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버시 샌드박스' 솔루션 하반기 출시...개인 데이터 제3자 공유 제한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애플에 이어 구글도 사용자 개인정보의 외부 유출을 막는 정책을 내놨다. 구글은 자사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에 기록된 개인 데이터가 제3자에게 공유되는 것을 막고 앱 개발자들의 정보 추적을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쿠키·광고ID 수집 방지를 위한 광고 솔루션 '프라이버시 샌드박스'의 베타 버전을 올해 하반기 출시한다. 크롬 웹뿐 아니라 안드로이드에서 광고업체 등이 이용자들의 쿠키·광고ID를 활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대신 이용자의 관심사를 350개 주제(토픽)로 분류하고 이를 3주간 보관하는 솔루션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쿠키는 이용자가 웹사이트에 접속 시 자동으로 생성되는 파일로 검색·구매 내역, ID와 비밀번호, 카드정보 등이 포함된다. 광고ID는 구글이 휴대폰 단말기에 부여한 고유한 값으로 안드로이드에서 이용자들의 활동 내역을 데이터로 기록하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구글은 안드로이드 이용자 휴대폰마다 ‘광고ID’를 생성해 이용자 앱 활동 내역을 데이터화했고 제3자에게 판매해왔다. 데이터를 받은 앱 개발자들은 OS 데이터로 이용자들의 관심사를 파악해 표적 광고를 할 수 있었다.

구글은 지난해 크롬 웹상에서도 이용자 데이터 보호 기능을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은 크롬 웹상에서 생성되는 ‘쿠키’ 수집 행위를 2024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구글은 앞으로 이용자들의 광고ID를 판매하는 대신 이용자의 관심사를 여러 주제로 분류해 판매하겠다는 방침이다. 올 하반기에 베타 테스트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며 제도 적응을 위해 기존 광고ID를 판매하는 방식은 최소 2년은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지난해 4월부터 모바일 운영체제 iOS에 쌓인 개인 데이터를 제3자에게 파는 행위를 제한해왔다. 애플은 iOS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용자에게 일일이 개인 데이터를 외부에 넘겨도 되는지 물어 개인정보의 무분별한 외부 유출을 막았다.

애플에 이어 구글까지 개인 데이터의 제3차 유출 제한에 나서며 앱 개발자들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메타는 애플의 정책 변경 이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 줄어든 126억달러를 기록했다. 메타는 이달 초 실적을 발표하며 애플의 개인정보 정책의 변화로 광고 매출이 올해는 100억달러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며 “구글이 토픽으로 분류하는 새로운 대안을 내놨지만 활동 데이터를 그대로 전송했던 광고ID 방식에 비해 구체성이 떨어져 제3의 앱 개발자에겐 타격이 있을 수 밖에 없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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