한다. 이 중 대부분이 중국 수요로 추정된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년도의 높은 기저, 중국과 관련된 외부 변수 등으로 지난해부터 3분기 연속 면세 매출이 감소해 손익 변동이 나타나고 있다”며 “면세 회복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1분기 수출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달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보다 17% 가량 감소한 7억1200만달러에 그쳤다.

1월과 2월에도 각각 5억7100만달러, 5억8600만달러로 성장세가 멈췄다.

화장품 수출은 2020년 6월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1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2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8억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 같은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는 월별 수출실적에서 단 한 번도 5억달러대의 실적을 낸 경우가 없었지만 올해는 1~2월 연속 5억달러대에 그쳤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추후 중국의 외부 변수 등이 해소될 때 화장품 수요 회복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며 “중국 6·18 쇼핑 페스티벌을 대비한 5월 전후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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