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아마존의 손에서 자랐으나 자신에게 마법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된 아르카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마법이 허용되는 도시 히페르보레아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설산에서 만난 전설의 얼음뱀은 수수께끼 같은 운명의 예언을 던지고,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마법 도시는 아르카에게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르카 주위를 맴도는 바람! 아르카는 운 좋게도 천재 마법사로 이름난 라스티아낙스의 제자가 되지만, 스승은 까칠한 데다 책에 파묻혀 살며 제자에게 눈곱만큼도 관심을 주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아르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저자에 따르면, 우리는 성인기에만 평균 30~40번의 크고 작은 변화를 겪는다고 한다.그리고 그중 10분의 1은 삶을 송두리째 흔드는 삶의 지진이 된다.커다란 삶의 위기 속에서 누군가는 살아갈 희망을 잃어버리지만, 다른 누군가는 이를 놀라운 변화의 기회로 전환한다.무엇이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일까? 이 책은 최악의 위기에서 최선의 삶으로 건너간 225명의 라이프스토리를 바탕으로 생애전환의 7가지 도구를 소개한다.책에서 저자는 건강 이상부터 경제적 어려움, 가족의 죽음까지 살면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온갖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우리 삶의 절망과 희망이 교직되는 순간순간을 절실하게 잘 드러내었다"는 평을 받으며 데뷔한 저자가 첫 시집을 펴냈다.소감에서 시인은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은 사라지지만, 이야기가 남습니다. 몸이 사랑이 됩니다. 또한 그 이야기와 사랑조차 시간에 녹아 다 사라진대도 우리가 함께했다는 것, 눈부신 그 사실만으로 충분하다는 걸 이제는 알 것 같아요”라 말한 바 있다.‘사라짐/죽음’과 ‘몸/사람’ 그리고 ‘이야기/시’에 대한 이 지극한 마음이 43편의 시편들에 켜켜이 배어 있다. 그리고 사랑, 사랑이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역사상 가장 오래된 증오’이자 ‘인종차별의 원형’인 유대인 문제를 들여다보는 일은 인류사에서 항상 존재해온 차별이 왜 탄생하고 어떤 논리로 작동하는지, 차별을 해소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이해하는 일이다.이 책이 시의적절한 것은 한국에도 다양한 소수자 차별과 혐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유대인’을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노동자 등의 단어로 바꾸면 유대인 문제를 낳은 타자화의 논리, ‘우리’와 ‘저들’을 구분 짓고 차별하는 행태는 그대로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특히 외국인, 타 문화에 대한 차별은 반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한국인 이민자 가정에서 피아노 신동으로 자라났으나 엄마의 죽음에 대한 슬픔과 죄책감에 시달리며 충동적으로 살아가는 파티걸 피비, 전도자였으나 종교를 버린 윌 켄달, 그리고 수수께끼 같은 과거를 가진 ‘제자’ 창립자 존 릴. 피비와 윌은 에드워즈 대학교에서 만나 사랑하게 된다,하지만 피비의 상실감과 상처는 메워지지 않고 피비는 존 릴의 종교에 이끌린게 된다. 윌은 피비의 극단적인 선택을 이해해보려 안간힘을 쓰지만 역부족이다.제목이 함의하듯, 이 책은 열정적인 사랑의 균열과 극단주의자들의 심리에 대한 섬세한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시 2,500여편, 장편소설 108편 출품 등 치열한 경쟁 속에 펼쳐진 2023 현대경제신문 신춘문예가 지난 26일 시상식을 끝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한 현대경제신문 신춘문예에서는 ‘세상 끝에서 부르는 노래(박숲)’가 장편소설 대상, ‘레시피(정운균)’가 시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장편소설 대상 수상작은 탄탄한 구성과 문장력이 돋보이면서도 다양한 에피소드를 촘촘히 엮어 서사를 무리없이 진행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의 호평을 얻었다. 