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업계 요구 60%만 반영 제시
3세대 실손, 할인특약 폐지에 8.9%↑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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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내년 1~3세대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가 인상된다. 인상률은 가입 시기별로 1~2세대 상품은 평균 15%, 3세대 상품은 8.9%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실손보험료 인상률을 보험업계가 요청한 수준의 60%로 조정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1세대 구실손보험과 2세대 표준화실손보험은 평균 15%가 오를 전망이다. 현재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2,700만명으로 추산된다.

원칙적으로 보험료는 시장 자율로 결정되지만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의 경우 보험업계가 금융당국의 의견을 수용해 보험료 인상률을 결정한다.

당초 업계는 손해액을 고려해 상한선에 가까운 25%의 인상을 주장했다. 실제 지난 3분기 말까지 손해율(위험손해율)은 131%를 기록했다. 이에 연말까지 손해액은 3조 5,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가입자와 의료계에서 발생한 적자를 가입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여론을 반영해 인상률은 조정됐다.

이번 인상 결정으로 1·2세대 상품은 2019년 이후 4년 연속으로 평균 9.9% 이상 보험료가 오르게 됐다. 갱신 주기가 5년인 초기 가입자는 2017∼2021년 간 인상률이 한꺼번에 반영된다. 또한 1세당 평균 3%p에 해당하는 연령 인상분까지 더해지는 만큼 인상률은 30%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2017년 4월 이후 판매가 시작된 3세대 실손보험은 2년간 유지한 ‘안정화 할인 특약’을 종료해 간접적으로 인상 효과를 보게 됐다. 안정화 할인 특약은 2020년 1·2세대 보험료를 10% 가량 올리는 대신에 3세대 보험료를 1년간 할인해주던 것으로 할인 특약 종료에 따라 3세대 가입자들은 평균 8.9%의 보험료가 인상된다.

아울러 금융위는 1∼3세대 가입자가 내년 6월까지 4세대로 전환하면 1년간 보험료를 50% 할인해주는 조치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같은 보험료 인상에도 보험사의 실손보험 적자는 지속될 전망이다. 적자를 만회하는 데 필요한 인상분의 60% 정도만 보험료를 올리면서 내년 손해액도 2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실손보험은 매년 보험료를 인상하더라도 적자가 지속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결국 비급여의 과잉진료나 과잉수술 등의 문제를 잡지 않으면 뚜렷한 손해율 조정효과는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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