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고대 신화를 비롯해 다양한 종교와 역사 속 인물을 빌어 인류 문명에 깃든 육식 문화에 대해 이야기한다.인도와 일본, 그리고 조선이 근대화를 이루기 위해 서양의 육식 문화를 받아들이고, 고기의 육수 맛에 따라 중국의 정치 지도자가 바뀌었다는 이야기 등 알고 보면 세계의 역사와 정치 그리고 시사적인 이슈가 ‘고기’에 담겨 있다.저자는 평소 관심 있었던 빅데이터를 이용해 곱창의 ‘곱’의 의미를 추적하고, 외국에서 말하는 한국식 ‘코고’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도 함께 들려준다.나아가 한국인이 가장 즐겨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그동안 성녀와 마녀의 대립 및 마녀에 대한 징벌이라는 권선징악적 서사로 읽히거나, 결말 부분의 하란의 반란을 거론하면서 전후의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해체하는 전복적 읽기의 서사로 평가되어 왔다.하란과 형숙은 안과 밖을 대변하듯 현모양처와 성악가로 대비되어 있다.하란은 집에서 가족을 돌보는 현모양처로, 형숙은 밖에서 독주회를 여는 성악가로 활동 중이다.하란은 집에 있는 천사 이미지로, 형숙은 모든 것을 파괴하는 악마 이미지로 치장되어 있다. 특히 형숙은 실제로 행동한 내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반복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적지 않은 시간 사회적 노동을 이어오며 크고 작은 도전과 성취를 이루었건만, 두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핍진하게 쪼그라들었다.저자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이전과 마찬가지로 글을 쓰는 것뿐이었다.인생의 항로가 바뀌는 경험에서 저자는 분투했고, 이를 벼리고 벼려 자신만의 온전한 언어로 빚어낸 것이 바로 이 책이다.저자는 이 책에서 글쓰기에 필요한 일종의 태도와 마음가짐에 관한 생각을 시작으로, 기자 생활을 통해 쌓아둔 사유와 고민을 진솔하게 풀어냈다.또한 경력단절여성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글쓰기의 힘에 대해 절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저자가 이탈리아에서 접한 버스킹 공연에서 영감을 받아 쓴 흥미로운 글들을 묶은 책으로, 그 저변에 록 음악과 버스커에 대한 애정과 향수가 짙게 깔려 있다.한 소설가를 탄생하게 한 음악적 취향에서 시작된 이 이야기들은 이상기후로 종말을 앞둔 미래사회, 할리우드 액션영화의 주인공들이 모인 협궤 열차, 성소수자를 검거하는 작전을 수행하는 군대, 귀가 어두운 노인들만이 들어주는 음악을 연주하는 재즈 뮤지션,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 미국 등 등장인물과 배경이 다종다양하다.작가가 직접 찍은 버스커들의 올컬
[현대겨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1950년대 전쟁으로 황폐한 수도 서울을 배경으로, 과거의 상처를 딛고 희망의 윤곽을 그리려는 젊은 세대의 고뇌를 치밀하게 그린 작품이다.역사 상황과 개인의 실존이 어떻게 만나는가에 대한 문학적 탐구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는 현재에도 여전히 주효하다.이 책은 통렬한 아픔을 온몸으로 느끼며 내일을 향해 발돋움하는 청춘의 상징이며, 불우한 시대를 고독하게 건너간 예술가의 초상이다.또한 태엽 감긴 장난감처럼 현실에 조종되는 삶을 살지라도 인간의 존엄한 실존을 놓지 않으려 사력을 다하는 우리 모두의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결혼한 상류층 여성인 28세의 젊은 부인 에드나 퐁텔리에가 여름휴가로 머물게 된 섬 그랜드 아일에서 새로운 사랑에 눈을 뜨게 되고, 이를 계기로 자신의 독립적인 자아를 찾아 나가는 과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이 책은 여성의 부도덕한 일탈을 그리며 당시 여성상에 어긋나는 가치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출간 후 독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결국 절판되었다가 쇼팽 사후 60여 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페미니즘 소설의 선구로 조명되며 찬사를 받기 시작했다.오늘날까지 여러 대학에서 여성학과 문학 수업의 필수 도서로 읽히