시 우수상 ‘레시피’는 감정을 읽는 이들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신진작가들의 등용문이 된 ‘2023 현대경제신문 신춘문예’ 시상식이 지난 26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아리수빌딩 6층 채그로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이날 시상식에는 장편소설 대상 수상자 박숲씨, 시 부문 우수상에 뽑힌 정운균씨 등 당선자와 조영환 현대경제신문 총괄대표, 심사위원을 맡은 나태주 시인, 김호운 소설가, 이정 작가 등이 참석했다.조영환 총괄대표는 축사를 통해 “수상자들은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만큼 어려운 신춘문예를 현대경제신문을 통해 이뤄냈고, 문단에 데뷔를 하게 됐다”며 “이제 수상자분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예술의 전당에서 진행 중인 ‘이집트 미라전: 부활을 위한 여정’의 주최 측이 평일 관람객을 대상으로 굿즈 증정 이벤트를 진행한다.26일 기획사 이엔에이파트너스에 따르면 오는 2월 3일까지 ‘이집트 미라전’ 아트숍의 인기 상품인 10여 종의 스티커와 엽서 각각 100장씩(랜덤 증정)을 평일에 한해 매일 선착순 200명에게 증정한다.이엔에이파트너스 관계자는 “유물전 특성상 관람 시간이 긴 데다가 겨울방학 이후 학생 관람객이 더욱 증가하면서 주말 대기 시간이 더 늘어난 것 같다”며 “전시를 좀 더 알차고 여유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에는 역사 이야기를 담아서, 재기발랄함을 담아서 탄생한 작품들을 ‘명작’으로 제시하고 있다.‘부산 범어사 대웅전 닫집’, ‘예천 용문사 대장전 윤장대’, ‘영주 성혈사 나한전 꽃살문’처럼 비교적 익숙한 작품들도 있다.안동 봉정사 지조암 칠성전 벽화나 양산 신흥사 대광전의 어람관음 등은 거개의 사람들에게는 좀 낯설기도 하다.하지만 조금 오래 보는 수고와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혜안이 있다면 석굴암이나 금동미륵반가사유상 못지않은 ‘명작’임을 알아낼 수 있다. 하늘의 별이 ‘여래’가 된 사연이나 관세음
친절하게도 신문사에서 직접 전달해준 응모작 전부를 읽었다. 그야말로 산더미 응모. 어떻게 저걸 다 읽나? 처음엔 그랬는데 하룻저녁 읽고 하룻저녁 고민하고 나서 심사평을 쓰게 되었다. 예상했던 대로 산문 투의 문장들이 많았고 사실이나 생각을 생경하고도 장황하게 늘어놓은 글들이 많았다. 오히려 시적인 문장을 제대로 갖춘 작품을 찾기가 힘들었다.문제는 시의 소재인 감정의 형상화다. 감정이란 모양도 소리도 촉각도 향기도 없는 투명하고도 무정형인 그 무엇이다. 그것을 어떻게 언어로 형상화해서 읽는 이에게 잘 전달하느냐가 시의 관건인데 애당초
장편소설이 소설문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큼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용하는 출판문화 매체가 적어서 소설 문학의 균형 있는 발전에 아쉬움을 주고 있던 터에 현대경제신문에서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서 장편소설을 공모한 건 한국 소설문학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훌륭한 일이다.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모두 5편이었다. 신춘문예 특성상 작품의 소재와 구성의 신선함은 물론이고 서사 전개에 흠결이 없어야 한다는 점에서 보면 장편소설을 써서 응모하는 분들의 노고가 만만찮음에도 본심에 오른 작품들의 수준이 매우 높았다.숙독을 거듭한 결과 「소녀의 칸
기분 좋은 날에는 아내 몰래 빨래를 한다손으로 치대는 느낌이 어지간히 좋다제 몸을 줄여 더러움을 씻어내는 비누를 보며잘못해놓고 참회하고죄 지으면서 고해하고삼천 번씩 엎어지면 면죄 받는 겉치레 말고비누 한 장만 있으면회개 되고사면되는면죄부 대신 세탁비누를 팔고덜 세탁 된 죄는 성직자들이비비고 치대고 탈탈 털어바지랑대 높이 널어 두면 새사람이 되는세상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엉뚱한 생각을 하며 시를 쓰는 일은 나를 내어 주고나를 줄여 다른 삶을 쓰는 일이라고 생각해 본다다들 시 쓰는 일이뼈를 깎는 인고의 시간이라고들 하지만나에게 시
신춘문예에 응모했던 작품들이 당선되지 못한 채 쌓여만 가고 있었다. 한파가 이어진 어느 날, 마찬가지로 체념의 아침을 걷고 있었다. 녹지 않는 눈은 군데군데 쓰레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앞서가던 아이가 더러워진 눈더미를 발로 찼다. 이유 없이 아렸다. 잔치가 끝난 뒤의 쓸쓸함. 그 순간 스팸으로 의심되는 전화를 받았다. 나도 모르게 딱딱한 목소리를 냈다. ‘현대경제신문’ ‘대상’이라는 단어가 차가운 공기를 뚫고 나뭇가지 사이로 빠르게 통과했다. 그토록 맑고 투명한 아침햇살이라니! 수면제를 계속 복용해서라도 이 꿈 안에 머물고 싶었다
