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지짐 맞춰 중.저신용자 타깃대출 늘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인터넷전문은행과 저축은행이 중금리 대출 공급 확대에 나서면서 시장 파이가 커질 전망이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올해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20%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층에 대한 대출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고신용층 위주의 보수적인 대출 영업을 한다고 지적하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확대하라고 주문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 10.2% 수준이었던 중저신용자 비중을 올해 20.8%로 늘리겠다고 제시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도 각각 올해 말까지 21.5%, 34.9%로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을 늘릴 방침이다.

문제는 이들 은행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목표치보다 미진하다는 점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13.4%인 것으로 집계됐다. 케이뱅크도 2분기 말 기준 15.5%를 기록했으며 아직 3분기 비중은 공개하지 않았다.

기존에 중금리 대출을 주로 공급했던 저축은행들도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 규제 변화에 따라 중금리 대출 위주의 사업기반 안정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 7월 금융당국이 법정 최고금리를 24%에서 20%로 인하하면서 대출시장에서 탈락하는 저신용차주를 중금리 대출로 흡수할 필요성이 커졌다. 여기에 가계대출 총량규제 예외 적용, 영업구역 내 신용공여액 산정 시 가중 적용 등 중금리 대출에 대한 당국의 인센티브도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증가를 가속화하고 있다.

두 업권이 모두 중금리 대출 확대를 내걸었지만 주력 타깃층이 달라 동반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2분 기준 저축은행이 출시한 92개 중금리대출 상품의 신용점수구간별 평균금리는 11%~15% 였지만 카카오뱅크가 출시한 중신용대출 상품의 신용점수구간별 평균금리는 6% 수준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 확대로 향후 두 업권의 주요 고객군이 중신용자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과정에서 저축은행에서 인터넷전문은행으로의 고객 이탈은 불가피하지만 두 업권의 주력 타깃이 다르기 때문에 동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