숲을 본격적으로 관찰하면서 얻은 신선하고 놀라운 깨달음으로 가득한 이 책은 인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바뀌어버린 숲과 그 속에서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채 살아가는 나무들을 남다른 시선으로 들여다본다.저자는 꾸준한 노력과 섬세한 관찰을 바탕으로 한 통찰력으로 다양한 사례를 언급하며 나무와 숲 생태계가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책임이 인간에게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또 나무와 공생하거나 경쟁하면서 살아가는 여러 생명체의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나무를 가까이할 때 비로소 우리 안의 작은 세계에서 벗어나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20세기 말까지 시각 예술계의 변방에 불과했던 영국. 그런데 반세기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영국의 예술가들은 세계 미술 시장의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공공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을 뿐 아니라 거리 미술의 신화를 써나가기 시작했다.어느새 세계의 미술관, 갤러리와 뮤지엄, 도시의 거리는 온통 영국 예술가들의 작품과 이름으로 뒤덮였다. 도대체 이 길지 않은 세월 동안 영국 미술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영국을 ‘창조의 제국’이라 이름 짓게 한 영국 현대미술 힘은 어디에 있는가. 저자는 이 놀라운 성취가 역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소설은 화자인 치가 자신이 수호하는 인간 치논소 솔로몬 올리사의 삶을 증언하며 그의 잘못을 변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치는 한 인간의 인생 여정을 함께하며 그에게 충고할 수 있으나 그의 삶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다만 타자에게 해를 끼치는 등 큰 잘못을 저질렀을 때에 증언을 통해 변호할 수 있을 뿐이다. 주인공을 변호하는 치의 절절한 변론은 엄청난 설득력을 발휘하여 독자로 하여금 인간의 삶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한다.한 치 앞을 모르는 인간은 자신에게 어떠한 독을 가져올지 모르면서 선택을 하고, 우리는 그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일제강점기, 일본 관동군의 통치 하에 있었던 만주국을 배경으로 조선의 청년들이 활약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소설이다.주인공 삼길은 청운의 뜻을 품고 조선을 떠나 만주의 모 공과대학을 나온 인재로, 만주국의 국책영화회사였던 만주영화협회에 입사하게 된다.그곳에서 스스로를 조선인이 아닌 ‘황국 신민’으로 여길 것을 종용받으며 일하던 어느 날, 삼길은 상상하지도 못한 비밀스러운 공간으로 이끌려 들어가게 된다.그곳에서 모종의 임무를 부여받게 되고, 삼길의 운명을 가를 그날 그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인물들의 정체가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동기부여 전문가이자 심리학자, 영성가로 평가받으며 지혜롭고 통찰 깊은 삶을 살다 간 저자가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작품으로, 삶의 현자들로 불리는 작가, 철학자, 영성가, 명성가 등등 다양한 인물들의 뜨거운 목소리가 담겨 있다.저자는 우리는 언제나 영원히 살 것처럼 일하고, 영원히 살 것처럼 고민하고, 영원히 살 것처럼 불안해하고 두려워하지만 언제나 죽음은 우리 코앞에 있다고 이야기하며, 우리에게 그 사실을 일깨워 우리의 삶을 ‘영원히’에서 ‘지금 당장’으로 변화시키고자 한다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염치는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고, 수치는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이다.문학은 ‘염치’와 ‘수치’를 동시에 일깨워주는 언어 예술이다. 중요한 것은 문학의 의무가 무엇이냐를 따지는 일보다 무엇을 문학으로 호명할 것인가라는 문제일 것이다.문학은 어느 시대에나 다른 무엇도 아닌 ‘인간’의 얼굴로 말을 걸어왔기 때문이다.외면할 얼굴과 기억할 얼굴을 가려내는 일도 중요하겠지만, 염치와 수치의 얼굴들이 근대를 어떤 풍경으로 그려내고 있는지 가감 없이 들여다보는 일도 우리에게는 필요하다.이 책은 오늘의 작가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인간-기계, 화가-초상화, 퇴마사-유령 등 다양한 긴장 관계 속에서 미묘하게 “꿈틀거리는 생명력”의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초현실주의 테마와 거친 터치의 결합은 이전의 내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탄생시켰지”라는 문장처럼 낯선 존재들이 일으킨 위태로운 균열 속으로 사건이 휩쓸려 들어가는 형국을 과감하고 정밀하게 묘사한다.이 책은 실재와 환상이 뒤엉킨 미스터리를, 진실과 거짓이 교란된 모순의 세계를 작가 특유의 속도감 넘치는 문체로 접하는 쾌감을 선사할 것이다.