엄마, 나 시를 써서 상을 받아요. 엄마가 몹시 더 보고 싶은 날이네요. 시간이 지나도 아직도 나는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서 당신을 떠올려요. 엄마 옆에서 병간호 하던 나날들이 아직은 추억이 아닌 눈물로 남아있는데 벌써 몇 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네요. 그렇게 눈물 한 방울에 한 자를 적었던 시가 나만의 위로가 아닌 다른 이에게도 위로가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 소식을 들은 엄마가 어떤 표정을 지을 지 어떤 말을 해줄 지 날 안아주는 포옹이 얼마나 따스할지 점점 생각이 나질 않아요. 엄마를 잊지 않기 위해 시를 썼고 앞으로도 쓸 거예
당면은 물에 불려 쓰렴볶을 때 간장은 조금시금치는 살짝 데쳐 쓰렴생갈비 핏물을뺄 때는 소주에 담구고압력솥이 기적소리처럼 우렁찰 때약불에서 10분 더코를 간질이는 참기름 냄새가새하얀 접시 위에 담기고달콤한 갈비양념 냄새가군침 돌게혀에 닿은 노하우들은 하나같이얼굴에 미소를 피웠다당신도 나도 웃었다 당면을 물에 불리고당면과 살짝 데친 시금치와 함께간장 조금달달 볶는다소주에 담가 핏물을 뺀 갈비를양념에 재워 압력솥이비명 지를 때 약불로 10분참기름으로 번들번들한 잡채를목기에 조심히 담고너무 익혀 너덜해진 갈비찜도목기에 담아당신 앞에 놓는다
발이 많아서 천천히 멀리가도 지치지 않는통일호는 어디나 서며누구나 내려주고 아무나 태웠다 완행열차를 통일호라고 이름 지은 것은통일은 더디 와도 된다는 걸까 자정을 깨워간이역마다 지친 잠들이 내리고서울 역에도부스스한 다음날이 내렸다 간이역은 가난하고 고루한 기차만 서는 곳인지작고 더딘 사람만 내리는 역인지 내리고 싶지 않은 기차는 제 몸뚱이를철로 위에 길게 널어두고바람만 달려 보내기도 한다 사라진 간이역이 골목 모퉁이에 문을 열었다驛시지치고 느린 사람들이 가쁜 걸음으로 들러소주를 병째 들이켜고엉킨 혀로 돌아가는 작고 헤진 역 역장 아
'세상 끝에서 부르는 노래' 한 인간의 자살충동 배경을, 자기 언어를 갖지 못한 개인의 문제와 연관시킨다. 개인의 언어란, 모순된 세상에서 외치는 저항의 한 마디인 것이다.나는 평생 아버지의 억압과 폭력 속에 내 삶을 유린당한 채 살아왔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로봇처럼 지내던 나는 최근 회사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다 회사를 뛰쳐나왔다. 이때 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던 언어는 아버지의 것이다.‘너는 살인자다’이 말은 ‘나는 살인자입니다’라는 말로 치환되어, 오랫동안 나를 지배해왔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2023 현대경제신문 신춘문예 장편소설 부문 대상 당선작은 탄탄한 구성과 문장력이 돋보인 ‘세상 끝에서 부르는 노래(박숲)’가 선정됐다. 시 부문 당선작에는 감정의 표현을 읽는 이들에게 차분하게 잘 전달한 ‘간이역에 사는 사람들(서호식)’, ‘레시피(정운균)’가 뽑혔다.장편소설 당선작(대상) 1,000만원, 시 당선작(대상) 500만원의 상금을 내걸고 개최된 2023 현대경제신문 신춘문예는 시 부문 2,500여편, 장편소설 부문 108편이 응모한 가운데 지난 12월 16일 성황리에 마감했다.국내 문학계를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세계 역사는 잃어버린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어떤 형태로든 존재했다는 것을 알지만 사라졌거나 고의로 파괴되었거나 무심하게 소실된 것들. 이 책의 저자는 이렇게 사라진 것들 중 열두 가지를 선정하여, 그들의 소멸을 통해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을 상기시킨다.책의 이야기는 19세기 중반에 사라진 남태평양의 작은 섬 투아나키에서 시작된다.아무것도 없는 태평양 북동쪽 바다에 자리하고 있던 섬, 1842년 말 즈음 지구상에서 사라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 저자는 자료들을 찾아 그 섬이 존재했던 흔적을 따라가며,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자신의 삶을 이용해 보편적인 이야기로 만든다고 강조해온 저자의 책 속에서도 ‘기억 속 사건’으로만 남아 있던, 마지막 한 조각 퍼즐을 담았다.1958년, 열여덟 살의 나이로 겪은 남성과의 첫 경험은 저자에게 오랜 세월 써야만 했고 쓸 수 없었던 미완의 프로젝트였다.인생의 한 시기에, 사랑을 알고 싶고 세상을 탐험하고 싶어했던 여자아이에게 쏟아진 수치심과 모멸, 그리고 그날의 사건이 가져온 파장들. 대상이 되어버린 삶의 주체성을 다시 회복하기까지의 지난한 분투. 글쓰기를 통해 잔혹한 사건을 해체하고 그 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