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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 사건 그 후] 국수·고철 팔던 삼성, 위기 발판 삼아 성장이병철, 1938년 삼성상회 창업...국내 1등 기업 탄생
이건희, 1988년 제2창업...한국 넘어 글로벌 정복
이재용, 승계 잡음 딛고 100년 기업 수성 전략 착수
김영 기자  |  divazero@fi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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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3.17  16: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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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8년 문을 연 삼성상회 <사진=삼성>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3월은 삼성의 창업 달이다. 그룹 모태인 삼성상회(三星商會)가 1938년 3월 1일 설립됐고, 이건희 2대 회장이 창립 50주년이던 1988년 3월 22일 제2 창업을 선언했다. 현재 삼성은 3월 22일을 공식 창립기념일로 삼고 있다.

삼성상회는 지역 청과물과 함께 국수를 만들던 회사였다. 전후 삼성은 고철을 내다 팔아 외화를 벌었다. 국수와 고철을 팔던 삼성이 오늘날 자산 457조원에 연 매출 333조원 당기순이익 20조원을 올리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창업 후 숱한 부침을 겪으면서도 위기 속 성장을 거듭해 온 결과다. 창립 84주년을 맞아 삼성의 지난 발자취를 되짚어 보고 미래를 전망해 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 이병철 삼성 창업주 <사진=삼성>

이병철, 삼성상회 창업...국내 대표 기업 출현

삼성의 역사는 호암 이병철이 1938년 대구시 중구 인교동에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 허정구 삼양통상 창업주 등과 함께 삼성상회를 설립하며 시작됐다.

별표국수를 만들어 팔던 삼성상회에 이어 이병철은 서울로 연고지를 옮겨 삼성물산공사를 설립, 전쟁 전까지 양조업과 부동산 투자업 등을 영위했다.

전쟁이 발발하자 부산으로 내려갔고 한 동안 고철 사업을 했다. 이때 우리나라는 탄피 등 고철이 사방에 넘쳐났는데 이병철은 전국 각지에서 고철을 긁어 모아 2차 세계 대전 후 철이 부족했던 일본에 내다 팔아 큰 이윤을 챙겼다. 

또한 고철 장사를 통해 마련된 자금은 그룹의 첫 제조업체인 제일제당(1953년 창업) 및 양복지를 생산하는 제일모직(1954년) 설립에 쓰였다. 두 업체 모두 시대적 필요성을 충족시키며 빠르게 성장했고 삼성 역시 그룹의 면모를 갖춰 나갔다.

1957년 삼성은 국내 기업 최초로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했고 이듬해엔 안국화재를 인수하며 금융업에도 진출했다.

성장을 거듭하던 삼성의 첫 위기는 국내 정치 불안이 급증하던 1960년대에 찾아왔다.

4.19혁명으로 집권한 민주당 정부는 물론 직후 등장한 박정희 정권 모두 삼성 창업주이자 국내 재계 서열 1위에 이름을 올린 이병철을 부정축재자로 규정했고, 이때마다 삼성은 막대한 벌금을 부담해야 했다.

그마나 박정희 정권과 불편한 관계는 상호 이해관계를 빠르게 조율해 개선했는데 1966년 이른바 ‘사카린 밀수’ 사건이 터지며 더 큰 위기가 찾아왔다.

대기업의 밀수건에 대해 국민적 비난 여론이 쏟아졌던 것으로 야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까지 이에 호응하며 그룹 존폐 위기까지 내몰린 것이다. 삼성은 위기 타개를 위한 궁여지책으로 이병철의 경영 일선 후퇴와 함께 당시 그룹 매출의 1/3을 차지하던 한국비료공장과 대구대학교를 정부에 기증했다.

삼성의 재도약은 1968년 이병철 복귀와 함께 시작됐다. 전자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일찍이 주목했던 이병철은 경영 복귀와 함께 삼성전자와 삼성전기를 설립해 첨단 전자통신 및 반도체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이 시기 삼성은 건설업에도 진출했다.

이 중 전자업의 경우 도시바와 히타치 등 일본 업체의 하도급을 도맡으며 기술을 축적해 나간 일화가, 반도체의 경우 그룹 후계자였던 이건희 2대 회장의 개인 투자를 그룹 차원에서 지원해 수년간의 적자 끝에 성공시킨 사례가 유명하다.

