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CJ CGV가 영화관람료를 인상했다. 성인 2D 영화는 1000원, 아이맥스(IMAX)를 비롯한 특별관은 2000원, 씨네드쉐프 등 고급관은 5000원씩 오른다.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벌써 세 번째 가격 인상이다.

인상 이유는 CGV의 재정난이다. 식음료 기업처럼 원자재 가격이 오른 탓은 아니다.

CGV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적자가 누적돼 경영 위기가 가중되고, 제작·투자·배급 등 영화산업 생태계 전체가 더는 버틸 힘이 없어 생존을 위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앞선 지난해 4월 가격 인상 때와는 다른 이유다.

CGV는 지난해 4월 영화관람료를 인상하며 “코로나19로 관객이 급감함에 따라 극장은 물론 투자·배급사, 제작사 등 영화 산업 전반이 고사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영화산업 전체의 생존을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명분이었다.

이에 코로나19 이후 단행된 두 차례의 가격 인상에도 대다수 관객은 이 결정을 존중하고 동감했다.

극장에서 많은 수익이 나야 영화 투자·제작·배급사가 돈을 벌고 또 그 돈으로 영화회사들이 다음 작품을 만들기에 관객들은 가격인상도 참아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재정난이 이유다.

CGV는 올해 안으로 갚아야할 차입금이 4000억원이 넘는다. 원자재 가격 인상을 이유로 몇 년 만에 가격을 올리는 식품회사들의 상황과는 다른 맥락이다.

이 때문에 CGV의 이번 관람료 인상이 옳은지 의문이다. 관람료를 올릴테니 스크린을 찾는 고객만 오라는 배짱인가.

CGV는 식음료 제조업체 처럼 제조 원가 부담이 늘어난 것도 아닌데 어떤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한 것인지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CGV는 코로나19 사태 2년을 보내면서 영화관들은 매점 영업 재개에만 매달렸을 뿐 바뀐 게 없다. 매번 같은 성명서만 나왔다.

개봉작이 없다면서도 독립·예술영화들은 철저히 외면했다. 마블의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은 3개월 넘게 상영했다.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기 흥행작을 챙긴 것이겠지만 대작이 없을 때도 독립예술영화들은 자리를 찾지 못했다.

전국에 100만명이 넘는 장애인들을 고객으로 보지 않고 복지나 사회공헌활동으로 치부한 것도 있다.

여가생활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영화관을 찾는 시대는 지났다. 영화관들이 가격 인상의 값어치를 해주길 바랄 뿐이다.  

이제는 CGV가 영화관을 찾는 소비자들을 더 이상 봉으로 보지 않기를 바란다. 영화관을 안 가도 되는 이유가 많아 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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