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의 이야기는 저자가 온갖 생물의 이름과 질서를 연구하는 학문인 분류학의 세계로 뛰어들면서 마주하게 된 뜻밖의 사실, 그로 인해 느낀 커다란 충격에서 시작된다.어릴 적 집 뒤편의 숲속에서 수없이 다채로운 동식물과 어울리며 느꼈던 ‘직관적 감각’과, 인생의 가치관 그 자체였던 ‘엄밀한 과학’의 세계가 치열하게 옥신각신하는 현장이 생생하게 펼쳐진다.역사적으로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초를 잡고 스웨덴의 ‘위대한 신관’ 칼 린나이우스가 기틀을 다진 ‘분류학’이 마침내 찰스 다윈의 뜨거운 진화론을 통과하면서 일진일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에서는 ‘올드 머니(Old Money)’를 가장 중요한 트렌드로 주목한다. ‘올드 머니’는 가문 대대로 물려받은 부, 혹은 그런 부를 소유한 부자를 일컫는다.신흥 부자(벼락부자, 졸부)인 ‘뉴 머니(New Money)’와 달리 이들은 겉으로 돈 많음을 자랑하는 대신 ‘조용한 럭셔리’와 ‘스텔스 웰스’를 추구하고, 상속받은 재산을 토대로 여러 대에 걸쳐 예술에 투자하고, 문화 자산을 쌓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기부와 자선에 적극 나서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전통과 헤리티지(유산)를 지녔다.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우리의 삶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코로나-19 펜데믹이 전 세계를 휩쓸고 지나갔고, 앞으로도 어떤 감염병이 우리를 위협할지 모른다.의학과 과학이 발달해 인류의 수명은 늘었지만, 그럴수록 어떻게 사는가가 중요하다. 백세 장수 시대에, 건강관리의 필요성이 더욱 중요해졌다.이 책은 장수시대 한국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건강관리 비법을 담았다. 몸의 건강을 위한 운동법과 식생활에 대한 정보들을 모았고, 정신적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마음 건강법과 건강관리에 유익한 생활습관에 대한 조언들도 모았다.일어나자마자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우리의 미래에 필수적인 인간생물학의 최근 돌파구를 탐구한다.여러 최첨단 연구 분야가 중요하지만, 저자는 특히 영향력이 큰 6개 영역, 즉 개별 세포·배아·인체의 기관과 시스템·뇌·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인체내 미생물 생태계)·유전체 등을 다룬다.이 주제 중 일부는 이미 접했다. 여기서는 최근 우리의 이해와 능력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새로운 세부 사항이 어떻게 밝혀졌는지 보여준다.각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 이뤄진 새로운 발견이 우리의 일상생활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또는 어떻게 변화시킬지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불교철학을 가르치기 위한 교재로 쓰여진 이 책은 중요한 불교경전과 논서를 바탕으로 불교의 철학 전통과 불교사상의 기본 교리를 흥미롭고 분석적으로 소개한다.저자는 철학으로서의 불교를, 그야말로 철학적 방식, 즉 비판적, 분석적, 논증적으로 파헤쳐 보인다. 이런 과정을 통해 불교철학의 핵심을 보여주는 동시에 철학하는 방법도 가르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다.철학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도 꽤나 흥미롭고 독특한 지적 탐험이 될 것이다. 이 책의 목적은 불교를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칠십만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들을 자기 땅에서 폭력적으로 몰아낸 대재앙, 팔레스타인인들은 ‘나크바’라는 이름으로 애도하지만 이스라엘인들은 독립전쟁이라는 이름으로 경축하는 바로 그 전쟁 일 년 후인 1949년 여름에 시작한다.그해 여름 이스라엘 병사들이 팔레스타인 소녀 하나를 생포해 강간한 뒤 살해해 사막에 매장한다.그리고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뒤 망각 속에 묻힌 ‘사소한 일’에 대해 알게 된 한 라말라 거주 팔레스타인 여성이 그 사건에 사로잡힌다.사건은 정확히 그녀가 태어난 날로부터 이십오 년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제20대 대통령선거 이후’에 우리의 혼란한 정치가 한 평범한 4인 가족의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다룬 가족소설이자 정치소설이다.종교관은 같지만 정치색은 다른 엄마와 아빠, 딸과 아들의 4인 가족 이야기는, 봄-정희(엄마), 여름-하민(딸), 가을-동민(아들), 겨울-영한(아빠), 그리고 봄-정희(엄마)로 이어진다. 가족 구성원 각자의 시점으로 쓰인 다섯 계절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의 대한민국의 모습을 현실적이고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다. 제20대 대통령선거 당시, ‘1번’을 찍은 엄마와 ‘3
세상 끝에서 부르는 노래 14장 비밀(3) 머릿속이 하얘졌다. 빨리 불을 켜야 했다. 전기 스위치가 있는 곳까지 열 걸음 가까이 가야 한다. 불을 켜야 하는 걸까. 아니면 어둠 속에서 놈과 대적하는 게 더 이로울까. 무기가 될 만한 것을 찾아야 했다. 언젠가 놈이 다시 올 거라고 확신했지만 하필 무방비 상태인 지금 나타나다니. 놈과 어떤 식으로 대결해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아저씨를 그렇게 만들 정도면 함부로 봐선 안 될 상대다. 기선제압을 해서 상대를 꼼짝 못하게 하는 게 관건이다. 실내는 완벽하게 어둠으로 차단된 상태다.
