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찬쉐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사랑의 최고점을 지나 권태기를 겪는 세 커플의 모습을 조명한다.

‘로즈’ 의류 회사에서 영업부 매니저로 일하는 존과 아내 마리아, 의류 회사 사장 빈센트와 아내 리사, 회사의 고객이자 고무나무 농장주인 레이건과 농장의 일꾼 에다가 그들이다.

존과 마리아는 소설책에 몰두해 넋을 놓고 다니는 존의 성격 때문에 부부 관계가 소원해지고, 빈센트와 리사는 정체불명의 여자와 바람을 피우는 빈센트로 인해 위기가 찾아온다.

에다는 연인이 된 레이건으로부터 도망치고 레이건은 그녀의 행방을 쫓는다.

이 책의 인물들은 현실과 꿈이 구분되지 않는 몽환경의 세상에 살고 있다. 현실은 불쑥 꿈속으로 빠져들거나 환상이 현실로 침투한다.

이야기에는 뱀과 쥐, 장미와 오동나무 같은 동식물과 관능적이고 혼란스러운 감정이 넘실대고, 인물들은 해소되지 않는 욕망의 고통에 몸부림친다.

저자는 소설에 원시적이고 낯선 공간을 배치하여 무의식에 자리한 인간의 욕망을 드러내면서, 책을 읽는 독자들 역시 표면적인 세계의 밑바닥에 있는 본질을 발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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