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에서 부르는 노래' 한 인간의 자살충동 배경을, 자기 언어를 갖지 못한 개인의 문제와 연관시킨다. 개인의 언어란, 모순된 세상에서 외치는 저항의 한 마디인 것이다.나는 평생 아버지의 억압과 폭력 속에 내 삶을 유린당한 채 살아왔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로봇처럼 지내던 나는 최근 회사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다 회사를 뛰쳐나왔다. 이때 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던 언어는 아버지의 것이다.‘너는 살인자다’이 말은 ‘나는 살인자입니다’라는 말로 치환되어, 오랫동안 나를 지배해왔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2023 현대경제신문 신춘문예 장편소설 부문 대상 당선작은 탄탄한 구성과 문장력이 돋보인 ‘세상 끝에서 부르는 노래(박숲)’가 선정됐다. 시 부문 당선작에는 감정의 표현을 읽는 이들에게 차분하게 잘 전달한 ‘간이역에 사는 사람들(서호식)’, ‘레시피(정운균)’가 뽑혔다.장편소설 당선작(대상) 1,000만원, 시 당선작(대상) 500만원의 상금을 내걸고 개최된 2023 현대경제신문 신춘문예는 시 부문 2,500여편, 장편소설 부문 108편이 응모한 가운데 지난 12월 16일 성황리에 마감했다.국내 문학계를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세계 역사는 잃어버린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어떤 형태로든 존재했다는 것을 알지만 사라졌거나 고의로 파괴되었거나 무심하게 소실된 것들. 이 책의 저자는 이렇게 사라진 것들 중 열두 가지를 선정하여, 그들의 소멸을 통해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을 상기시킨다.책의 이야기는 19세기 중반에 사라진 남태평양의 작은 섬 투아나키에서 시작된다.아무것도 없는 태평양 북동쪽 바다에 자리하고 있던 섬, 1842년 말 즈음 지구상에서 사라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 저자는 자료들을 찾아 그 섬이 존재했던 흔적을 따라가며,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자신의 삶을 이용해 보편적인 이야기로 만든다고 강조해온 저자의 책 속에서도 ‘기억 속 사건’으로만 남아 있던, 마지막 한 조각 퍼즐을 담았다.1958년, 열여덟 살의 나이로 겪은 남성과의 첫 경험은 저자에게 오랜 세월 써야만 했고 쓸 수 없었던 미완의 프로젝트였다.인생의 한 시기에, 사랑을 알고 싶고 세상을 탐험하고 싶어했던 여자아이에게 쏟아진 수치심과 모멸, 그리고 그날의 사건이 가져온 파장들. 대상이 되어버린 삶의 주체성을 다시 회복하기까지의 지난한 분투. 글쓰기를 통해 잔혹한 사건을 해체하고 그 본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말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 어제의 말이 오늘은 벌써 낡아 있을 때가 있다. ‘저걸 왜 굳이 줄여서 말할까?’ ‘희한하게 생긴 이 신조어는 또 무슨 뜻이지?’ ‘어제까진 괜찮았는데 오늘부터 이 말을 쓰면 안 된다고?’ 일상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말이 오고 가는 만큼, 사람들의 언어 감각 또한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면서 모두가 말의 변화를 예리하게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바야흐로 경제 트렌드, 패션 트렌드처럼 ‘말의 트렌드’를 알아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어제의 유행어가 오늘은 구설수가 되기도 하는 ‘말의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춘향의 어머니는 약국집 딸로, 남부럽지 않은 미모와 명성을 자랑한다. 그녀는 젊은 시절, 안찰부사 나리와 사랑에 빠졌다. 안찰부사 나리는 거액을 들여 그녀를 위해 ‘향 부인의 처소’를 지어주었다.춘향은 바로 그 처소에서 태어났고, 춘향의 어머니는 대필 작가와 판소리 광대들로부터 칭송받는 ‘향 부인’이 되었다.향 부인의 처소에는 경제적 하층 계급에 속하는 이들, 즉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인네, 가난한 선비, 가기(歌妓)의 아들, 도둑의 딸이 향 부인, 그리고 춘향과 함께 살고 있다. 이들은 비록 천민에 속하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마이클 조던, 코비 브라이언트, 드웨인 웨이드를 비롯한 NBA의 슈퍼스타들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등 수많은 초일류 리더들이 찾아가는 전설적인 멘탈 코치 팀 그로버의 책이 출간됐다.전미 아마존에서 10여 년간 스테디셀러 자리를 지킨 자기계발 분야 최고의 고전 중 하나다.이 책에서 저자는 30여 년간 세계적인 운동선수, 비즈니스 리더 들의 멘탈을 단련해 그들을 최정상으로 이끈 과정과 비법을 낱낱이 밝힌다.