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 산업2팀장
성현 산업2팀장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3716억원. 쿠팡의 올해 3분기 적자 금액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2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많은 국민들이 대형마트나 복합쇼핑몰 방문을 꺼려하는 상황임에도 국내 대표 온라인쇼핑몰로 불리는 쿠팡이 적자를 본 것이다.

활성고객 수가 1682만명에 달하며 올해 초 미국 뉴욕거래소에 상장한 곳인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이런 아쉬움은 롯데온, SSG닷컴, 11번가에서도 느낄 수 있다. 이들 세 회사의 올해 3분기 영업손실 금액이 460억원, 382억원, 189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유통 공룡이라 불리는 롯데와 신세계의 계열사고 SK그룹과 아마존이 힘을 합친 곳이라도 치열한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물류센터에 투자하고 할인행사도 끊임없이 열어온 탓에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4개사 모두 매출이 늘었다는 게 위안일 뿐이다.

문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고 이제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체제가 시작됐다는 점이다.

온라인쇼핑몰을 이용하는 고객이 줄어들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대부분의 온라인쇼핑몰들은 외형을 키우기 위해 감수하는 ‘계획 적자’가 아닌 사업 부진으로 발생한 진짜 적자를 보게 될 공산이 크다.

특히 온라인쇼핑몰의 경쟁상대인 백화점은 이미 보복 소비 확산으로 매출이 늘고 새 점포도 오픈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상태다.

또 편의점은 1~2인 가구 증가로 코로나19 확산에도 부진 없이 수년째 매출이 증가하는 중이며 집과 직장, 학교, 관광지 등에서 가까운 점을 이용해 생활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온라인쇼핑몰이 위드 코로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남다른 장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과거에는 단순히 가격이 싸고 배송이 빠르면 인기를 얻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그 정도로는 관심을 끌고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

뭔가 다른 게 있어야 한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더욱 키우던지, 해외직구 제휴상품을 늘리던지, 공연 예매 시장을 장악하던지 각자의 강점을 키워야 한다. 진정한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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