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시선으로 본 경제 이야기

 
 

경제 이익에 대한 모든 판단은 ‘미래’를 어떻게 상정하고 인지할 것이냐의 문제다. 경제라는 것은 앞으로의 이익을 생각하는 과정 속에 있다. 따라서 경제적으로 미래 가치를 생각하는 일은 경제인에게 있어 필수적인 사고 능력이다.

그런데 미래 가치 판단에 있어 우리는 어떤 관점에 놓여 있느냐에 따라 그 미래의 물성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자본으로 환원해서 미래 가치를 따질 수도, 공익적인 목적으로 미래 가치를 따질 수도 있다. 결국 경제적 주체가 어떤 관점으로 미래를 상정할 것이냐의 문제는 경제 활동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대체로 모든 기업들은 자본으로 미래 가치를 환산한다. 따라서 기업은 단기적으로는 손해일지라도 미래 가치를 고려하여 연구 개발에 엄청난 돈을 투자하기도 한다. 단순히 그 기간만 보면 손해이지만, 그 미래 가치를 고려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그 연구 개발에 투자하게 되어 있다.

다만 어떠한 성격의 공익 단체, 기업, 지자체, 정부 기관이냐에 따라 그 미래 가치의 환산은 달라진다. 공익 단체의 경우 단체에 대한 영리적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공익이라는 미래 가치를 따진다. 과연 이 제도가, 활동이 우리 사회 공익적 측면에서 이득이 되는가의 문제를 깊게 파고 든다.

반면 기업의 경우 영리적 이익을 추구하므로 대체적으로 미래 가치의 전부를 자본적인 관점에서 추구한다. 그런데, 기업에게 있어 이 자본 환원 과정은 단기간의 자본 축적에 목적을 두지 않는다. 늘 기업에게 있어 미래 가치에 변수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 기업 브랜드, 이미지다. 기업은 때에 따라서 이러한 브랜드와 이미지 구축을 위하여 공적 목적의 사업에 투자하기도 한다. 다만 이럴 경우에는 이미지나 브랜드 구축이 수치적으로 환원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므로 기업은 이러한 브랜드 이미지를 자본이 아닌 미래 가치로 산정하고 기업 활동을 지속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과연 소비자들이 브랜드 이미지를 어떻게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에서 출발하여 그 이미지가 상품 판매에 도움이 되었느냐의 문제를 복잡한 수치 계산을 통해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 이미지 자체가 파생하는 자본적 이익을 완전히 기업 영리로 환원할 수 없다. 왜냐하면 브랜드 이미지란 결국에는 미래 가치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깐 ‘미래’라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할 듯하다. 미래라는 것은 단출하게 현재가 아닌 이후의 어떤 시간을 지칭하지만, 사실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적 구분은 오늘날 크게 의미가 없어졌다. 왜냐하면 앞서 언급한 미래 가치라는 것이 현재적 입장에서 구성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미래 가치란 늘 미래에 종속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역설적으로 현재라는 입장에서 규정 받는다. 따라서 기업은 현재적 입장에서 미래 가치를 늘 고려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미래는 실상 우리가 ‘미래’가 아니며 오히려 ‘현재적’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현재적 입장에서 미래를 구성하는 것, 다시 말해 미래를 시뮬레이션하는 것은 인간 나름의 진화방식이었다. 만일에 일어날 일들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그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뇌는 꿈을 발명했고, 여러 상상하는 방법들을 개발해 왔다. 근래에 들어 이러한 인간적 특성을 반영한 학문이 미래학이다.

우리는 종종 미래학자들에 대한 오해가 있는데, 그것은 미래를 예측하고 예언하는 학자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일정 부분 미래를 예측한다는 측면에선 나름의 정합성이 있지만 미래를 예언하는 것은 아니다. 예언이란 대체로 기적과도 같은, 다시 말해 어떠한 논리적 정합성이 부재한 예측을 말한다. 하지만 미래학자들은 그런 논리적 정합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늘 근거를 갖는다.

결국 미래학이란 현재의 종합적 현상을 논리적인 판단을 통해 그 다음의 결과를 예측하는 일이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경제학은 미래학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대체로 모든 경제활동은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예측 행위에 가깝다. 그리고 그 예측을 통해 이익을 만들어내려고 한다. 결국 경제인이 미래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경제적 실리를 위한 것도 있지만 다양한 기업적 입장의 이익들을 찾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학의 공부는 앞으로 필수가 될 것이다. 

유휘량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학, 석사 졸업, 현대문학 현대소설 전공 박사수료

지금까지 시를 꾸준히 써왔고, 문학을 연구하고 있다. 부마항쟁기념재단, 숲과나눔재단, 한국연구재단에서 연구책임자로 연구과제를 수행하였으며, 통일인문학단, 통일부, 국방부, 국가인권위원회, 한국정신문화재단 등에서 논문으로 여러 차례 수상을 하였다. KCI에 논문을 다수 게재하였으며, 공저로 <몸의 미래 미래의 몸>이 있다. 현재 한겨레교육에서 문학, 정신분석, 철학 등 문예창작에 필요한 이론들을 강의하고 있으며 2022년 현대경제신문 신춘문예에 시부문 <스케치 - 기린의 생태계>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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