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야기의 큰 두 축은 정숙한 기혼 여성 안나와 젊은 백작 브론스끼의 불륜, 시골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귀족 레빈의 생활이지만, 10명이 넘는 중심인물과 150명이 넘는 주변인물의 이야기를 촘촘히 엮어낸 대가의 솜씨로 러시아 문학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똘스또이가 친구인 비평가 니꼴라이 스뜨라호프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의 ‘(진정한) 첫번째 소설’이라고 일컬었을 만큼 모든 것을 쏟아부은 작가의 ‘인생소설’이기도 하다.이 책을 처음 읽는 이들에게는 ‘인생소설’을 발견하는 기쁨을, 먼저 접했던 이들에게는 기존
『태초건강법 심신치유 편』은 질병에 대처하는 현대인의 생각과 관점을 180도로 바꿔 놓는다. 통상적으로 사람들은 병에 걸리면 으레 병원을 찾아가 치료받거나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어른들 손에 이끌려 병원에 다닌 경험과 보건 교육이 이런 고정관념을 형성했다.그러나 태초건강법은 사람들이 질병에 걸렸을 때 의사나 약사를 찾는 대신 깊은 휴식 모드에 들어갈 것을 권한다. 이 휴식은 일반적인 휴식과는 성질과 접근 방식이 다르다. 충분한 심신 이완을 통해 의식을 한없이 깊은 내면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안으로 하
『태초건강법 생활치료 편』은 의식주 생활을 온전히 태초의 질서에 맞춰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방법을 기술한 책이다. 우리 의식주 생활의 불편한 진실을 적나라하게 지적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질병을 근원적으로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현대의 농수산물 생산과 식탁의 현실은 태초의 질서를 상실했다. 농장에서는 생산성 향상을 지나치게 추구하다 보니 수확량이 많고 부피가 큰 개량종 곡식, 채소, 과일 들이 토종과 재래종을 거의 대체했다. 자연의 섭리를 거슬러 생산한 이런 농축산물들은 또한 온갖 화학적 식품첨가물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차도 없는 우울증과 뇌종양 판정, 약 7년간 다니던 기름정유회사 퇴직으로 불안정해진 수입. 길을 잃었다. 하지만 남들과 조금 다르게 살아왔듯 남들과 조금 다른 여행을 해나간다.정해진 곳만 콕콕 집어 다니는 관광과 달리 유랑하듯 물처럼 흘러가는 여행에는 답도 종착지도 없다. 삶도 그렇다.누군가는 ‘실패했다’고 단정 짓는 시간조차 사랑으로 가득했기에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는 것을 두 사람이 보여준다.여행 말미에 알프스 산맥을 마주한 이들 부부가 ‘실패한 여행의 끄트머리에서 우리는 같이 웃고 있었다’고 고백할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을 ‘혼자 사람’으로 지칭한다. 그만큼 혼자 보내는 시간이 오래 길었고 그 시간을 누구보다 풍성하게 써 왔기 때문이다.책 속에서 저자는 자연스럽게 혼자 있고, 혼자 여행하고, 혼자 걷고, 혼자 적막의 시간에 놓인 채 그 시간을 귀하게 보낸다.사람들 속에 있더라도 짬짬이 혼자의 시간을 부러 만들어내는 사람. 사람을 좋아하는 작가답게 시선은 언제나 사람을 향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혼자 있는 이에게 좀더 마음이 기운다. 그들이 길러내는 풍성한 시간에 호기심이 간다.여행지에서 만난 사람과 풍경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저자의 비평 원칙에 따라 작품 그 자체에 대해 냉정하고 무자비한 비평을 구사했으며, 날카롭고 신랄한 어조로 그만의 확고한 스타일을 만들어냈다.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이 돋보이는 이 책은 정치, 역사, 문학을 오가며 어떻게 탈진실이 오늘날 광범위하게 확산되어서 우리의 환경이 되었는지, 우리가 어떻게 이 같은 언어에 도착하게 되었는지에 관해 간명하고 명쾌한 지도를 그려낸다.좌우를 막론하고 일상생활, 정치, 학계, 문학과 대중문화, 인터넷 소셜미디어 등을 아우르며 다양한 영역에서 진실의 죽음을 둘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제리코에서 들라크루아, 마네, 세잔을 거쳐 마그리트와 올든버그, 하워드 호지킨까지 낭만주의부터 현대 미술을 아우르는 17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우아하고 방대한 지식을 갖춘 이 에세이들은 미술사학자의 책도, 예술가의 책도 아닌, 그저 예술을 감상하는 사람의 책이다.다만 소설가로서 그는 눈앞에 펼쳐진 그림을 두고 작품의 배경이 된 사건과 그것이 그림이 될 때까지의 과정, 그를 거쳐간 손길과 화가의 삶, 그 앞에 섰던 다른 이들의 감상까지 집요한 조사와 정교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리드미컬한 한 편의 드라마를