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작은 동네시장 치고 시비가 일어나지 않는 날이 없다. 사람 사는 동네의 일상다반사가 그렇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뭐든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일을 처리하는 게 아니다. 동물이 그렇듯 즉물적 사고와 감정적 일처리, 지독한 이기적 집단주의로 주변을 놀라게도 한다.나라 간에도 이해할 수 없는 일처리 하나가 빌미가 돼 시비가 생긴다. 그것이 양국의 외교적 사안이 되고 나아가 전쟁으로 비화되는 예는 역사가 증명한다. 우리는 지금 일본과 전쟁을 눈앞에 두고 있다.무기를 들고 싸우는 전쟁은 어쩌면 옛날식 싸움이다. 원초적인 것이다. 돈을 가지고
‘싸전’이라고 하면 요즘사람들은 잘 모를 터다. 쌀이나 곡식을 거래하는 가게를 그렇게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미곡상점이 줄지어 있는 곳을 싸전골목이라고 해서 전통시장의 중심이 되던 곳이기도 했다.퍽 오래된 이야기지만 그 시절 싸전가게 주인이라고 하면 재래시장 상인들 사이에서도 알아주는 큰 장사꾼으로 여겼다. 지금까지도 싸전을 이어왔다면 아무리 적게 잡아도 3대 혹은 4대쯤의 전통이 있는 가게일 게다.그런 역사를 자랑(?)하던 K시장 최 씨네 가게가 결국 문을 닫는다는 소문이 돌았다. 새해 들어 돌던 풍문이 지난 주말부터 본격적화 한
정치판이나 시장판이나 장삿속이 밝아야 살아남는다. 만고의 진리다. 이왕지사 잇속 채우려고 이 바닥에 나선 이상 목표는 하나다. 많이 남겨 두루 배부르게 하고, 오래 버텨 영화를 누리는 것이 꿈이다. 그래서 정치나 장사나 한통속이라는 말은 맞다.그런 의미에서 ‘정치의 90%는 쇼’라는 말이 맞다는 생각을 굳히게 한 나날이었다. 바로 지난 주말, TV화면에 몸과 마음을 빼앗기고 허무하게 내뱉은 말도 그랬다. ‘참 별 짓다하는군’ 비속어 같아 더는 적을 수 는 없다.일본에서 열린 G20정상회담과 거푸 판문점에서 있었던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북한군병사의 탈북 장면은 충격 그 자체였다. 판문점 남북경계선을 향해 빗발치는 총탄을 무릅쓰고 질주하는 장면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총알 다섯 발이 병사의 몸에 맞는 장면이다. 세계가 이목을 집중한 탈북스토리였다. 그가 최근 매스컴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이태 전, 그의 탈북과정은 전율 그 자체였다. 어떤 영화도 그런 장면을 연출하기 어려울 만큼 그의 탈북은 스릴이 넘쳐난다. 긴박했던 당시의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진 화면은 보는 이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휴전선을 넘어 질주하는 그를 향해 북한군들은 총탄을 퍼부었다. 단 한 발을
1960년대 초반만 해도 도회지에 있는 시장은 소위 ‘아사리 판’이라는 비속어가 딱 어울리는 곳쯤으로 통했다. 온갖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의 집합체였다. 개중에는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협잡질을 하기 위한 패거리도 섞였다. 야바위꾼들도 드물지 않았다. 풍각쟁이들도 있었다.재담을 섞어 손님을 끌어모으는 호객꾼들이 재미를 보던 시절이었다. 싸구려 난장이 주류를 이루던 시절이기도 했다. 밑지고 판다는 장사꾼이 아닌 상인이 드물던 때였다. 거짓말인지 뻔히 알면서도 돈 주고 물건을 사고팔던 시절이었다.신용은 그 당시에도
◆ 편집국△ 금융부장 차종혁 △ 산업1팀장 김 영 △ 산업2팀장 성 현.
