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예술의 전당에서 진행 중인 ‘이집트 미라전: 부활을 위한 여정’의 주최 측이 평일 관람객을 대상으로 굿즈 증정 이벤트를 진행한다.26일 기획사 이엔에이파트너스에 따르면 오는 2월 3일까지 ‘이집트 미라전’ 아트숍의 인기 상품인 10여 종의 스티커와 엽서 각각 100장씩(랜덤 증정)을 평일에 한해 매일 선착순 200명에게 증정한다.이엔에이파트너스 관계자는 “유물전 특성상 관람 시간이 긴 데다가 겨울방학 이후 학생 관람객이 더욱 증가하면서 주말 대기 시간이 더 늘어난 것 같다”며 “전시를 좀 더 알차고 여유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에는 역사 이야기를 담아서, 재기발랄함을 담아서 탄생한 작품들을 ‘명작’으로 제시하고 있다.‘부산 범어사 대웅전 닫집’, ‘예천 용문사 대장전 윤장대’, ‘영주 성혈사 나한전 꽃살문’처럼 비교적 익숙한 작품들도 있다.안동 봉정사 지조암 칠성전 벽화나 양산 신흥사 대광전의 어람관음 등은 거개의 사람들에게는 좀 낯설기도 하다.하지만 조금 오래 보는 수고와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혜안이 있다면 석굴암이나 금동미륵반가사유상 못지않은 ‘명작’임을 알아낼 수 있다. 하늘의 별이 ‘여래’가 된 사연이나 관세음
친절하게도 신문사에서 직접 전달해준 응모작 전부를 읽었다. 그야말로 산더미 응모. 어떻게 저걸 다 읽나? 처음엔 그랬는데 하룻저녁 읽고 하룻저녁 고민하고 나서 심사평을 쓰게 되었다. 예상했던 대로 산문 투의 문장들이 많았고 사실이나 생각을 생경하고도 장황하게 늘어놓은 글들이 많았다. 오히려 시적인 문장을 제대로 갖춘 작품을 찾기가 힘들었다.문제는 시의 소재인 감정의 형상화다. 감정이란 모양도 소리도 촉각도 향기도 없는 투명하고도 무정형인 그 무엇이다. 그것을 어떻게 언어로 형상화해서 읽는 이에게 잘 전달하느냐가 시의 관건인데 애당초
장편소설이 소설문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큼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용하는 출판문화 매체가 적어서 소설 문학의 균형 있는 발전에 아쉬움을 주고 있던 터에 현대경제신문에서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서 장편소설을 공모한 건 한국 소설문학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훌륭한 일이다.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모두 5편이었다. 신춘문예 특성상 작품의 소재와 구성의 신선함은 물론이고 서사 전개에 흠결이 없어야 한다는 점에서 보면 장편소설을 써서 응모하는 분들의 노고가 만만찮음에도 본심에 오른 작품들의 수준이 매우 높았다.숙독을 거듭한 결과 「소녀의 칸
기분 좋은 날에는 아내 몰래 빨래를 한다손으로 치대는 느낌이 어지간히 좋다제 몸을 줄여 더러움을 씻어내는 비누를 보며잘못해놓고 참회하고죄 지으면서 고해하고삼천 번씩 엎어지면 면죄 받는 겉치레 말고비누 한 장만 있으면회개 되고사면되는면죄부 대신 세탁비누를 팔고덜 세탁 된 죄는 성직자들이비비고 치대고 탈탈 털어바지랑대 높이 널어 두면 새사람이 되는세상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엉뚱한 생각을 하며 시를 쓰는 일은 나를 내어 주고나를 줄여 다른 삶을 쓰는 일이라고 생각해 본다다들 시 쓰는 일이뼈를 깎는 인고의 시간이라고들 하지만나에게 시
신춘문예에 응모했던 작품들이 당선되지 못한 채 쌓여만 가고 있었다. 한파가 이어진 어느 날, 마찬가지로 체념의 아침을 걷고 있었다. 녹지 않는 눈은 군데군데 쓰레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앞서가던 아이가 더러워진 눈더미를 발로 찼다. 이유 없이 아렸다. 잔치가 끝난 뒤의 쓸쓸함. 그 순간 스팸으로 의심되는 전화를 받았다. 나도 모르게 딱딱한 목소리를 냈다. ‘현대경제신문’ ‘대상’이라는 단어가 차가운 공기를 뚫고 나뭇가지 사이로 빠르게 통과했다. 그토록 맑고 투명한 아침햇살이라니! 수면제를 계속 복용해서라도 이 꿈 안에 머물고 싶었다
엄마, 나 시를 써서 상을 받아요. 엄마가 몹시 더 보고 싶은 날이네요. 시간이 지나도 아직도 나는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서 당신을 떠올려요. 엄마 옆에서 병간호 하던 나날들이 아직은 추억이 아닌 눈물로 남아있는데 벌써 몇 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네요. 그렇게 눈물 한 방울에 한 자를 적었던 시가 나만의 위로가 아닌 다른 이에게도 위로가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 소식을 들은 엄마가 어떤 표정을 지을 지 어떤 말을 해줄 지 날 안아주는 포옹이 얼마나 따스할지 점점 생각이 나질 않아요. 엄마를 잊지 않기 위해 시를 썼고 앞으로도 쓸 거예