   
▲ 이건희 삼성 2대 회장 <사진=삼성>

이건희, 제2의 창업...글로벌 기업으로 도약

삼성은 사카린 밀수 사건을 기점으로 후계 구도에도 큰 변화를 겪었다. 이병철의 삼남 이건희가 이맹희·이창희 두 형을 제치고 차기 후계자로 낙점받은 것으로 이 사건 이전까지 이건희는 그룹 내 미디어 사업을 이어받을 것이라 알려져 왔었다.

1979년 부회장에 오른 이건희는 이병철이 별세한 1987년 회장직에 올랐다. 1990년대 들어선 친족 분리가 진행되며 신세계백화점, 전주제지, 제일제당 등이 삼성에서 떨어져 나갔다.

1993년 6월 이건희는 자신의 경영 모토인 ‘신경영’을 주창하며 이전과 전혀 다른 새로운 기업으로 재탄생을 선언했고, 이후 삼성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갔다.

이건희 시대 삼성 부상은 반도체 업황 개선을 빼놓고 이야기 하기 힘들다.

이병철 시절부터 삼성은 반도체 육성에 갖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기술격차에 더해 미국과 일본 기업들의 가격 덤핑 영향 등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다, 이건희 시대가 개막한 1987년 말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며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이듬해인 1988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는 만년 적자에서 벗어나 3200억원 흑자를 기록했고 이후 고속 성장을 거듭 중이다.

경영진의 적극적인 혁신 노력도 삼성 초일류 달성에 원동력이 됐다. 품질 최우선주의에 맞춰 질적 개선을 이뤄냈고 일본 및 서구 제품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디자인 혁명에도 나섰다. 이를 통해 핸드폰 등 삼성전자 주요 제품들이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재계에선 이 같은 공로를 인정, 이건희를 삼성의 제2 창업주로 부르고도 있다. 실제 이건희 취임 당시 삼성의 연 매출 규모는 10조원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취임 30여 년이 지난 후 삼성은 연 400조원이 넘는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다만, 이건희 시대에도 어려움은 있었다. 1997년 외환위기와 함께 야심 차게 뛰어들었던 자동차 사업을 서둘러 접어야 했으며, 2008년에는 김용철 전 삼성 법무팀장의 오너가 비자금 및 세금포탈 양심고백으로 그룹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바 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

이재용, 불안한 출발... 새로운 도전 준비

경영세습이란 세간의 부정적 시선이 무색할 정도로 그룹을 진일보시켰던 이건희 2대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졌고 2020년 10월 25일 별세했다.

그 뒤는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어받았다.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재용은 아버지가 쓰러진 뒤 그룹의 실질적 총수 역할을 수행했고, 2016년 갤럭시 노트7 폭발 사고 직후 등기이사에 올라 책임경영에도 나섰다.

이재용 시대 삼성에 대한 평가는 현재진행형이다.

반도체 호황 속 삼성전자가 매년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는 등 그룹 전체 실적은 순항 중이나 이재용 개인적으로는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는 등 출발부터 삐걱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재용 시대 삼성에 대한 평가는 경영권 승계 논란이 완전히 종결된 후에나 가능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며 삼성은 지배구조 역시 큰 변화를 겪었다.

과거 여타 재벌기업과 마찬가지로 순환출자 구조였던 삼성은 2018년을 기점으로 이재용을 위시한 오너일가가 삼성물산을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을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와 삼성 금융계열사를 삼성전자가 기타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로 변경됐다.

단, 그동안 이재용 부회장이 밝힌 몇 가지 청사진을 고려할 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삼성 전성기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 또한 적지 않다.

우선 과거와 달리 삼성이 그룹 차원의 통합관리 대신 각 계열사별 맞춤형 자율경영을 도입한 것이 시시각각 빠른 결정이 필요한 최근 경영환경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이재용이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그랬듯 그룹 핵심인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으면서도 바이오 및 이차전지 등 신성장 동력 확보를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시대적 요구와 부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오너리스크 탈피를 위해 본인 자식에게 경영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 또한 시장에선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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