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원료 및 폐기물 등 공정 이용

현대제철 당진사업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 당진사업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현대경제신문 이소희 기자]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에 발맞춰 철강업계가 친환경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저탄소 원료 사용 및 폐기물 재활용 기술 개발 등 ‘그린철강’으로 거듭나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 3사는 최근 주주통회서 ‘친환경 철강사’로 거듭나겠다고 한목소리를 내는 등 관련 기술 개발에 확보 및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호주 자원개발 기업 핸콕과 저탄소 철강 원료 생산을 추진한다. 

양사는 지난달 29일 저탄소 HBI 생산 프로젝트의 사업 타당성 조사를 위한 HoA(Heads of Agreement, 주요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 HBI는 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환원)한 환원철을 조개탄 모양으로 성형한 가공품을 말한다.

양사는 핸콕이 보유한 호주 광산을 공동 개발해 고품질의 철광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수소를 환원제로 활용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저감한 저탄소 HBI 제조 공장 신설을 검토한다. 환원제로 사용되는 수소 역시 호주의 우수한 신재생에너지 여건을 활용해 직접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패각 등 폐기물을 철강 생산 공정에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친환경 조업을 통한 저탄소 경영에 나섰다.
현대제철은 패각(굴·조개 등의 껍데기)을 가공해 만든 석회 분말을 소결(燒結)공정에 활용하고 있다. 소결공정은 가루 상태의 철광석을 고로 투입에 적합한 형태로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버려진 패각 약 92만톤을 제철공정에 활용할 경우 소나무 약 3억그루를 심는 것과 유사한 효과인 약 41만톤의 탄소 감축효과를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외에도 현대제철은 쇳물 속 불순물(황, 인)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하는 형석을 반도체 폐수슬러지(침전물)로 대체하는 개발을 진행했으며, 올해부터 우분(牛糞) 고체연료를 대탕도(쇳물배출용 통로) 내화물 건조용 열원(熱源)으로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석유계 도료 대신 바이오매스 도료를 활용하는 등 저탄소 공정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도료는 수지, 용제, 안료 등으로 구성되는데 용제가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용제는 석유계 원료로 컬러강판 제조 시 건조되며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이에 동국제강은 최근 휘발성 용제가 없는 바이오매스 도료를 컬러강판에 적용한 컬러강판을 개발했다. 동국제강이 개발한 기술은 무용제 컬러강판 기술에 UV(자외선) 경화 기술을 더해 기존 컬러강판 공법 대비 탄소 배출량을 80% 이상 줄어든다.

이처럼 철강사들이 저탄소 원료 및 기술 확보에 나서는 것은 ‘2050탄소중립(NDC)’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철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 2019년 기준으로 전체 산업 가운데 31%, 국가 전체로 보면 17%를 차지한다고 알려졌다.

이에 따라 주요 철강사들은 ‘2050년 탄소중립 공동 선언’을 비롯해 탄소중립 로드맵 구체화 및 실행에 나서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 정책에 발맞추려면 적극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친환경 공정 관련 기술에 대한 개발과 투자도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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