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이경희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시장이 물론 볼거리와 먹거리 같은 밝고 풍성한 면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시장이야말로 인간의 욕망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세상의 축소판이라 입이 딱 벌어지도록 놀랍고 신기한 것들이 넘쳐나는 곳이기도 하지만, 어느 곳에선 가엽고 애처로운 것들과도 마주치게 된다. 공연히 미안해지고 불편하게 만드는 것들이다.

이 책은 밝은 쪽이 아니라 갈 적마다 애써 피하고 싶었던 곳에 진열되어 있던 그것들에 관한 이야기다.

어쩌다 마주치게 된 그 애처로운 눈동자들을 떼어내고 돌아오는 발길이 너무 무거워 장미꽃을 심던 작년 봄부터 케이지 속 그 귀여운 생명을 품기 시작했다.

채식주의자도 아니고 동물 보호에 앞장선 이력도 없다.

다만 우리가 먹고 마시고 누리는 모든 것이 다른 생명의 희생으로 얻어진 것이라면, 한번쯤은 공존과 책임에 대해 마음을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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