사람과 사람의 의사를 소통하는 말이, 문제를 일으키는 단초가 되는 예는 허다하다. 오죽했으면 예로부터 말 한마디가 화를 자초한다고 했을까. 오가는 말이 고와야 집안과 마을과 나라가 편안해 진다는 말이다. 자중자애의 첫째는 말조심에 있다.특히 시장에서는 더 그렇다. 고객을 맞이하는 말단 종업원에게 그래서 말조심하는 법부터 가르친다. 장사가 잘되는 이름난 노포(老鋪)의 말단 종업원은 말본새부터 다르다. 일본의 예의범절은 유별나다. 특히 고객과의 내왕이 잦은 업소종업원들의 행동거지는 우리네 그것과 크게 다르다.우리풍습과는 거리가 있어 처
정부의 경제운용에 국민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조금만 더 기다리면 좋아질 거라고 했다. 대통령을 비롯한 당국자들도 그렇게 우겼다. 그럭저럭 4월도 가고 5월도 넘겼다. 그러다가 올해도 본격적인 중반에 접어들었다.더 이상 이 정권을 지지했던 국민도 나라경제에 대한 변명을 할 핑계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처지가 됐다. 대통령도 더 이상 말문을 닫고 있다. 해서 국민은 더 답답하다.듣고 싶어도 아예 참는 게 더 좋을 거라는 소리도 들린다. 대통령의 경제에 대한 인식을 거의 무시하는 측이 더 그렇다. 그러면 보좌진이라도
점쟁이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지 미처 몰랐다. 사람의 길흉화복을 나름의 주특기로 분석해서 그 복채(수고비)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 그들을 통칭한 고유명사가 점쟁이라면 그렇다.정확한 인구도 알 수 없다. 그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생업에 종사하게 되는지도 분명치 않다. 그래서 그들의 점괘가 믿을 만한 것인지도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다르다.우리나라는 첨단산업으로 꼽히는 IT분야의 선두주자로 일컫는다. 여기서 향후 일등국가의 향방이 결정된다는 예측도 있다. 인공지능에 의해 미래의 인류사회가 진화된다는 논리가 거의 정해진 것처럼
시장상인의 금도가 있다. 신용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신용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말과 같다. 신용을 잃은 상인은 장사꾼들 사이에서도 따돌림의 대상이 된다. 차츰 주변에 사람이 없어진다. 자연히 장사도 되지 않는다. 매상이 줄어든다. 손님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다.그런 가게가 회복되기는 어렵다. 주인이 바뀌고 업종이 달라져도 고전을 하는 가게가 있기 마련이다. 시장 골목 어느 어느 가게는 그런 따돌림을 받는 곳이라는 소문이 퍼져서다. 소위 재수가 없는 가게로 꼽히기도 한다.순전히 가게 주인의 행실이 빚은 업보인 셈이다. 신용은 그래서
민심을 얻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시장과 정치판은 닮았다. 생리와 작동논리가 같다. 물건을 더 많이 팔기 위한 장사꾼의 노력은 민심을 끌어들이기 위한 정치인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물건 하나를 팔기 위해 상인은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다른 상인보다 부지런해야 한다. 한 푼의 이익을 얻기 위해 밤잠을 설치고라도 백리길을 마다하지 아니하고 달려가는 것이 장사꾼의 정신이다. 더 좋은 물건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궁리를 거듭하는 것이 사업가의 본분이다.유능한 정치인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의원 사무실에만 틀어박혀있지 않는다.
북한이 급속도로 망해가는 까닭을 모르는 한국 사람은 없을 터다. 겉으로는 이른바 한류의 위력을 꼽는다. 드라마, 유행가, 아이돌, 영화 등등 디지털시대에 발맞춘 남한의 대중문화가 북한을 막바지로 몰아갔다는 것이다.목숨을 걸고 한국으로 넘어온 탈북민들의 증언도 같다. 하다못해 아이돌노래에 취해 국경을 넘었다는 이들도 한둘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배가 고프고, 독재가 지겹고, 희망이라고는 없는 북한이 싫어 목숨을 걸었다는 이들이 거의 전부다. 그런 이들이 무려 3만여명이 지금 자유의 땅 남한에 정착해 산다.그들 모두에게는 개인적 이유가
3대째 시장 통에서 건재상을 하는 박 사장 네 사무실은 동종업자들의 사랑방이다. 이십여개가 채 안 되는 이들 가게는 겉보기와는 달리 나름 특정상품을 취급한다는 불문율을 지키고 있다.건축자재를 취급하는 점포라고는 하지만 일반인은 이름도 모르는 온갖 물건이 많다. 건축에 쓰이는 물건들이지만 구석에 싸여있는 마대조각 무슨 소용이랴 싶다. 그러나 그런 것도 현장에서는 꼭 필요한 자재 가운데 하나인 것만은 확실하다. 그러저러한 잡동사니들을 한군데 모아놓고 거래하는 곳이 바로 시장이다.하나라도 없으면 거래가 정지되는 곳이 시장이다. 그런 시장