특히 성공할 수밖에 없는 강한 멘탈을 지닌 사람을 ‘클리너(Cleaner)’로 칭하며 클리너의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머릿속에서 24년간 숙성시켜 온 우리나라 격동시대의 경제사 한 단면을 방글라데시를 무대로 ‘공정과 분배’ 문제를 제기하며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50년 세월을 한결같이 마르지 않는 상상력과 날카롭게 벼린 언어로 문학의 공공성을 증언해 온, 쾌도난마로 시대의 정신을 웅변해 온 걸출한 이야기꾼인 저자가 이번에 꺼내 든 이야기는, 한국형 자본주의 인간의 성장담이다공정이 시대정신과 사회적 의제로 부상하고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한 경쟁을 원한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가 공평하지도 정의롭지도 않다는 반증이다.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의 시작은 저자 친구가 보낸 ‘복음노트’였다.저자의 어릴 적 친구가 ‘복음노트’ 성경공부를 메신저로 보내왔다. 창세기 천지창조 대목이었다.저자는 사탄이 뱀을 숙주로 삼아 이브를 꼬드기는 장면에서 ‘보이스피싱’을 떠올렸고 이를 경제와 접목하여 글로 쓰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 시작점이다.구체적으로는 요셉의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 요셉은 야곱의 막내아들이다.저자는 그가 해몽한 7년 풍년과 흉년 대목이 경제학의 경기변동론과 접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때부터 성경을 곁에 두고 읽어 나갔다.“자유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조선왕조의 9번째 임금인 성종의 일생을 정치에 초점을 맞춰 살핀 책이다.성종 대는 너무나 태평한 시대여서 종종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평가된다.그렇지 않다. 우선 성종 자신이 후계 순위 3순위에서 “운좋게” 왕위에 오른 불안한 처지였다.게다가 그가 풀어야 했던 정치적 과제도 만만치 않았다.세조 대의 정변과 권력 찬탈, 사육신 사건과 단종의 폐위와 사사, 서정西征과 북정北征, 그리고 내란(이시애의 난)이라는 격변과 혼란으로 무너져 내린 선비와 백성들의 풍속을 바로잡아야 할 책무가 그 앞에
2023년 현대경제신문 신춘문예 공모전 마감이 임박했습니다. 등단의 꿈을 이루고자하는 신진작가들은 서둘러 응모에 참여하시길 바랍니다.응모마감은 2022년 12월 16일(금)이며 마감일의 우체국 소인이 찍힌 우편 접수만 인정합니다. 현대경제신문은 장편소설 부문 당선작 1,000만원, 시 부문 당선작 500만원의 상금을 걸고 2023년 현대경제신문 신춘문예 공모전을 진행합니다.당선작은 2023년 1월 9일 현대경제신문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 응모 부문 ] 장편소설 (1) 매수 : 200자 원고지 1,000매 내외 (2)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고대 이집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이집트 미라전, 부활을 위한 여정(이하 이집트 미라전)’의 유물들이 일본 삿포로 전시를 거쳐 한국에 상륙했다.12일 기획사 이엔에이파트너스에 따르면 ‘이집트 미라전’에 전시되는 유물들이 인천공항 수장고를 거쳐 지난 8일 예술의전당에 도착했다.이날 국내에 도착한 유물은 미라관 15점과 사람 미라 5구, 동물 미라 8구, 사자의서 등 네덜란드 국립 고고학박물관의 이집트 컬렉션 중 선별된 250여 점이다.이달 15일부터 내년 3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열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신문사 임시직원으로 외신기사를 번역하는 주인공 기가키는 북한군을 일본의 ‘적’이라 옮기는 것에 의문을 제기한다.당시 일본은 한국전쟁을 패전으로 황폐화된 일본을 재건하는 데 절호의 기회로 보는 자들이 있었는가 하면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기회로 보는 공산당원도 적지 않았다.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의 비참한 경험이 있는 주인공은 전쟁 자체를 혐오하고 있었다.한편 주인공은 작품 속의 현재진행형 한국전쟁과는 언뜻 보기에 아무런 상관이 없는 신문사의 업무나 일상사에 대한 각성을 하게 된다.요컨대 이웃나라에서 벌어지고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황궁 퀴어 로맨스이자 뛰어난 인물묘사와 웅장한 서사의 정치드라마인 이 책은 문치주의 절정기 북송의 수도 동경성 개봉시, 왕조 창업 이래 백여 년이 흐른 어느 시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이 책의 제목에서 ‘화평’은 가상의 황제 조융의 연호를 말함이며, 소설은 마지막 문장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하는 황제 조융의 집착과 복잡한 그 내면을 다룬다‘북송의 황궁에서 피어난 기묘한 격정’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흥미로운 스토리텔링뿐만 아니라 이 소설을 읽는 독자의 무의식 속에 잠재하고 있을지 모를, 좋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기업을 비롯해 사람과 사람이 모인 곳이라면 누군가는 리더가 된다. 