세상 끝에서 부르는 노래 14장 비밀(2) *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지하도로 내려가는 길에 여러 사람과 어깨를 부딪쳤다. 넋이 나간 유령이라도 된 것처럼 그냥 멍했다. 미로를 간신히 빠져나왔나 싶었는데 다시 제자리로 와 있는 것처럼 암담했다. 당신이 내게 보여준 강력한 권력과 속박의 권한은 허공에 뜬 나무에서 비롯된 것처럼 근본이 없는 것이었나. 빈 좌석에 앉아 맞은편 유리창에 시선을 둔 채 생각에 잠겼다. 몇 개의 역을 지나쳐 지하철은 지상으로 빠져나왔다. 빛이 날카롭게 유리를 통과해 오른쪽 눈을 따갑게 찔러댔다. 사람들이 점점 많
세상 끝에서 부르는 노래 14장 비밀(1) 이 주가 지났지만 구보아저씨의 의식은 여전히 깨어나지 않았다. 병상에 누워 있는 아저씨의 표정은 아무 일 없다는 듯 그저 평온했다. 그동안 나는 병원에 면회 가는 날을 제외하곤 레트로 가든에 처박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 주일도 안 되어 경찰 수사는 흐지부지 넘어가는 눈치였다. 피해자가 의식이 돌아와야 뭔가 밝혀질 텐데 지금으로선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거였다. 여자는 평소와 달리 병원으로 가는 내내 말없이 창밖만 바라보았다. 이제는 서로 말이 없어도 어색함을 견디는 관계는 아
현대경제신문이 2024년 신춘문예 공모전을 개최합니다. 2024년 현대경제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의 꿈을 이루고 한국문학의 새 지평을 열 신진작가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 응모 부문 ] ■ 장편소설(1) 매수 : 200자 원고지 1,000매 내외(2) 시상 및 상금 - 대상 1편, 상패와 상금 1,000만원- 우수상 1편, 상패와 상금 200만원 ■ 시 (1) 편수 : 5편 이상(2) 시상 및 상금 - 대상 1편, 상패와 상금 500만원- 우수상 1편, 상패와 상금 100만원 [응모 마감]응모마감은 2023년 12월 8일(
세상 끝에서 부르는 노래 13장 침입자(2) “아저씨, 공연 늦지 않게 오세요. 준비 다 해놓을 테니까요.” 이른 점심을 먹고, 잠깐 어디 들렀다 갈 테니 먼저 가 있으라던 구보아저씨는 해가 서쪽으로 기울 때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물건을 구하러 간 건 아닌 눈치였다. 대체 어딜 간 걸까. 한 번도 개인적인 일로 공연을 펑크 낸 적은 없었다. 물리치료를 받으러 간다거나 병원에 약을 타러 갈 때는 언제나 나와 동행했고, 물건을 구하러 갈 때도 한나절을 넘긴 적이 없었다. 그래서 더욱 신경이 쓰였다. 어쩔 수 없이 지역 복지관의 ‘청춘靑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내셔널갤러리 명화전)’이 국내 회화전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이 개막 111일째인 지난 20일 누적 관람객 30만 명을 돌파했다고 21일 밝혔다. 일 평균 2,700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으며 코로나19 이후 회차 별 입장 관람객 수를 제한한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주목할 만한 결과다. 라파엘로와 보티첼리, 티치아노, 카라바조, 푸생, 벨라스케스, 반 다이크, 렘브란트, 터너, 컨스터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관람객의 뜨거운 성원에 보답하기 위한 ‘굿즈 인증 이벤트’가 마련됐다.주관사 이엔에이파트너스는 이달 15일부터 30일까지 ‘소소하지만 확실한 나의 취향’이란 주제로, 굿즈 구매 후 SNS에 인증하는 이벤트를 연다고 14일 밝혔다.이번 이벤트는 관람객이 굿즈 코너에서 아트 굿즈를 세 종류 이상 구매한 후 자신만의 구매 이유와 주제 등을 정해 ‘영국 내셔널러리 명화전’ 공식 블로그와 인스타그