당면은 물에 불려 쓰렴볶을 때 간장은 조금시금치는 살짝 데쳐 쓰렴생갈비 핏물을뺄 때는 소주에 담구고압력솥이 기적소리처럼 우렁찰 때약불에서 10분 더코를 간질이는 참기름 냄새가새하얀 접시 위에 담기고달콤한 갈비양념 냄새가군침 돌게혀에 닿은 노하우들은 하나같이얼굴에 미소를 피웠다당신도 나도 웃었다 당면을 물에 불리고당면과 살짝 데친 시금치와 함께간장 조금달달 볶는다소주에 담가 핏물을 뺀 갈비를양념에 재워 압력솥이비명 지를 때 약불로 10분참기름으로 번들번들한 잡채를목기에 조심히 담고너무 익혀 너덜해진 갈비찜도목기에 담아당신 앞에 놓는다
발이 많아서 천천히 멀리가도 지치지 않는통일호는 어디나 서며누구나 내려주고 아무나 태웠다 완행열차를 통일호라고 이름 지은 것은통일은 더디 와도 된다는 걸까 자정을 깨워간이역마다 지친 잠들이 내리고서울 역에도부스스한 다음날이 내렸다 간이역은 가난하고 고루한 기차만 서는 곳인지작고 더딘 사람만 내리는 역인지 내리고 싶지 않은 기차는 제 몸뚱이를철로 위에 길게 널어두고바람만 달려 보내기도 한다 사라진 간이역이 골목 모퉁이에 문을 열었다驛시지치고 느린 사람들이 가쁜 걸음으로 들러소주를 병째 들이켜고엉킨 혀로 돌아가는 작고 헤진 역 역장 아
'세상 끝에서 부르는 노래' 한 인간의 자살충동 배경을, 자기 언어를 갖지 못한 개인의 문제와 연관시킨다. 개인의 언어란, 모순된 세상에서 외치는 저항의 한 마디인 것이다.나는 평생 아버지의 억압과 폭력 속에 내 삶을 유린당한 채 살아왔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로봇처럼 지내던 나는 최근 회사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다 회사를 뛰쳐나왔다. 이때 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던 언어는 아버지의 것이다.‘너는 살인자다’이 말은 ‘나는 살인자입니다’라는 말로 치환되어, 오랫동안 나를 지배해왔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2023 현대경제신문 신춘문예 장편소설 부문 대상 당선작은 탄탄한 구성과 문장력이 돋보인 ‘세상 끝에서 부르는 노래(박숲)’가 선정됐다. 시 부문 당선작에는 감정의 표현을 읽는 이들에게 차분하게 잘 전달한 ‘간이역에 사는 사람들(서호식)’, ‘레시피(정운균)’가 뽑혔다.장편소설 당선작(대상) 1,000만원, 시 당선작(대상) 500만원의 상금을 내걸고 개최된 2023 현대경제신문 신춘문예는 시 부문 2,500여편, 장편소설 부문 108편이 응모한 가운데 지난 12월 16일 성황리에 마감했다.국내 문학계를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세계 역사는 잃어버린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어떤 형태로든 존재했다는 것을 알지만 사라졌거나 고의로 파괴되었거나 무심하게 소실된 것들. 이 책의 저자는 이렇게 사라진 것들 중 열두 가지를 선정하여, 그들의 소멸을 통해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을 상기시킨다.책의 이야기는 19세기 중반에 사라진 남태평양의 작은 섬 투아나키에서 시작된다.아무것도 없는 태평양 북동쪽 바다에 자리하고 있던 섬, 1842년 말 즈음 지구상에서 사라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 저자는 자료들을 찾아 그 섬이 존재했던 흔적을 따라가며,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자신의 삶을 이용해 보편적인 이야기로 만든다고 강조해온 저자의 책 속에서도 ‘기억 속 사건’으로만 남아 있던, 마지막 한 조각 퍼즐을 담았다.1958년, 열여덟 살의 나이로 겪은 남성과의 첫 경험은 저자에게 오랜 세월 써야만 했고 쓸 수 없었던 미완의 프로젝트였다.인생의 한 시기에, 사랑을 알고 싶고 세상을 탐험하고 싶어했던 여자아이에게 쏟아진 수치심과 모멸, 그리고 그날의 사건이 가져온 파장들. 대상이 되어버린 삶의 주체성을 다시 회복하기까지의 지난한 분투. 글쓰기를 통해 잔혹한 사건을 해체하고 그 본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말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 어제의 말이 오늘은 벌써 낡아 있을 때가 있다. ‘저걸 왜 굳이 줄여서 말할까?’ ‘희한하게 생긴 이 신조어는 또 무슨 뜻이지?’ ‘어제까진 괜찮았는데 오늘부터 이 말을 쓰면 안 된다고?’ 일상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말이 오고 가는 만큼, 사람들의 언어 감각 또한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면서 모두가 말의 변화를 예리하게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바야흐로 경제 트렌드, 패션 트렌드처럼 ‘말의 트렌드’를 알아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어제의 유행어가 오늘은 구설수가 되기도 하는 ‘말의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춘향의 어머니는 약국집 딸로, 남부럽지 않은 미모와 명성을 자랑한다. 