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美주식 순매수 2조원 달해
엔디비아·애플·TQQQ 등 집중매수
"슈퍼버블, S&P500 폭락" 전망도

미국 뉴욕시 타임스스퀘어의 나스닥 마켓사이트 전광판 <사진=연합>
미국 뉴욕시 타임스스퀘어의 나스닥 마켓사이트 전광판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주샛별 기자] 국내 투자자들이 연초부터 미국 주식이 급락하자 저점 매수에 나섰지만 추가 하락에 따른 투자 손실 위험이 크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글로벌 투자 전문가들로부터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연내 금리를 4번 올릴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S&P500 지수가 향후 45% 가까이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17억1,767만 달러(약 2조원)에 달한다.

국내 투자자는 엔비디아 2억2,323만 달러(약 2,66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애플도 1억6,655만 달러(약 1,986억원)어치 순매수를 기록했다. 순매수 1위는 나스닥100지수 상승률의 3배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TQQQ(프로쉐어즈 울트라 QQQ) ETF(상장지수펀드)로 3억2,379만 달러(약 3,866억원)를 투자했다.

미국 주식시장이 새해 들어 급락세를 보이자 반등을 기대한 국내 투자자들이 저점 매수에 나선 것이다.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주요 20개국(G20)의 대표 지수 중 S&P500은 7.73% 하락해 러시아(12.15%)에 이어 두 번째로 하락 폭이 컸다. 연준이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에 주요국 대비 낙폭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국내외 금융투자업계 주요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의 주가 하락세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고 경고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투자자 제레미 그랜섬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나칠 정도의 자금이 미국 증시에 몰리면서 심각한 슈퍼버블이 생겼다”며 “S&P500 지수가 향후 45% 가까이 폭락한 2,500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랜섬은 미국의 닷컴 버블 사태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측한 바 있는 투자 전문가다.

그는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 주식 투자를 피하고,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여타 선진국 시장이나 이머징 마켓의 가치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이달 25~26일(미 현지시간 기준)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긴축 방침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시장에 우려를 더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메리클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3, 6, 9, 12월 최소 네 번의 금리인상을 예상한다”며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이보다 더 공격적인 긴축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FOMC 회의에서 공개될 깜짝 금리인상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는 올해 금리 인상횟수가 4차례 이상일 수 있음을 시사해 시장의 공포감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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