하지만 리더가 된 후 오랜 세월 리더로 지내다 보면 팔로워 시절의 마음을 잊게 된다.리더로서 살아남기 위해서, 사람과의 관계에서 고립되지 않기 위해서는 상대의 생각을 읽고 공감해야 한다. 거기에 그치지 말고 자신의 리더십을 점검해야 한다.모든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이기 때문이다.이 책은 사람과 사람이 모여 위계를 형성한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벌어질 만한 보편적인 문제를 통렬하게 꿰뚫고 있다.누구나 경험해봤을 만한 일들을 재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소크라테스의 전기는 주로 가장 논쟁적인 ‘재판’과 ‘사형’을 다룬다. 그러나 이는 그의 삶의 마지막 장면, 죽음에 해당한다.그전에 소크라스의 ‘삶’은 어떠했는가? 안타깝게도 이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많지 않다.익히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은, 못생겼지만 지적인 중년의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아고라를 돌아다니며 아테네 시민들에게 아주 성가신 질문을 던져댔다는 것 정도다.비범하고 성실한 제자 플라톤은 대화편을 통해 소크라테스의 이런 활동을 후세에 전했다.그러나 소크라테스는 그저 철학자이기만 했을까? 최소한 소크라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바이올리니스트이자 클래식 음악평론가인 저자가 클래식 입문자는 물론 애호가들도 클래식 명곡을 흥미진진하게 들을 수 있는 귀를 열어줄 획기적인 책을 냈다.매일 저녁 KBS 라디오 클래식 FM에서 〈FM 실황음악〉을 진행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세계인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클래식 명곡들의 배경과 주제 등을 유려한 문체로 알려주며,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바로 들을 수 있는 400여 개 가까운 연주 클립들을 큐알 코드 형식으로 실었다.대부분의 사람들이 잔잔한 클래식 선율을 좋아하지만 클래식에 대해서는 잘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박제사 박인수는 종종 기르던 개와 고양이를 박제해달라는 의뢰를 받으면 의뢰인에게 다시 한번 신중하게 생각해볼 것을 권한다.“당장은 슬픈 마음”이 들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지만, 박제사가 아무리 공을 들여도 반려동물이 살아 있을 때 주던 위안과 교감까지 박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죽음은 결코 완전히 복원될 수 없으며 죽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살아남은 생존자의 삶 역시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다.그러나 그 비극적인 진실은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우리에게 커다란 위로를 준다.우리가
[현대경제신문 최윤석 기자] 티켓 예매 1위를 기록한 뮤지컬 ‘드라큘라’가 관객들의 호평 속에 개막하며 화려한 대작의 귀환을 알렸다.3년여 만에 다시 돌아온 뮤지컬 ‘드라큘라’는 지난 15일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프리뷰공연을 시작으로 더욱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이며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의 갈채를 받았다.400년을 뛰어넘는 서사를 표현한 웅장한 무대와 시대와 장소의 변화를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영상 연출과 드라큘라의 분노와 고뇌를 함께 표현하는 움직임, 27명의 앙상블들의 군무, 드라큘라와 아드리아나의 사랑을 표현한 음악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인류 문명의 어머니’로 불리는 이집트 문명이 국내 최대 규모로 부활한다.전시 기획사 이엔에이파트너스는 ‘이집트 미라전, 부활을 위한 여정’이 오는 12월 15일부터 내년 3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열린다고 16일 밝혔다.‘이집트 미라전, 부활을 위한 여정’은 그동안 국내에서 개최된 이집트 유물전 중 최대 규모다.미라관 15점, 사람 미라 5구, 동물 미라 8구 등 네덜란드 국립고고학박물관의 이집트 컬렉션 중 선별된 250여 점의 유물들이 전시된다.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최신 장치를 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