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 산업팀장
김영 산업팀장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언행 하나하나에 세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의 입을 통해 어떤 말들이 쏟아질지, 그로 인해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금융과 부동산 중심 새로운 정부 정책 방향성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

이런 가운데 재계 일각에선 벌써 포스코와 KT 등 기업의 후속 인사에 대한 전망이 스멀스멀 흘러나오고 있다. 국영기업이란 탄생적 한계를 가진 이들 기업은 정권 교체기마다 경영진 교체설이 뒤따랐는데 이번에도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전경련과 대한상의, 경총 등 국내 대표 경제단체 간 알력 다툼도 감지되고 있다. 새 정부에서 위상 회복을 도모하는 전경련과 이를 견제하려는 단체 사이 주도권 경쟁이 시작되는 모양새다. 

권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제계 대응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다. 새로운 집권자가 나타날 때마다 재계 지형도에 큰 변화가 찾아왔던 경험에서 나온 자연스러운 대처라 본다.

그렇기에 갑의 위치에 있는 윤석열 당선인이 정치와 경제에 있어 ‘가까이할 수도 멀리할 수도 없는 사이’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관계를 유지해 주길 기대한다.

민간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게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고 그렇기에 정치와 경제가 멀어질수록 좋겠다고 할 수 있겠으나, 시장 생리라는 게 권력이 방임하면 독과점이 창궐하고 약자에 대한 수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고도성장 사회일수록 경제 권력에 대한 정치권의 견제와 제재는 필요한다. 2008년 미국 월가의 모럴해저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이를 방증한다 할수 있겠다. 

정치와 경제가 너무 밀착한 것도 문제다. 이는 과거 우리 역사가 잘 보여줬다. 역대 정권은 금권(金權)을 자주 탐했고 재계는 마지못해 또는 목적을 가지고 권력의 요구를 수용했던 적이 많았다. 정권과 유착한 기업이 승승장구하는 동안 권력과 멀어진 기업이 명패를 내리는 일 또한 비일비재했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1960년대 들어 여러 차례 정치적 고초를 겪으며 정치권과 관계에 대해 불가근불가원을 말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또다시 찾아온 정권 교체기다.

화무십일홍 권불십년(花無十日紅 權不十年)이라고 했다. 열흘 가는 붉은 꽃이 없고 십 년 가는 권력이 없다.

법조인으로 평생을 지낸 윤 당선인이라면 누구보다 이를 잘 알고 있으리라. 기우일 수도 있겠으나 부디 새 대통령 당선인이 권력에 취해 중도(中道)에 벗어나는 선택을 하지 않길 바라본다.

불가근불가원의 관계를 유지하는 게 새 정부가 정치도 경제도 살리는 묘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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