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너지 지주사 지분 추가 매입
김동관 사람들로 임원 물갈이 시작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사진=한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사진=한화>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의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가 가시화되고 있다. 승계 마무리까지 넘어야 할 산들이 아직 많은 상황이나, 최근 들어 그룹 내 영향력 확대에 속도를 내며 이를 앞당기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3일 한화는 그룹 내 계열사인 한화에너지가 이달 5일부터 12일까지 5거래일간 한화 주식 85만 6천699주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지분 매입을 통해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은 기존 5.19%에서 6.81%로 상승, 18.84%를 보유한 김승연 한화 회장에 이어 2대 주주 자리를 굳건히 했다.

한화에너지가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 지분 매입에 나선 것 관련 김승연 회장 큰아들인 김동관 사장의 경영승계 움직임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사장(50%),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25%),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25%) 등 3형제가 지분 전량을 보유한 비상장사로, 이전부터 한화 경영권 승계 핵심이 될 계열사로 주목 받아 왔다.

한화에너지는 에너지 개발 및 공급 사업 등을 통해 꾸준하고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해 왔고 그룹 친환경 전략에 따라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올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시장 가치를 인정받은 알짜배기 계열사 한화시스템 지분도 13.14%나 보유하고 있다. 투자업계에선 내년쯤 한화가 한화에너지 IPO(기업공개)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에 업계에선 한화가 3형제가 한화에너지 기업가치 상승을 도모, 이를 통한 승계 자금 마련 등에 나설 것이라 예측해 왔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 취득 관련 “한화 승계절차가 구체적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는 걸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단행된 한화솔루션이 인사도 김동관 사장의 승계를 위한 그룹 내 영향력 확대의 일환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달 초 한화솔루션은 대규모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고, 김 사장의 손발이 되어 줄 40대 젊은 임원이 대거 중용됐다.

단, 한화 승계작업이 마무리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동관 사장 개인이 보유한 한화 지분율(4.28%)이 김동원 부사장(1.28%)이나 김동선 상무(1.28%) 보다는 많으나 승계를 확정 짓기에 부족한 수준이다. 김승연 회장 지분 상속 또는 증여를 위한 재원 마련 방안도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나온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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