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올해 네 번째 자사주 매입…연간 2,600억 규모
강성수 한화손보 대표, 작년 10만주 이어 올해도 2만주 매입

메리츠화재(왼쪽)와 한화손해보험 본사 사옥<사진=각 사>
메리츠화재(왼쪽)와 한화손해보험 본사 사옥<사진=각 사>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보험사들이 자사주 매입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책임 경영을 실천하고 저평가 상태에 머물러 있는 주가를 부양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NH투자증권과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앞서 5월 발표한 자본 정책을 변경에 따른 것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7년간 35%의 배당 성향을 유지했지만 이를 별도 순이익 기준 10%로 축소하고 대신 자사주 매입·소각을 늘리기로 했다. 

계약 체결 발표 당일 메리츠화재 주가는 16% 이상 급락했고 일부 증권사는 매도 리포트를 내기도 했지만 이후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을 통해 1만 7000원대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25일 종가 기준 3만 1250원까지 반등했다.

주가 부양뿐만 아니라 실적에 대한 자신감도 자사주 매입에 투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이 46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4% 늘어났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41.6% 증가한 6384억원을 기록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자사주 취득은 올해 들어 네 번째로, 연간 자사주 매입 규모는 2603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메리츠화재의 올해 별도 순이익은 623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때 자사주 매입은 연간 순이익의 42%이고 앞서 공시한 배당성향 10%를 합산하면 주주환원율은 52%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한화손해보험도 지난 23일 공시를 통해 강성수 대표이사 사장이 전날 포함 양일 간 자사주 총 2만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취임 직후인 작년 3월 17일부터 24일까지 14차례에 걸쳐 자사주 7만 2000주를 매입했고 그해 6월 2만 8000주를 추가로 매입하면서 총 10만주를 산 바 있다.

한화손보는 2019년 말 61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관리대상에 포함됐지만 지난해 884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전년 동기 대비 84.3% 증가한 1680억원의 순익을 기록 중이다.

업계에선 강 대표의 임기가 3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지속적인 경영 개선의 의지를 보인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강 대표 취임 이후 한화손보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와 함께 연임에 대한 자신감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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