그녀는 젊은 시절, 안찰부사 나리와 사랑에 빠졌다. 안찰부사 나리는 거액을 들여 그녀를 위해 ‘향 부인의 처소’를 지어주었다.춘향은 바로 그 처소에서 태어났고, 춘향의 어머니는 대필 작가와 판소리 광대들로부터 칭송받는 ‘향 부인’이 되었다.향 부인의 처소에는 경제적 하층 계급에 속하는 이들, 즉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인네, 가난한 선비, 가기(歌妓)의 아들, 도둑의 딸이 향 부인, 그리고 춘향과 함께 살고 있다. 이들은 비록 천민에 속하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마이클 조던, 코비 브라이언트, 드웨인 웨이드를 비롯한 NBA의 슈퍼스타들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등 수많은 초일류 리더들이 찾아가는 전설적인 멘탈 코치 팀 그로버의 책이 출간됐다.전미 아마존에서 10여 년간 스테디셀러 자리를 지킨 자기계발 분야 최고의 고전 중 하나다.이 책에서 저자는 30여 년간 세계적인 운동선수, 비즈니스 리더 들의 멘탈을 단련해 그들을 최정상으로 이끈 과정과 비법을 낱낱이 밝힌다.특히 성공할 수밖에 없는 강한 멘탈을 지닌 사람을 ‘클리너(Cleaner)’로 칭하며 클리너의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머릿속에서 24년간 숙성시켜 온 우리나라 격동시대의 경제사 한 단면을 방글라데시를 무대로 ‘공정과 분배’ 문제를 제기하며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50년 세월을 한결같이 마르지 않는 상상력과 날카롭게 벼린 언어로 문학의 공공성을 증언해 온, 쾌도난마로 시대의 정신을 웅변해 온 걸출한 이야기꾼인 저자가 이번에 꺼내 든 이야기는, 한국형 자본주의 인간의 성장담이다공정이 시대정신과 사회적 의제로 부상하고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한 경쟁을 원한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가 공평하지도 정의롭지도 않다는 반증이다.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의 시작은 저자 친구가 보낸 ‘복음노트’였다.저자의 어릴 적 친구가 ‘복음노트’ 성경공부를 메신저로 보내왔다. 창세기 천지창조 대목이었다.저자는 사탄이 뱀을 숙주로 삼아 이브를 꼬드기는 장면에서 ‘보이스피싱’을 떠올렸고 이를 경제와 접목하여 글로 쓰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 시작점이다.구체적으로는 요셉의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 요셉은 야곱의 막내아들이다.저자는 그가 해몽한 7년 풍년과 흉년 대목이 경제학의 경기변동론과 접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때부터 성경을 곁에 두고 읽어 나갔다.“자유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조선왕조의 9번째 임금인 성종의 일생을 정치에 초점을 맞춰 살핀 책이다.성종 대는 너무나 태평한 시대여서 종종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평가된다.그렇지 않다. 우선 성종 자신이 후계 순위 3순위에서 “운좋게” 왕위에 오른 불안한 처지였다.게다가 그가 풀어야 했던 정치적 과제도 만만치 않았다.세조 대의 정변과 권력 찬탈, 사육신 사건과 단종의 폐위와 사사, 서정西征과 북정北征, 그리고 내란(이시애의 난)이라는 격변과 혼란으로 무너져 내린 선비와 백성들의 풍속을 바로잡아야 할 책무가 그 앞에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신문사 임시직원으로 외신기사를 번역하는 주인공 기가키는 북한군을 일본의 ‘적’이라 옮기는 것에 의문을 제기한다.당시 일본은 한국전쟁을 패전으로 황폐화된 일본을 재건하는 데 절호의 기회로 보는 자들이 있었는가 하면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기회로 보는 공산당원도 적지 않았다.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의 비참한 경험이 있는 주인공은 전쟁 자체를 혐오하고 있었다.한편 주인공은 작품 속의 현재진행형 한국전쟁과는 언뜻 보기에 아무런 상관이 없는 신문사의 업무나 일상사에 대한 각성을 하게 된다.요컨대 이웃나라에서 벌어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