세상 끝에서 부르는 노래 13장 침입자(1) *그날도 장마철 소나기가 계속 쏟아졌었다. 쉼표에서 레트로 가든으로 가는 중이었다. 바닥에 고인 물과 쏟아지는 빗물에 발이 철벅철벅 소리를 냈다. 드문드문 세워진 차량의 몸체에 요란한 소리로 떨어지는 빗소리도 시원하게 들렸다. 거센 비에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었다. 비에서 마른 흙냄새가 진동했다. 가로등 불빛이 풀어진 물감처럼 흐물흐물 번졌다. 길을 막 건너려는데 누군가 우산을 씌워주었다. 나는 유령이라도 만난 듯 깜짝 놀랐다.“회장님 와 계셔.”“어어 여긴 어, 어떻게…&
세상 끝에서 부르는 노래 12장 4인조 결성(2) *4인조 밴드 첫 버스킹인가. 구보아저씨는 감쪽같이 젊은 록커처럼 변신했다. 여자의 설득으로 아저씨는 긴 머리를 약간 자른 뒤 펌을 하고 염색을 해서 전혀 다른 사람처럼 바뀌었다. 게다가 찢어진 헐렁한 청바지에 검은 티셔츠를 받쳐 입어 세련되게 변신했다. 가면까지 쓰니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였다. 나는 장난기가 발동했다.“헤이, 록 앤 롤 보이!”구보아저씨 역시 록 스피릿을 의미하는 손가락 제스처로 왼쪽 가슴을 탕탕 친 뒤 팔을 공중으로 뻗었다.우리는 각자 마지막 공연 장비를 검
세상 끝에서 부르는 노래 4인조 결성 8월 중순으로 접어 들었지만 푹푹 찌는 더위의 열기가 계속되었다. 한동안 정대 생각에서 헤어나기 힘들었다. 반복된 일상을 무기력하게 보내고 있었다. 몇 가지 변화는 있었다. 레트로 가든의 물건을 정리해준다는 핑계로 그곳 소파에서 잠드는 날이 많았다. 자연스럽게 구보아저씨와의 관계가 발전했다. 또 다른 변화라면 27클럽에 대해 여러 정보를 알게 되었고, 27클럽 회원들의 루트를 통해 루시퍼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놀라운 건 아직도 27클럽이 활발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건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YAP(Young Artist Power) 분들과의 인터뷰 기획으로 인연이 된 정진 작가의 작업 노트에 있던 글들을 정리해 출간해 보자고 제안을 드린 기획이다.영감을 온전히 믿지는 않는다는 그녀에게, 영감의 순간은 생각을 촉발하는 트리거에 불과하다.보다 중요한 것은 그 앞뒤의 지속적인 시간들이다. 저자에겐 그 시간의 해석 방법이 글쓰기이다.짧은 호흡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가볍게 읽히지는 않는다. 문장 부호들까지 음미하면서 읽어야 하는 글들이다.함축적 의미와 작가 자신만의 미학으로부터, 편집의 일반성은 잠시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인생의 중반에 접어든 사십 대들은 마흔이 넘으면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으리라 예상했지만, 직접 마흔이 넘어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하지만 마흔은 앞으로 다가올 인생의 후반전을 대비하며 힘껏 앞으로 나아갈 시기이다.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하는가. 이런 질문 사이에서 방황하고 고민하는 마흔에게 필요한 답은 무엇일까?사마천은 고통과 치욕 속에서도 절망을 딛고 일어서서 책을 써냈다. 그가 저술한 사기에는 3천 년 역사의 기록과 다양한 인간 군상 속에는 성공과 실패, 부와 권력의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2016년 치러진 미국 대선은 전 세계에 많은 화두를 던졌다.바깥에서 바라볼 때는 터무니없어 보이는 거짓말쟁이가 노련한 정치가를 누른 이 선거의 결과를 두고 세계 곳곳에서 많은 이들이 “어떻게 트럼프가 승리할 수 있었을까?”를 논의하며 여러 의견을 내놓았다.저자는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사건을 회고하며, 트럼프의 당선이 워터게이트 이후로 소강상태에 빠졌던 “거짓이라는 암이 재발한 것과 같다”고 진단한다.“부도덕한 사업가가 우연히도 정치가가 되었고 그 정치가가 거짓말쟁이임이 분명해 보이는데, 어째서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