시골장터에도 법이 있다. 그래서 법대로 움직이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의 근간은 법치에 있다. 법에 의해 나라와 사회와 개인의 삶이 영위되는 것이다. 법 없이도 살수있다는 말은 그래서 어불성설이 된다. 법대로 하자는 말이 그래서 가장 민주주의적인 말이다.나라마다 정치체제를 어떻게 운영하느냐는 것은 스스로 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통령중심제를 헌법으로 정해놓고 있다. 대통령은 국민을 대표한다. 삼권분립체제에서 그는 행정수반일 뿐이다. 대통령이 마음먹은 대로 나라를 이끌어 나가라는 의미가 아니다.그도 법이 정한 정도 내에서 행정부의 대
경제가 심각하다는 말은 어제오늘의 상황이 아니다. 경제를 진단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인체를 진단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아주 과학적이다. 또 정밀한 만큼 신뢰성이 뒤따른다. 그것을 의심하는 예는 거의 없다.우리경제를 진단해온 전문기관이 한둘이 아니다. 선진국일수록 많고 진단빈도도 잦기 마련이다. 그 가운데 며칠 전 발표한 한국경제연구원의 경기종합지수는 우리경제의 건강상태가 매우 위중한 지경으로 빠져들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경기진단에는 여러 요소가 있다. 결론적으로 이른바 경기종합지수를 구성하는 생산과 소비, 투자·고용·
지독한 불황, 늘어나는 빚, 폐업고려, 전업 캄캄, 텅 빈 가게... 요즘 민생현장을 취재한 탐방기사의 제목들이다. 그것도 뜻있는 신문에서나 볼 수 있다. 소위 좌경화로 기울어진 매체에서는 보기 힘든 기사들이다.골목시장도 매한가지다. 끼니때가 가까워도 장바구니를 든 주부들의 모습을 보기 어려울 지경이란다. 그렇다고 거대 슈퍼마켓이라고 다르지 않다. 인산인해라고 호들갑떨던 시절은 이미 옛날이야기가 됐다.좀처럼 생기를 찾을 기미조차 없다는 게 상인들의 진단이다. 반월공단으로 불리는 곳의 중소기업들도 빛바랜지 몇 해를 꼽고 있다. 한때
‘진짜 실력’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것도 문재인정부 출범과 함께 호된 신고식을 치른다는 말이 무성한 삼성그룹에서다. 일컬어 ‘이재용의 진짜 실력’이란다. 이 말의 어원은 3세대 10나노급 D램을 개발한데서 비롯됐다.이재용은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그가 지난 1월 청와대에서 열린 ‘2019기업인과의 대화’ 즉 대통령이 참석한 ‘어전회의’에서 한 말이란다. 반도체 경기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그는 대통령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좋지는 않습니다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는 것이다. 짐작컨대
철근과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회지에도 봄은 온다. 봄은 도심변두리 서민의 삶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시장거리부터 찾아든다. 달래, 냉이, 고들빼기, 돌나물 등속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노점을 지키고 있는 주인이나 장을 보는 아낙네들 모두가 구면이다. 통성명할 것도 없이 두런두런 흥정부터 한다. 수삼 년 낯익은 고객들이다. 언제부터인가 외상거래도 하는 단골도 한둘이 아니다. 아무리 삭막한 도회지 인심이라고는 해도 먹을거리를 사고파는 시장 사람들의 삶의 모습은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그들이 주고받는 이야기에서 선택되는 말과 시늉 속에 세상
문재인정부의 경제계획은 기존 경제주체들의 버릇부터 고친 바탕에서 출발하겠다는 걸로 알았다. 출범 초 구성된 면면에서 그 의도가 드러났다. 먼저 재벌에 대한 좌익정부 특유의 반감이 서민들까지도 서늘한 냉기를 감지했을 정도다. 거기에 변죽을 울리는 민주노총의 기세등등한 목소리는 지축을 흔들어댔다.세상이 크게 변할 것을 기대하는 사람들의 세상이 된다고 믿었다. 당장 임금부터 올리는 법부터 만들었다. 재벌을 비롯한 우리경제를 떠받쳐 온 기업들이 독식해온 탓에 임금이 낮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새 세상이 된 김에 품값부터 부쩍 올려놓고 보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